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규나(왼쪽) 작가와 정광제 작가가 락스퍼국제영화제 이틀 차인 19일, 서울 충무로 서울영화센터에서 영화 ‘어젠다’ 상영 후 ‘영화가 묻고 책이 답하다’ 토크쇼를 진행했다. [사진=윤상구 작가]“안토니오 그람시는 좌파 혁명가였지만, 현대 문화 권력의 본질을 가장 날카롭게 분석한 인물이었다. 그는 현대 사회의 권력이 단지 법률과 군대에서 나오지 않는다고 봤다. 학교, 언론, 예술, 광장, 기념 공간 같은 문화 영역이 사람들의 감정과 상식을 만들고, 결국 정치적 방향까지 결정한다고 보았다. 그는 이것을 헤게모니라고 불렀다.” -정광제 ‘자유주의자의 그람시 읽기’ 중에서
락스퍼국제영화제 이틀 차인 19일, 서울 충무로 서울영화센터에서 영화 ‘어젠다’ 상영 후 정광제 작가와 김규나 작가의 토크쇼 ‘영화가 묻고 책이 답하다’ 시간이 있었다.
정광제 작가는 이날 “2010년 공개된 다큐멘터리 ‘어젠다(Agenda: Grinding America Down)’는 많은 사람들에게 눈앞의 정치가 아니라 그 뒤에서 움직이는 문화의 힘을 처음으로 의식시켜 준 작품”이라며 냉전이 끝났는데도 왜 미국 사회는 계속 좌경화되고 있는지 그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김규나 작가는 “감독 커티스 바워스는 그 원인을 정치가 아니라 문화에서 찾고 있다”며 “총과 탱크로 실패한 공산주의 혁명이 교육, 언론, 예술, 대중문화, 시민단체를 통해 장기적 영향력을 확대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현대 사회를 돌아보면 선거는 몇 년마다 한 번 실시되는 반면 교육은 매일 이루어진다. 법률은 국회가 만들지만 가치관은 학교와 미디어를 통해 형성된다. 정권이 교체되도 교과서와 방송, 대학은 훨씬 오랜 시간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은 정치를 국회와 대통령의 문제로 생각하지만 영화 ‘어젠다’는 정치보다 먼저 문화가 있고, 문화보다 먼저 상식이 있으며, 상식을 차지한 쪽이 결국 사회를 움직인다고 주장한다.
한편 토요일 저녁 7시에는 인권영화의 고전 ‘킬링필드’가 상영되며 내일인 21일에는 ‘초한전’ ‘왜더카르텔’ 등 화제작을 대상으로 상영회를 갖는다. 락스퍼국제영화제는 23일 화요일까지 계속된다. 월요일은 휴무다.
임요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