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중 정상회담 연기 요청으로 중국 방문이 사실상 연기되면서 미중 간 핵심 쟁점인 대만 문제가 다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 일정이 영향 받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8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전쟁을 이유로 중국에 정상회담 연기를 요청했다고 밝혔고, 중국 외교부도 전날 양국이 방중 시기 등을 놓고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며 일정 연기를 사실상 인정했다.
당초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해 부산 회담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한 대만 문제를 포함해 양국 간 민감 현안을 조율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규정하며 "대만 무기 판매를 반드시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대만 문제가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역시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만 무기 판매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가 약 130억 달러(약 19조 3천억원) 규모의 대만 무기 판매를 추진하면서도 중국 반발을 고려해 발표를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이후 미국 정부가 패트리엇(PAC-3)과 첨단지대공미사일체계(NASAMS) 등을 포함한 최대 140억 달러(약 20조 8천억원) 규모의 대만 무기 판매를 승인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명보도 트럼프 대통령이 방중 이후 대규모 군수 패키지를 승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무기 판매 카드가 유효한 상황에서 정상회담이 연기되자 무기 판매 일정도 따라서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만과 미국은 무기 공급 지연 가능성을 일제히 일축했다.
구리슝 대만 국방부장(장관)은 전날 입법원 출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 정치·군사 담당 부차관보인 스탠리 브라운도 의회 청문회에서 "대만으로의 무기 이전이 지연됐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이란과의 전쟁에도 불구하고 대만에 대한 무기 공급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연기로 미국의 협상 여지가 좁아질 수 있다"며 "그 과정에서 대만 문제에서 일정 부분 양보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중 연기가 단순 일정 조정을 넘어 미중 협상의 '속도 조절' 신호일 수 있으며, 대만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국제관계 전문가 장궈청은 한 좌담회에서 "현재 미국의 관세 정책은 국내에서 법적 도전에 직면해 있을 뿐 아니라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 키울 가능성도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중국을 상대로 미국이 활용할 수 있는 협상 카드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처럼 협상력이 부족한 상태가 장기화하는 것은 대만 입장에서 바람직하지 않으며,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변경된) 타임라인은 중국이 동의할 수 있는 것인가. 양측에 회담 준비 시간이 더 생긴 만큼 중국은 더 실질적인 토의를 추진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정상 외교는 중미 관계에서 대체 불가능한 지도 역할을 해왔다. 중미 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사안에 관해 계속해서 소통을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