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오월드 늑대 탈출 사건에서 영감을 얻은 창작동화 ‘늑구의 9일’이 출간됐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방민호 서울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는 첫 창작동화 ‘늑구의 9일’을 통해 자유와 두려움, 사랑과 이별.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작품 속 ‘늑구’는 9일이라는 시간 동안 올빼미와 길고양이, 고라니 형제, 까마귀를 만나며 자유와 모험을 즐기지만 한편으로는 동물원에 남겨 두고 온 늑순이를 그리워한다.
늑구는 어느 비 오는 밤 아파트에 사는 소년 민호(작가 이름과 같다)와 마주하는데 그를 통해 인간이 자신을 해치려 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스스로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로 결심한다.
작가는 실제 사건 당시 시민들이 보여준 복합적인 감정에 주목한다. 사람들은 늑구를 경계하면서도 그가 다치지 않기를 바랐으며, 무사히 돌아왔다는 소식에 안도하면서도 잡혔다는 사실에 아쉬움을 느꼈다. 책은 늑구의 두려움과 인간의 두려움, 자유에 대한 갈망과 인간적인 연민을 동시에 담아내고 있다.
대전에서 태어나고 자란 방민호 작가는 어린 시절 보문산 일대를 뛰놀며 만났던 풍경과 감성을 작품 곳곳에 담아낸다. 동화에 등장하는 코발트블루빛 밤하늘과 보름달, 보문산 능선과 대전의 불빛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 늑구의 성장과 내면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방민호 작가는 “우리는 늑구를 찾아냈지만 늑구가 세상에서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는 알지 못한다. ‘늑구의 9일’은 그 빈자리를 상상력으로 채운 이야기”라고 밝혔다. 수채화풍의 그림과 서정적인 문체는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 독자들에게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덧글: 재밌는 것은 ‘백구’나 ‘황구’처럼 어딘가 친숙한 ‘늑구’라는 이름이 늑1, 늑2, 늑3… 하는 식으로 아홉 번째 늑대를 뜻하는 큰 의미 없는 이름이라고 한다. 그런데 늑구가 세상으로 탈출하고 동화로 만들어지면서 늑구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특별한 존재가 되었다.
임요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