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데센터. AFP 연합뉴스미국 수도 워싱턴DC의 대표적 문화예술 공연장인 케네디센터의 명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따 '트럼프-케네디센터'로 변경됐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방금 전 세계의 모든 분야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들의 일부로 구성된 케네디센터의 크게 존경받는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케네디센터의 명칭을 트럼프-케네디센터로 바꾸기로 의결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적었다.
이어 명칭 변경 이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년간 이 건물을 구하기 위해 이룬 믿기 어려운 업적 때문"이라며 "단지 재건축 관점에서뿐 아니라 재정적으로, 그리고 명성 측면에서 그렇다"고 설명했다.
레빗 대변인은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케네디 대통령에게 축하를 보낸다"며 "이것은 미래에 오랫동안 진정 훌륭한 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건물은 의심할 여지 없이 새로운 수준의 성공과 위엄을 이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취재진에게 "놀랐다. 영광이다"라며 "매우 저명한 이사진 중 한 명이 제안했고, 만장일치로 찬성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케네디센터 현직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그는 또 "우리는 그 건물을 살렸다. 물리적으로 재정적으로 모든 면에서 안 좋았는데 이제 매우 견고하고 강해졌다"며 "의회와 다른 사람들에게 많은 자금을 지원받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간 케네디센터의 정식 명칭은 '존 F. 케네디 공연예술 센터'였다. 1963년 케네디 전 대통령이 암살당한 직후 연방 의회가 추모의 뜻을 담아 법안을 통과시키고 당시 린든 존슨 대통령이 서명하면서 '케네디센터'가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집권 2기에 취임하면서 진보 진영과의 '문화전쟁'의 일환으로 케네디센터의 기존 이사진을 물갈이하고, 자신이 직접 이사장을 맡았다.
따라서 이날 명칭 개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뽑은 이사진이 의결한 것으로, 작지 않은 반발이 예상된다.
AP 통신에 따르면 지난 7월 공화당 소속의 친(親)트럼프 연방 하원의원이 이 센터 명칭을 '도널드 J. 트럼프 공연예술 센터'로 바꾸는 법안을 발의했을 때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 마리아 슈라이버는 소셜미디어에 "미친짓"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