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6 중기관총(사진)은 적 GP를 조준한 상태로 초소에 거치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과 마주한 최전방 1군단이 오발 사고 예방 등을 이유로 경계부대 핵심 공용화기인 K6 중기관총의 실탄을 미리 장전(삽탄)하지 않고 탄통만 옆에 둔 채 경계를 서 온 것으로 드러나, 군의 전투태세 포기와 초병의 생존방어력을 무시한 반군 행위에 대해 국민의 분노가 식을 줄을 모른다.
군대는 ‘먼저 적을 보고, 먼저 결심하며, 먼저 쏘는’ 체계로 진화해 왔다. 특히 대량 살상무기와 핵이라는 절대적인 파괴력을 손에 쥔 적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 군이 적에게 선제타격을 허용하고 얻어맞는다면 곧 국가의 파멸을 뜻한다.
군이 정보를 공유하고 지휘관과 참모가 단일체가 되어 적시 결심과 의사결정을 위해 부단히 훈련을 하는 것은 유사시 ‘즉각 대응’을 위해서이다.
즉각 대응을 이행할 최전선의 전투력이 안전을 이유로 즉각 대응의 기본 매뉴얼을 지키지 않는다면, 이를 지시한 지휘관은 직무유기를 넘어 이적행위다.
인간의 신경계는 수백만 년 동안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화해 왔다. 위험을 감지하는 순간 뇌와 몸은 반사적으로 ‘맞대응’과 ‘기피’라는 즉각적 행동 태세에 돌입한다.
생물학적 유기체든 거대한 국가 공동체든, 다가오는 위협 앞에서 ‘맞고 나서 생각한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1. 전투태세와 경계태세의 기본은 즉각 대응, 즉각조치 훈련을 강화해야
전방 경계부대는 단 1초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 실전적 긴장 공간이다. 먼저 고위 지휘관부터 새로 부임한 초임장교 시절의 전장 의식을 회복해야 한다. 경계 태세 점검은 즉각조치 훈련을 병행하여 적의 기습에 빈틈없이 대비하게 해야 한다.
‘즉각, 강력히, 끝까지’ 구호는 경계 작전의 선조치 매뉴얼이자 신념화된 전투 준비 태세다. 총과 실탄을 분리하는 순간 무탄 총은 즉각 대응이 어려운 고철에 불과하다. 모든 무기를 ‘즉각조치’ 가능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것은 국민의 군대로서의 기본이다.
전투준비태세는 항상 완료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전쟁사가 증명하듯 즉각적이고 주도적인 선제 대응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절대적 불문율이다. 안보는 구호가 아니라 철저한 전천후 대비 태세가 필요하다.
군은 안일한 틀을 깨고 비상 상황 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우발 요소를 상정하고 차단해야 한다. 휴전 중인 군대는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경계 시스템만이 국민의 평화로운 일상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패가 될 것이다. “부모 형제 나를 믿고 단잠을 이룬다”는 군가처럼 군은 180도 탈바꿈으로 국민이 군을 믿게 해야 한다.
2. 불침번 폐지는 군을 몰살시키는 자발적 자살 행위
국방부는 최근 부대관리훈령 개정안을 통해서 CCTV 등 대체 수단을 통해 야간 불침번을 폐지하고, 지휘관의 생활관 점검을 사전 예고하는 내용을 행정 예고했다. 이는 안보의 최후 보루를 스스로 허물어뜨리는 안이하고 유치한 발상으로 군의 생존력과 기강을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
밤 10시부터 아침 6시까지 이어지는 취침 시간의 불침번은 단순한 번거로운 업무가 아니다. 전우를 지키고 야간 경계 감각을 체득하는 경계 훈련의 연장이다.
사각지대가 불가피한 카메라와 모니터에 의존하는 기계적 CCTV 불침번은 적의 기습과 돌발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자멸이자 몰살을 방치하는 자살 행위다.
역사적 교훈이 증명하듯 경계 실패는 곧 국가의 패망으로 직결된다. 군의 생존과 전투력 보존이 직결되는 문제를 안일하게 기계 장비에 전가하는 것은 고의적 직무유기다. 군은 즉각 반군적이고 비이성적 훈령 개정 시도를 철회하고, 철저한 인적 감시와 실전적 대비 태세를 확립해야 한다.
3. 삼단봉 초병 경계는 군을 유아 집단으로 추락시킨 정치적 발상
최전선 초병에게 총기 대신 실효성 없는 삼단봉을 쥐여주고, 비무장지대에서 적이 도발해도 선제사격을 가로막는 지침은 군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망국적 군령(軍令)의 극치다. 역사 속의 당나라 군대조차 이토록 무책임한 발상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적의 무장 도발이 임박한 상황에서 장병들의 손발을 묶는 경직된 교전 규칙은 적에게 우리 군인의 하나뿐인 목숨을 바치게 하는 이적행위다.
자위권 행사는 군인의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다. 군인의 총구는 언제나 확실하게 적을 향해야 한다.
적의 도발을 보고도 선제사격 금지와 공용화기 삽탄(揷彈) 금지 조치는 장병들을 무방비 상태에 내모는 유아적이면서 고의성까지 의심받는 정치적 기만이다. 철저한 실전 중심의 무장 태세와 즉각적인 대응 시스템은 국가와 장병과 국민을 지키는 유일한 방패다.
지금 대한민국 군은 전장 감각을 모르는 편의주의와 탁상 군령으로 군인조차 생명을 지키기 어려운 총체적 난국에 직면해 있다. 사후약방문이 통하지 않는 전장에서 경계 실패는 곧 죽음이자 패망이다.
군은 불침번을 CCTV로 대체하여 장병을 사지로 내몰 수 있는 훈령개정안을 백지화하고, 전방 부대에서 총과 탄을 분리하여 무탄 기관총 운영 지침을 내린 1군단장을 파면해야 한다.
통합이 필요한 방첩사 기능은 3개로 쪼개고, 분리해서 전문성을 키워야 할 3군 사관학교는 통합하려는 안보 정책의 기본마저 모르는 국방부 장관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며, 무엇을 지키려 하는가? 에 대한 근본적인 의심과 회의와 분노를 지울 수 없다.
삼단봉 경계와 적이 도발해도 선제사격을 하지 말라는 반군적 발상과 군령으로 장병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국방부 장관은 모든 공직에서 사퇴해야 마땅하다. 국민의 군(軍)은 정치적 간섭에 파괴된 안보 상식과 동맹 연습, 실전 태세를 조속히 회복하길 바란다.

◆ 박필규 위원
한미일보 편집위원
육군사관학교 40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