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핵무장은 이제 한반도 안보의 실전적 변수로 고착되었다. 북한의 전술핵의 실전 배치, ICBM의 다탄두화, 그리고 은밀해진 지하 핵시설은 단순한 핵 보유를 넘어 핵을 실제 전쟁의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최근 김정은은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며 동족 관념조차 폐기한 것은 핵 사용의 문턱을 낮추고 대한민국을 언제든 타격 가능한 주적으로 간주한다는 위험한 신호다.
이 위중한 상황에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미국 조야를 설득하여 자체 핵무장을 추진할 것인가? 아니면 북한 핵을 강제로라도 제거할 것인가? 이 두 선택지는 감정적 구호가 아니라 우리의 생존을 위한 냉철한 전략의 문제다.
지난 30년의 북핵 협상은 핵 개발을 저지도, 늦추지도 못했다. 북한은 협상을 시간 벌기용 기만전술로 활용했고, 그사이 핵 능력은 비약적으로 강화되었다. 대북 제재 또한 중국과 러시아의 이탈과 북한의 회피 능력으로 인해 그 실효성을 잃었다. 이제는 기존의 방식이 통하지 않음을 인정하고, 북핵 제거를 위한 군사적 옵션까지 전략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북핵 제거를 위한 군사적 옵션은 가능한가?
군사적 수단은 언제나 마지막 카드여야 한다. 그 논의 자체를 금기시하는 것은 전략적 무능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은 이란의 사례처럼 지하에 분산되어 있어 완전한 물리적 제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적의 핵심 시설과 지휘부, 그리고 발사 체계를 무력화하는 능력은 그 자체로 강력한 억제력이자 우리 안보의 핵심 요소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전자기 충격파(EMP) 활용 방안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EMP는 개념적으로 전력·통신·전자장비를 마비시켜 북한의 지휘·통제 체계를 일거에 무력화할 수 있는 수단이다. 비록 민간 피해의 우려와 영향력 예측의 난해함이라는 불확실성이 존재하여 실제 실행 방안으로 다루기엔 위험이 따르지만, 지금의 절박한 안보 상황은 이러한 이론적 대안조차 현실적인 전략 자산으로 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핵심 지휘 계통을 마비시키는 정밀 타격 능력과 전자기적 무력화 수단을 확보하는 것은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실질적인 억제책의 하나가 될 것이다.
우리 내부의 전략적 일관성과 북핵 불인정 결기는 있는가?
자체 핵무장 논의조차 '선동'이라 치부하며 논의 자체를 봉쇄하는 통일부나 관련 부처의 태도는 전략적 무능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과거 좌파 정부 시절 고급 정보가 북한과 중국으로 유출되었다는 의심은 동맹국인 미국조차 우리를 불신하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했고 자체 핵무장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이유가 되었다.
위정자에 대한 대내외적 신뢰가 무너진 상태에서는 현재의 핵우산에서 단 한 걸음도 더 나아갈 수 없다. 전략적 일관성이 없기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북 기조가 요동치고, 동맹국과의 조율 과정에서 혼선을 빚는 모습은 주변국에서도 한국의 전술핵 재배치마저 반대하는 입장이 되었을 것이다.
북핵 제거를 위한 북한 내부의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인가?
핵은 북한 체제 생존의 도구이므로, 체제가 흔들릴 때 비로소 제거의 기회가 열린다. 북한 엘리트 계층의 분열을 조장하고, 외부 정보 유입을 확대하여 주민 통제를 약화시키는 전략은 비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핵 제거 비용을 최소화하는 가장 현실적인 경로다.
그러나 이 모든 전략의 출발점은 압도적인 억제력의 확보에 있다. 한미일 안보 협력과 한국형 3축 체계의 고도화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전제 조건이다. 억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협상이나 압박은 김정은에게 정면으로 무시당하고 추진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결국 북핵 제거는 미국이나 국제사회가 대신 해결해 줄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실질적 당사자인 우리가 전략적 일관성을 회복하고, 동맹의 신뢰를 바탕으로 확장억제의 실효성을 극대화할 때 비로소 북핵 제거는 현실적인 목표가 된다. 준비된 국가만이 핵을 통제하고, 필요할 경우 독자적 핵 옵션까지 포함한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
만약 이러한 전략적 검토에도 불구하고 북핵 제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선다면, 우리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여 자체 핵무장의 길을 당당히 추진해야 한다. 그것이 국가의 존망이 걸린 마지막 자구책이기 때문이다.
안보는 여야가 없는 국민 모두의 생존 영역이다. 그래서 안보는 정략의 대상이 아니라 국가 생존을 위한 최고의 정책이다. 안보 라인은 안보 관련 쓴소리를 내치지 말고 경청해야 한다. 국제 정세와 반대로 가느라 스스로 제거한 안보 핸들을 하루빨리 다시 찾길 바란다.

◆ 박필규 위원
한미일보 편집위원
육군사관학교 40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