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건강의 첫 출발이 잇몸이라는 점에서 잇몸은 단순한 구강 조직이 아니라, 평생 건강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보루라고 할 수 있다.
치약 브랜드 ‘2080’은 20대의 치아를 80세까지 가지고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치아 건강은 신체 건강이리고 할 만큼 중요하다. 이빨이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말이 있지만 이는 의학적 관점에서 완전한 착각이다.
잇몸만으로는 음식을 제대로 씹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씹는 자극이 줄어들면 뇌로 가는 건강한 자극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치아를 잃고 틀니를 쓰게 되면 기억력이 떨어지고 치매 확률이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치아 건강의 첫 출발이 잇몸이라는 점에서 잇몸은 단순한 구강 조직이 아니라, 평생 건강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보루라고 할 수 있다.
잇몸이 뚫리면 전신이 무너진다… 잇몸누수증후군
최근 의학계에서 주목하는 개념 중 하나가 ‘잇몸누수증후군’이다. 장(腸) 점막이 훼손되어 독소가 몸속으로 흘러 들어가는 ‘장누수증후군’처럼, 잇몸 점막이 뚫려 세균과 바이러스가 혈관으로 침투하는 현상을 말한다.
잇몸은 모세혈관이 집중되어 있고 외부에 노출되어 있어 음식물이나 자극에 의해 상처받기 쉽다. 만약 입속 유해균이 번식해 잇몸에 만성 염증을 일으키면, 이 독소들이 혈류를 타고 전신으로 이동하게 된다.
그 결과 혈액을 오염시켜 심장 마비나 뇌졸중 위험을 높이며 뇌세포를 공격해 치매 등 퇴행성 질환을 유발한다. 원인 모를 만성 관절염의 배후에도 잇몸 염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체는 하나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당뇨는 잇몸질환의 결과이자 원인이다. 잇몸의 만성 염증과 세균이 혈관을 타고 전신에 퍼지면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그 결과 혈당 조절을 방해한다. 실제 치주질환 환자는 정상인보다 당뇨병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거꾸로 당뇨 합병증으로 잇몸의 모세혈관이 망가지고 치아 유실로 이어지기도 한다.
입속 유익균 살리고 잇몸 지키는 7가지 예방법
잇몸 건강의 출발은 입속 유해균을 억제하고 유익균을 늘려 잇몸 점막을 단단하게 사수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첫째 잇몸에 나쁜 음식을 멀리해야 한다. 밀가루, 튀김, 설탕, 기름진 음식, 편의점 가공식품은 몸에도 해롭지만 장내 유해균과 입속 유해균을 폭발적으로 늘리는 주범이다.
둘째. 음주, 흡연, 과도한 카페인을 멀리해야 한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잇몸병에 걸릴 위험이 1.5배~2.3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 담배의 니코틴과 타르 성분이 잇몸 말초혈관을 수축시켜 혈액 순환을 방해하고, 잇몸에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되는 것을 막는다. 이로 인해 잇몸 염증이 유발되고 치석이 쉽게 쌓이게 된다.
알코올은 인체 면역력을 저하시켜 치주질환을 악화시키며, 카페인은 이뇨 작용을 통해 구강 건조를 유발하고 세균 번식에 기여한다.
셋째, 과로를 피하고 불면을 개선해야 한다. 피곤할 때 유독 입안이 텁텁하고 입냄새가 심해지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이는 입속 유해균이 득세했다는 증거로 노동은 적당히 하고 잠은 충분히 자야 한다.
넷째, 화학 구강청결제의 오남용을 자제해야 한다. 시중의 화학 구강청결제는 유해균을 제거하는 기능이 있는 반면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유익균까지 전멸시키는 부작용이 있다. 습관적인 장기 사용은 구강 생태계를 무너뜨린다는 것을 기억하자.
다섯째, 인도 아유르베다 의학에 기초한 오일풀링은 훌륭한 구강 청소법이다. 코코넛오일, 올리브오일, 들기름 등을 한 스푼 입에 머금고 10분 이상 가글하면 기름 성분이 침(알칼리)과 만나 ‘비누화 현상’을 일으키게 된다. 이 천연 비눗물이 칫솔이 닿지 않는 구석구석의 세균과 독소를 흡착해 배출하고 잇몸 점막을 코팅해 보호해 준다.
여섯째는 ‘소금물 가글’이다. 소금물로 가글하면 입속 유해균은 억제하고, 유익균의 증식은 늘어나게 된다. 파우더 형태의 고운 소금을 손가락에 묻혀 잇몸을 직접 마사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곱째, 시간이 날 때마다 손끝으로 입 주변과 뺨을 가볍게 톡톡 두드려준다. 그러면 구강 주위의 혈액 순환이 촉진되고 침 분비가 자극돼 잇몸을 튼튼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음식을 바꾸고 잇몸을 보살피는 것은 조금 귀찮을 수 있지만 이런 작은 습관이 우리의 신체 건강을 물론 노년의 삶을 바꾸어 준다.

◆ 박찬영 원장
서울 사당동 어성초한의원 원장. 동국대 한의학박사. MBN ‘엄지의제왕’ 등 TV 건강프로그램에 출연해 한국에 해독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저서로 ‘아토피 여드름 어성초로 고친다’ ‘양념은 약이다’ ‘해독의 기적’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