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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111일 전쟁과 흔들리는 종전 MOU… 스위스로 간 미·이란
  • 김영 기자
  • 등록 2026-06-21 09:4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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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미국·이스라엘이 합의 위반”…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선언
  • 미국 “선박 통행 계속”…밴스·윗코프·쿠슈너 스위스행
  • 핵·제재·레바논 휴전 놓고 21일 첫 실무회담, 60일 종전 협상 분수령
미국과 이란이 111일 전쟁을 멈추는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했지만, 이행은 시작부터 흔들리고 있다. 이란은 레바논 전선에서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이 계속되고 있다며 20일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를 선언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 대표단은 21일 스위스 실무회담 참석을 확인했다. MOU는 종전 문서가 아니라, 이제부터 실제 이행 능력을 검증받는 시험대에 올랐다. <편집자 주>

20일(현지시간) 스위스로 출발하는 밴스 미국 부통령(왼쪽)과 21일(현지시간) 스위스 협상장에 도착한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가 발효 초기부터 첫 위기를 맞았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는 20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MOU를 위반했다며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한다고 밝혔다. 이란은 특히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를 겨냥한 공습을 이어가는 상황을 문제 삼았다.

 

이는 6월 17일 서명되고 18일부터 이행에 들어간 ‘이슬라마바드 MOU’의 핵심 조항을 정면으로 건드리는 사안이다. MOU는 미국의 이란 항구 해상봉쇄 해제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상선 통항 보장을 맞교환하는 구조다. 

 

미국은 30일 안에 해상봉쇄를 완전히 해제하고, 이란은 60일 동안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하고 무료인 통항을 보장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란이 불과 이행 이틀 만에 재봉쇄를 선언하면서 MOU의 가장 민감한 축이 흔들린 것이다.

 

재봉쇄 선언, 그러나 선박은 계속 움직였다

 

미국은 이란의 재봉쇄 선언에 즉각 강경 비판 대신 ‘실제 통항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동 지역 미군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고 있지 않으며 선박 통행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미군이 합의 준수와 이행, 효력 유지를 위해 현지에서 경계를 유지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 대목이 중요하다. 이란은 ‘봉쇄 선언’으로 압박 수위를 높였지만, 미국은 이를 곧바로 군사적 충돌로 끌고 가지 않았다. 대신 해협 통항이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앞세워 시장 불안을 낮추고 협상 동력을 살리려 했다.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수송의 핵심 통로다. 이란의 선언이 실제 물리적 봉쇄로 이어지면 국제유가와 해상보험, 선박 운항이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양측은 대화 국면을 유지했다. 

 

미국 대표단은 스위스로 향했다.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와 재러드 쿠슈너가 먼저 도착했고, JD 밴스 부통령도 협상을 위해 스위스로 출발했다. 밴스는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이틀 정도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며 핵 문제와 레바논 휴전 문제에서 진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란 대표단도 스위스에 도착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대표단을 이끌었다. 파키스탄 외무부도 21일 스위스에서 양국의 대면 실무급 회담이 열린다고 확인했다. 한 차례 연기됐던 첫 실무회담이 재봉쇄 선언 직후 다시 열리게 된 것이다.

 

본협상인가, 위반 점검인가

 

다만 양측이 같은 협상장에 앉는다고 해서 곧바로 본협상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이란 외무부는 이번 회담의 목적이 본협상 개시가 아니라 MOU 위반 상황을 점검하고 미국 측에 이행을 강력히 요구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미국이 먼저 해상봉쇄 해제, 원유 수출 제재 면제, 동결자산 사용 허용 등 경제·해상 조항을 실제로 이행해야 핵 문제 협상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우선순위는 다르다. 

 

미국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제한, 고농축 우라늄 처리, 국제원자력기구 사찰 복원, 레바논 전선의 확실한 휴전을 핵심 의제로 본다. 밴스 부통령이 출국 전 핵 문제와 레바논 휴전을 동시에 언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스위스 회담의 첫 쟁점은 ‘누가 먼저 이행하느냐’다. 

