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중도 국민독립당(RSP) 소속 후보와 지지자들이 하늘색 당 깃발과 당의 상징인 종을 흔들면서 총선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연합뉴스]
작년 이른바 'Z세대 반정부 시위'로 70명 넘게 사망한 뒤 6개월 만에 새 정부를 구성하는 네팔 총선에서 래퍼 출신 30대 정치인이 이끄는 중도파 신생 정당이 지역구의 3분의 2에서 우세를 차지, 압승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카트만두포스트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네팔 총선의 초기 개표 결과 중도 국민독립당(RSP)이 이날 저녁 현재 165개 지역구의 3분의 2인 110개 지역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어 지난해 시위에서 물러난 K.P. 샤르마 올리 전 총리의 통합마르크스레닌주의 네팔공산당(CPN-UML)은 11개 지역구에서 우세를 보였다.
올리 전 총리의 좌파 연립정부에 참여한 네팔회의당(NC)은 10개 지역구에서 이기고 있다.
선거 결과가 확정된 지역구가 아직 6개뿐이지만, 현 개표 추세대로면 RSP의 압승 가능성이 매우 크다.
비슈와 프라카시 샤르마 NC 부대표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 자신의 당이 유권자들의 뜻을 받아들였다면서 사실상 패배를 인정했다.
네팔 국민독립당 총리 후보 발렌드라 샤 [AP 연합뉴스]
2022년 결성된 RSP는 래퍼 출신의 발렌드라 샤(35·일명 발렌) 전 카트만두 시장을 총리 후보로 내세웠다.
발렌 전 시장은 선거 운동 기간 소셜미디어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그는 지난해 올리 전 총리 연립정부의 부패에 저항하는 시위 과정에서 활발한 소셜미디어 활동을 통해 시위 주도 인물로 떠올랐다.
발렌 전 시장은 특히 동부 자파-5 지역구에서 이곳이 고향인 올리 전 총리에 맞서 출마했는데, 현재까지 개표 결과 1만3천600여표를 획득해 3천여표를 얻은 올리 전 총리를 큰 차이로 누르면서 차기 총리로 가는 길을 굳히고 있다.
현지 주간지 네팔리타임스의 쿤다 딕싯 발행인은 AFP에 "이번 결과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충격"이라면서 "이는 기존 정당들의 저조한 성과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과 (작년) 9월 (시위)사태 당시의 분노가 얼마나 컸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밝혔다.
전날 카트만두에서 RSP에 투표한 디팍 아디카리(33)는 "발렌이 있기 때문에 RSP에 투표했다"면서 "그가 총리가 돼 나라를 번영하게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지역구 165석과 비례대표 110석 등 하원의원 총 275명을 뽑는 이번 총선에는 약 59%의 유권자가 투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네팔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 결과가 이날 밤이나 오는 7일께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부 투표소는 외딴 산간 마을에 있어 며칠 동안 걸어서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당국은 헬기를 이용해 투표함을 개표소로 운반하고 있다.
프라카시 뉴파네 네팔 선거관리위원회 대변인은 AFP 통신에 히말라야산맥 전역, 눈 덮인 고산 지대부터 인도와 접경한 무더운 평야 지역까지 개표가 평화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 시위 이후 정국 수습에 나선 전 대법원장 출신의 수실라 카르키 임시정부 총리도 평화로운 선거 진행을 높이 평가하면서 이번 총선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작년 9월 젊은 'Z세대'가 정부 부패에 항의해 벌인 대규모 시위를 네팔 경찰이 강경 진압, 77명이 숨지고 2천여 명이 다친 끝에 올리 전 총리가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