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모스 탄(한국명 단현명) 미국 리버티대 교수가 지난달 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민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한국계 미국인 모스 탄(한국명 단현명) 전 미국 국무부 국제형사사법대사가 법무부의 출국정지 처분에 불복해 낸 행정소송에서 법원이 이재명 정권의 손을 들어줬다. 우파 진영과 변호인단은 미 동맹국 인사에 대한 표적 수사이자 과도한 방어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단독 김태환 부장판사는 31일 모스 탄 전 대사가 법무부를 상대로 낸 출국정지 연장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에 따라 탄 전 대사의 출국정지 효력은 다음 달 15일까지 유지된다.
재판부는 탄 전 대사 측이 낸 3차 출국정지 취소 청구와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하며 "국가형벌권 확보와 실체 진실 발견이라는 공익상 필요가 원고가 입는 불이익보다 중대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수사 과정에서의 태도를 이유로 해외 도피 가능성을 지적하며 법무부의 재량권 남용을 인정하지 않았다. 2차 출국정지 처분에 대해서는 효력이 상실됐다며 각하했다.
변호인단 "법치주의 사멸 입증… 미국 돌아가 정당한 방어권 행사해야"
이 같은 판결에 대해 모스 탄 전 대사 측 대리인단은 즉각 회견을 열어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항소 방침을 밝혔다.
탄 전 대사 측 대리인은 "오늘 판결은 사법부가 스스로 책무를 망각하고 삼권분립과 법치주의의 붕괴를 입증한 것"이라며 "검찰과 법무부의 잇따른 출국정지 처분은 수사와 무관한 기소를 위한 사전 압박 절차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미 기소가 이뤄진 만큼 미국 현지로 돌아가 재판을 준비하고 정당한 사법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며 잘못된 행정 처분에 대해 국가배상 소송 청구 등 모든 법적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의혹 제기'에 무리한 과잉 수사 논란… 한미 관계 여파 주목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무부 국제형사사법대사를 지낸 모스 탄 전 대사는 지난해 미국 워싱턴 D.C. 기자회견 등에서 이재명의 과거 소년범 연루 의혹 등을 언급했다는 이유로 국내 수사기관의 표적이 돼 왔다.
우파 진영에서는 미국 국적의 시민권자이자 전직 미 고위 외교관이 표현의 자유 영역에서 제기한 정당한 문제 의식을 두고 현 정권이 공권력을 동원해 과잉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수개월째 한국에 발이 묶여 본국에서의 활동과 방어권 행사를 제약받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되는 정치적 탄압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모스 탄 전 대사의 명예훼손 혐의 본안 사건 첫 공판은 오는 9월11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