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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덮친 중동發 불확실성의 그림자…美금리인하 멀어졌다
  • 연합뉴스
  • 등록 2026-03-19 09: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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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플레 상승 및 성장둔화 위험 동시고조…불확실성에 통화정책 선택 제한
  • 1월 '인하 의견' 월러도 동결로 전환…파월 "전쟁 경제영향 아무도 몰라"


미 텍사스주 휴스턴의 한 주유소 유가 안내판미 텍사스주 휴스턴의 한 주유소 유가 안내판 [AP 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8일(현지시간) 통화정책 결정 회의체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으로 미국의 성장 둔화 및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동시에 커짐에 따라 향후 경제 여건 변화 추이를 좀 더 기다리며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다수 위원 견해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FOMC 결정에 앞서 시장은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과 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 3.50∼3.75%로 동결할 것을 기정사실로 예상해왔다.


전쟁 개시 후 세계 원유 해상운송량의 5분의 1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이 사실상 차단되면서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가격은 이날 배럴당 107달러에 마감해 전쟁 시작 직전보다 47% 올랐다.


유가 상승은 주유소의 휘발윳값은 물론 각종 석유화학 제품, 비료, 운송요금 상승으로 곧바로 반영되고 있다.


연준이 통화정책의 준거로 삼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이 근원지수 기준 1월 3.1%로, 연준의 물가 목표 수준(2%)을 크게 웃돌고 있는 가운데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더욱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지난 2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한 달 전보다 0.7%나 오른 것으로 나타나 전쟁 발발 이전부터 이미 미국에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커진 상황임을 보여줬다.


이란 아살루예의 가스 정제시설 단지이란 아살루예의 가스 정제시설 단지 [AP 연합뉴스]

경제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 수준에서 장기간 유지될 경우 미국과 세계 경제의 성장률도 타격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작년 4분기 미국의 성장률은 0.7%(전기 대비 연율 기준)로 작년 3분기 성장률(4.4%)에 비해서 크게 둔화한 상태다.


지난 2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9만 2천명 감소,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인 2020년 12월(18만5천명 감소)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이는 등 시장에서는 고용 약화에 대한 경계감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성장세 약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성장률 하락 위험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물가가 일차적으로 관세 탓에, 이제는 전쟁 탓에 상승하고 있는 반면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다"며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침체) 위험에 직면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과하는 유조선호르무즈 해협 통과하는 유조선 [로이터 연합뉴스]

현 경제 환경은 통화정책 당국인 중앙은행을 딜레마 상황에 놓이게 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인상하면 경기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고, 성장 및 고용 촉진을 위해 금리를 내리면 인플레이션 상승을 가속화할 수 있는 탓이다.


중동 전쟁이 언제까지,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점도 연준의 정책 변화를 신중하게 하는 요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금리 동결 후 기자회견에서 중동 전쟁의 영향에 대해 "강조하고 싶은 점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경제전망(SEP)은 올해 말 적정 기준금리 수준을 작년 12월 전망에서와 같은 3.4%로 유지했지만, 파월 의장은 이 같은 수치가 위원들이 확신을 가지고 적어낸 결과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전망에 대해 "뭔가는 적어야 하니까 위원들이 적어낸 것"이라며 "지속 기간이나 경제 영향의 규모에 관해 토론할 수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금융시장은 연준이 상반기는 물론 연내 금리 인하를 하지 못할 것이란 기대를 이미 크게 높인 상태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오는 6월까지 금리를 현 수준으로 동결할 확률을 한 달 전 38%에서 이날 93%로 크게 높여 반영했다.


연말까지 기준금리 인하를 전혀 하지 않을 것이란 확률은 한 달 전 5%에 불과했지만, 이날 52%로 높아졌다.


연준이 6월까지 금리를 0.25% 인상할 것이란 확률도 등장해 2%로 반영됐다.


파월 의장은 "지난번 회의와 마찬가지로 오늘 회의에서도 다음번 조치가 금리 인상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논의됐다"며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대다수 참석 위원들은 금리 인상을 기본 시나리오로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AFP 연합뉴스]

경제 환경 불확실성 속에 이날 FOMC 결정은 투표권을 보유한 12명 위원 중 1명의 제외한 다수의 찬성 속에 이뤄졌다.


1월 회의에서 금리 동결에 반대해 인하 의견을 냈던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이번 회의에서 동결 결정으로 돌아섰다.


반대 의견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경제 책사 출신인 스티븐 마이런 이사 1명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을 향한 금리 인하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해 9월 취임한 마이런 이사는 매 회의에서 금리 인하 폭을 높여야 한다고 반대 의견을 고수해왔다.


이날 FOMC 결정을 앞두고 일각에서는 1월에 금리 인하 의견을 냈던 마이런 이사와 월러 이사 외에 추가로 미셸 보먼 이사까지 인하 의견에 가세해 연준 내 균열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전쟁으로 증폭된 경제 불확실성을 앞두고 내부 균열은 오히려 좁혀진 모습이다.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본 인플레이션 지표가 3%를 웃돌고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 표를 행사하는 것은 인플레이션을 용인한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논리적으로 정당화하기 어려운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 후보자케빈 워시 연준 의장 후보자 [로이터 연합뉴스]

한편 시장 참가자들은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 후보자가 언제 취임할 수 있는지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미 법무부가 연준 청사 개보수 비용 과다 지출 문제와 관련해 파월 의장을 겨눈 수사 의지를 꺾지 않고 있는 가운데 톰 틸리스(공화·노스캐롤라이나) 연방 상원의원은 파월 의장을 향한 수사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워시 후보자의 인준에 반대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공화당 의석이 근소한 우위를 보이고 있어 틸리스 의원이 인준 거부 입장을 유지할 경우 워시 후보자는 상원 인준을 받을 수 없다.


미 법원은 지난주 파월 의장을 상대로 한 법무부의 소환장 발부를 무효로 결정했지만, 법무부는 이 같은 결정을 재고해 달라고 판사에게 요청한 상태다.


파월 의장의 의장직 임기는 5월 15일까지다. 워시 후보가 이 시점 전까지 의회 인준을 받는다면 파월이 이끄는 연준의 FOMC 회의는 다음번 4월 28∼29일 회의가 마지막이 된다.


그러나 인준이 지연되면 차기 의장 임명 전까지 파월 의장이 의장 직무 수행을 지속할 전망이다. 파월의 의장직 임기와 달리 연준 이사직 임기는 2028년 1월까지다.


이와 관련, 파월 의장은 이날 회견에서 5월 15일까지 후임자가 인선되지 않으면 5월 15일 이후에도 한시적으로 의장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것이 법이 요구하는바"라며 "나를 포함해 여러 차례 그렇게 해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연준 청사 개보수 비용 과다 지출' 의혹과 관련한 법무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연준 이사직을 사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가 투명하고 확실하게 마무리될 때까지 이사회에서 물러날 의사가 없다"고 분명히 했다.


법무부의 수사를 연준 독립성 침해 시도로 간주한 파월의 기존 입장과 연결되는 측면이 있어 보였다. 수사가 계속되는 동안 법에 보장된 이사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본인을 지키는 방편인 동시에, '연준 독립성 침해'에 대한 무언의 저항이라는 것이 파월 의장의 인식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사가 종료된 후에도 이사직을 유지할지에 대해선 "결정하지 않았다"라고 말을 아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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