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회의 오만과 편견
광복회가 또다시 역사를 독점하려 한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광복은 연합국 승리의 선물”이라 발언하자, 이를 뉴라이트 역사관으로 몰아세우며 해임과 수사까지 요구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사실을 외면한 채, 우리가 이루어 냈다는 정신승리를 고집하는 극좌의 역사관일 뿐이다.
물론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정신은 존경받아야 한다. 그러나 역사는 정신으로 쓰지 않고, 사실로 쓰여진다. 연합국이 승리하지 않았다면, 우리의 ‘정신’은 아무리 빛나도 현실의 해방으로 이어질 수 없었다. 외세의 도움 없이는 조선은 결코 일본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는 것이 냉혹한 역사적 사실이다.
김구조차도 독립운동 세력을 “오합지졸”이라 냉정히 평가한 바 있다. 숭고한 정신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실력과 역량의 한계를 직시하는 것 또한 역사 앞에 정직해야 한다. 그들의 실력이 떨어졌다는 사실로 그들의 정신과 노력이 폄훼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냉정한 평가야 말로 후대가 교훈을 얻는 일이다. 우리는 과거로 부터 ‘국제 사회에 대한 몰이해’, ‘고종같은 지도자의 무책임함’이 가져온 비극을 배워야 한다. 그런 잘못은 오늘날에도 반복될 수 있다. 과거를 온전히 직시하는 정직한 시선이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는 방패가 된다.
외세의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이 그렇게 부끄러운가? 나는 부끄럽지 않다. 나는 진심으로 고맙다. 미국과 자유세계 우방이 있었기에 우리는 공산주의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건국할 수 있었다. 그 도움을 인정하고 감사하는 것이야말로 올바른 역사 인식이며 냉정하게 기록해야 할 역사다.
광복회의 “광복”은 단지 독립 투사들의 노력만도 아니고, 일제의 압제 속에 신음한 조선 백성들의 고통만도 아니며, 외세의 군사·외교적 합의만으로 이루어 진 것도 아니다. 우리의 광복은 연합국의 승리라는 국제 질서의 변화 속에서 현실화 되었고, 진정한 광복은 1948년 우방국의 지원 아래 자유민주주의 공화국 대한민국의 건국을 통해 비로소 완성되었다. 그 순간 우리는 더 이상 고종의 소유물에 불과한 ‘백성’이 아니고, 나라의 주권을 가진 국민이 되었으며, 결국 몰락할 ‘공산주의 인민‘이 아닌 자유 시민이 되었다. 이 사실을 부정하는 광복회의 오만한 태도야 말로 광복의 참 의미를 훼손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