 

미국은 핵과 안보 조치의 구체화를 요구하고, 이란은 경제적 보상과 해상봉쇄 해제를 먼저 확인하려 한다. 이 순서 싸움이 풀리지 않으면 60일 최종 합의 시한은 시작부터 공전할 가능성이 크다.

 

레바논 전선이 MOU의 약한 고리

 

MOU의 가장 약한 고리는 레바논이다. 

 

합의문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이 종료돼야 한다고 규정했지만, 이스라엘은 MOU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상대로 군사작전을 계속하면 이란은 이를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의 위반으로 규정할 수 있다. 반대로 미국은 이란이 헤즈볼라를 통제하지 못한다면 MOU 이행이 불완전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밴스 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고 말했지만, 동시에 이스라엘과 레바논 양국의 안전과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이는 미국도 레바논 전선을 단순한 부차적 변수로 보지 않는다는 의미다. 레바논 휴전이 흔들리면 호르무즈와 핵 협상도 함께 흔들릴 수 있다.

 

트럼프의 ‘호르무즈 통행료’ 발언도 새 변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휴전 기간 60일 동안 호르무즈 해협에 통행료가 없을 것이며, 60일 이후에도 통행료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종 합의가 타결되지 않으면 미국이 중동 국가들의 ‘수호천사’로 제공한 서비스 비용을 보전받기 위해 미국이 통행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두 방향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하나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부과하거나 해협 통제를 협상 카드로 쓰는 것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경고다. 

 

다른 하나는 최종 합의가 무산될 경우 미국이 해상 안보 비용을 근거로 새로운 압박 수단을 꺼낼 수 있다는 뜻이다. 

 

국제 해협에서 미국이 통행료 부과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만큼 향후 협상에서 또 다른 논란이 될 수 있다.

 

미국과 이란은 전쟁을 멈추는 문서에는 서명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레바논 휴전, 핵 문제, 제재 해제라는 네 개의 쟁점은 아직 풀리지 않았다. 

 

이란의 재봉쇄 선언은 MOU가 종전의 완성이 아니라 이행의 출발선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양측이 스위스 회담에 참석하기로 한 것은 중요한 신호다. 전쟁으로 되돌아갈 명분은 쌓이고 있지만, 아직은 협상장을 떠나지 않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21일 스위스 실무회담은 미국과 이란이 MOU 위반 논란을 딛고 본격적인 핵·제재 협상으로 넘어갈 수 있을지를 가르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미국·이란 전쟁 및 MOU 이행 주요 일지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핵·군사시설과 지휘부를 겨냥한 공습 개시. 이란은 이스라엘과 걸프 지역 미군기지에 미사일·무인기 공격으로 대응.

 

3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제한하면서 상선과 유조선 운항 급감. 걸프 지역 원유·LNG 수출 차질과 국제유가 급등.

 

4월 8일

파키스탄 중재로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합의. 종전 협상과 호르무즈 재개 문제 논의 시작.

 

4월 13일

미국, 이란 항구를 드나드는 선박을 차단하는 해상 봉쇄에 착수.

 

4월 17일

이란, 호르무즈 해협을 일시 개방했으나 미국의 해상봉쇄가 계속되면 다시 닫겠다고 경고.

 

5월 28일

양측, 휴전을 60일 연장하고 해상 통항 제한을 해제하는 잠정 합의 틀에 접근.

 

6월 17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14개 조항의 이슬라마바드 MOU 서명.

 

6월 18일

백악관, MOU 전문을 미 의회에 제출. 60일 최종협상 시한 시작. 호르무즈 해협 일부 통항 재개.

 

6월 19일

스위스에서 예정됐던 첫 후속 협상 연기. 레바논 전선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충돌 계속.

 

6월 20일

이란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 미국과 이스라엘의 MOU 위반을 주장하며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선언.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이 해협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으며 선박 통행은 계속되고 있다고 반박.

 

6월 21일

미국과 이란, 스위스에서 대면 실무급 회담 개최 예정. 미국은 핵 문제와 레바논 휴전 진전을 요구하고, 이란은 MOU 위반 점검과 미국의 선이행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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