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사설] 타락한 언론, 눈감은 특검
  • 관리자
  • 등록 2025-12-19 15:20:01
기사수정
  • 확인 과정 생략된 단정 보도와 수사기관의 침묵
  • 정정보도 없이 허위가 사실로 정착… 책임 공백
  • 특검은 왜 오보를 바로잡지 않고 침묵했을까

내란 특검팀의 조은석 특검. 그래픽=한미일보

확인되지 않은 전언이 사실로 둔갑하는 순간 언론의 책임이 시작된다. 수사기관이 이를 바로잡지 않고 방치했다면, 이 사안은 보도의 영역을 넘어 공권력의 책임으로 확장된다.

 

사건의 개요는 간단하다. 올해 2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자택에 대한 ‘내란 행위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팀(내란 특검)’의 압수수색이 있었다. KBS와 JTBC는 그로부터 5개월이 지난 7월, 익명의 관계자의 전언을 근거로 이 과정에서 32억 원의 현금다발이 발견됐다는 취지의 보도를 내보냈다. 

 

그러나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의 현금이나 물증이 실제로 발견되었는지에 대한 객관적 검증은 없었다. 수개월 뒤 의혹의 실체가 없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 또한 특검의 공식 발표가 아닌 관계자의 전언에 기댄 불확실한 소식에 불과했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언론의 보도 방식이다. 확인되지 않은 전언에 기대 ‘가능성’을 타진하는 수준을 넘어, 이를 ‘확정된 사실’인 양 단정지었기 때문이다. 

 

압수수색으로 발견됐다는 돈다발의 실체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교차 검증조차 없었다. 당사자인 이 전 장관의 반론에 관한 보도는 요식 행위에 불과했고, 진실을 추적할 후속 취재는 실종되었다. 결국 검증되지 않은 허위 정보가 사실의 가면을 쓰고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갔다.

 

언론의 자유는 책임을 동반한다.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사실처럼 보도했다면, 외부의 조치가 있기 전에 스스로 바로잡아야 한다. 특히 공권력 행사와 직결된 사안을 다룰 때는, 확인 과정 자체가 보도의 기준이 돼야 한다. 그 기준이 무너질 때, 언론은 신뢰를 상실한다.

 

그러나 이 사안을 여기서 일단락 지을 수 없는 것은 진실을 바로잡아야 할 또 다른 주체가 눈을 감았기 때문이다. 

 

압수수색을 집행하며 현금의 존재 여부를 누구보다 명확히 알고 있었을 특검은, 최소한의 사실 확인조차 거부했다. 수사 기밀 공개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돈다발 압수 여부’라는 기초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해 달라고 했을 뿐이다. 하지만 특검은 침묵으로 일관했고, 왜곡된 사실은 끝내 교정되지 않은 채 기정사실로 굳어졌다.

 

법리적으로 볼 때 두 주체는 책임 소재가 각각 다르다. 

 

언론은 허위 사실 적시에 따른 명예훼손 등 실정법 위반 여부를 다투게 되겠지만, 특검은 형사처벌의 대상이기에 앞서 법이 부여한 공적 권한을 어떻게 행사했는지 평가받아야 할 대상이다. 수사 결과를 공표할 수 있는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은 행정법상 ‘재량권 방기’에 해당하며, 나아가 공권력을 행사하지 않음으로써 오보를 묵인한 ‘소극적 방조’의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이다.

 

언론은 ‘수사 중 전언’을 방패 삼았고, 특검은 침묵을 지키며 ‘공식 발표가 아니다’라는 거리 두기를 고수했다. 


양측을 명시적 공모 관계로 단정할 수는 없으나, 각자의 선택이 결국 진실의 왜곡을 방치하는 동일한 결과로 이어졌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사실을 바로잡지 않은 그들의 행보가 하나의 궤적을 그렸을 때, 이는 ‘묵시적 합의’ 가능성이라는 관점에서 그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할 사안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해석이 아니라 확인이다. 묵시적 합의 여부는 주관적 평가를 넘어선 사실 확인의 영역이며, 이는 반드시 공식적인 수사 절차를 통해 규명되어야 한다. 

 

언론은 보도의 윤리를 회복해야 하고, 특검은 침묵 뒤에 숨는 대신 투명한 설명으로 공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 만약 이번에도 이대로 넘어간다면, 이러한 구조적 타락은 반드시 반복될 것이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lyshdh2025-12-19 19:41:05

    정권의 빌붙어 쳐먹는 똥파리같은 언론 이죄명의 사냥개롯하는 특검 대한민국을 파괴하는 주범들
    이런자들을 어찌히면 좋을까요

유니세프-기본배너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