국민의힘 당 대표, 과반득표 실패로 김문수·장동혁으로 결선 (청주=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22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청주오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에서 결선에 진출한 김문수, 장동혁 당대표 후보가 꽃다발을 받은 뒤 맞잡은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2025.8.22 [공동취재] hkmpooh@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국민의힘 당권을 두고 단판 대결을 앞둔 반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파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24일 전략적인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두 후보가 큰 틀에서 반탄 지지층을 공유하는 가운데 김 후보는 개혁 성향 보수층, 장 후보는 강성 당원 공략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후보는 '윤어게인' 대표 주자인 전한길 씨를 비롯해 찬탄파, 친한(친한동훈)계 등을 모두 아우르는 '대통합'을 주창하고 있다.
통합 구호는 1차 경선에서 탈락한 안철수·조경태 의원의 찬탄 지지표를 흡수하기 위한 전략과 연계돼있다.
김 후보는 지난 22일 전대 직후 기자회견에서 "탄핵 찬성 세력과 만나 대화하고 토론할 것"이라며 안·조 후보에 대해 "우리 당에 필요한 분들"이라고 구애의 손짓을 보냈다.
그는 실제 전날 안 후보와 오찬 회동을 했으며 조 후보와 전화 통화를 했다.
그는 안 후보와 만난 자리에서 당내 협력 필요성에 대해 서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의 이런 통합론에는 장 후보와의 차별화를 통해 친한계 표심을 가져오겠다는 포석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장 후보는 친한계인 조 의원을 겨냥해 "당을 위험에 빠뜨리는 분이 전대 이후에도 입장을 유지한다면 함께 갈 수 없다"고 비판하는 등 '무조건 통합'에 반대하고 있다.
김 후보의 통합론에 친한계 표심도 움직이는 모습이다.
한동훈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민주주의는 최악을 피하기 위한 최선의 제도"라며 "결선 투표에 적극 투표해 국민의힘이 최악을 피하게 해 달라"고 적었다.
사실상 김 후보를 찍어달라는 입장을 밝힌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후보 측은 친한계 포용 행보가 국민여론조사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내부 총질하는 사람을 정리하겠다'며 찬탄파를 겨냥한 인적 쇄신론을 띄운 장 후보는 강성 당심을 연일 자극하고 있다.
찬탄파 표심 확보를 위해 유화 메시지를 내기보다 더욱 강경한 목소리를 내며 윤 전 대통령 지지층 등 강성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결선이 반탄 후보 간 대결로 치러지면서 찬탄에 대한 당원들의 거부감이 확인된 만큼 찬탄표 공략이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을 수도 있다.
장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서도 "우파 국민이 총단결해 단일대오로 투쟁해야 한다"며 통합 대상을 우파 국민으로 국한했고, 김 후보의 대통합론을 '막연한 통합'으로 규정했다.
장 후보의 강경 모드를 두고 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의 '조직표'를 확보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장 후보가 친한계·김 후보와 대립각을 선명하게 세울수록 탄핵 국면에서는 한 전 대표와, 대선 단일화 국면에선 김 후보와 각각 대치했던 친윤(친윤석열)계 등 구주류 표심이 장 후보로 결집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어서다.
지난 대선 후보 단일화를 촉구했던 중진인 성일종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변화와 쇄신을 위해 새롭고 젊은 세력이 등장하는 것이 시대의 요청이고, 김 후보가 용단을 내려주기를 바란다"며 김 후보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성 의원은 중진으로서 구주류와 가깝지만, 계파색은 엷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탄파인 김·장 후보가 서로 다른 통합론을 내세우면서 결선 투표율이 승패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높은 투표율이 개혁 성향의 보수층 투표 참여도가 높았다는 해석으로 이어지면서, 투표율이 높으면 통합 행보를 보인 김 후보가 유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대로 투표율이 낮을 경우 강성 당심 결집 효과와 조직표 영향력이 커지면서 장 후보가 유리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이는 대표적 반탄파인 김 후보가 윤 전 대통령, 전한길 씨 등과의 절연을 요구하는 찬탄파·친한계 지지층 표심을 흡수하지 못하면 투표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판단에 근거한다.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이틀간 책임당원 투표(80%)와 국민여론조사(20%)를 진행, 26일 당 대표를 최종적으로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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