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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캐나다와 무역협상 중단"…관세반대 광고에 위협
  • 연합뉴스
  • 등록 2025-10-24 17: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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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세 악영향' 캐나다 광고에 "대법원 결정 개입시도" 주장
  • "레이건 발언 기만적 활용"…적대행위 규정하며 교섭 중단


관세 관련 캐나다 TV 광고 화면 관세 관련 캐나다 TV 광고 화면. 토론토선 유튜브 화면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무역협상을 중단한다고 전격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캐나다와의 모든 협상을 즉각적으로 종료한다고 밝혔다.


그는 관세를 앞세운 자신의 통상정책에 반대하는 내용이 담긴 캐나다 TV 광고를 협상 종료의 이유로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가 로널드 레이건(미국 전 대통령)이 관세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는 모습이 담긴 광고, 즉 거짓 광고를 기만적으로 사용했다고 로널드 레이건 재단이 방금 발표했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가 미국 대법원을 비롯한 법원의 결정에 개입해 영향을 주기 위해 그런 광고를 냈다고 주장했다.


미국 법원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 자의적으로 부과한 이른바 '상호관세'가 위법이라는 취지의 판결을 한 바 있다.


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의 근거가 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대통령에게 수입규제 정도의 권한을 주지만 의회를 거치지 않고 행정명령으로 관세를 부과할 권한까지 부여하지 않는다고 판정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고에 따라 연방 대법원은 상호관세의 위법성을 판단하는 이번 소송을 신속하게 처리하기로 했고 첫 심리 기일을 올해 11월 5일로 지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서 "관세는 미국의 국가안보,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며 "캐나다의 이런 지독한 행위에 근거해 캐나다와의 협상을 이로써 모두 끝낸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단순히 광고를 이유로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을 종료한다고 선언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협상 중단 선언에 대해 마크 카니 총리실 등 캐나다 정부는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캐나다 온타리오주 주관으로 만들어진 이번 광고에는 관세가 장기적으로 미국인들의 삶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주장이 담겼다.


외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미국 제품과 일자리를 보호하는 애국적인 행동으로 보일 수 있고, 잠깐은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이 타격을 받고 기업과 산업이 무너지며 수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전반적으로 미국의 관세에 반대하는 내용으로 마지막에 레이건 전 대통령의 모습이 등장해 마치 레이건 전 대통령이 이런 말을 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


광고에 사용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음성은 그가 1987년 4월 25일 한 연설에서 나온 것으로, 당시 그는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신념을 밝혔다.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지사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번 광고를 소개하면서 "우리가 가진 모든 수단을 써 캐나다에 대한 미국의 관세에 계속 반대할 것이다. 번영으로 가는 길은 협력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재단은 이 광고가 레이건 전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을 왜곡하고 있으며 그의 발언 사용·수정 허가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등 외신은 온타리오주가 미국 내 보수층에서 영향력이 큰 레이건 전 대통령의 음성을 사용하기로 한 결정을 주목할만하다고 짚었다.


그간 자유무역 이념을 지지해온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해 의문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레이건의 음성을 사용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 종료를 선언하면서 지난 수개월간 진행돼온 양국간 무역 협상은 새 위기를 맞았다.


최근 캐나다는 철강·알루미늄 관세에서 일부 완화 받는 대신 캐나다산 에너지의 대미 수출을 확대하는 합의안을 마련하는 데 집중해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카니 총리는 다음 주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이를 계기로 무역 협상 상황이 반전될지도 주목된다.


앞서 카니 총리는 지난 21일 미국과 "집중적인 협상"을 진행 중이며, APEC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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