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전 의원은 최근 강연 도중 갑자기 쓰러졌다가 기적적으로 소생, 병상에서도 여전히 활발한 대외 활동을 펼치고 있다. [민경욱 페이스북]
민경욱 전 국회의원이 자유와혁신 정당을 ‘극우’로 규정한 중앙일보를 향해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대형 언론사의 자극적인 보도를 학술적으로 직격했다.
민 전 의원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유와 혁신을 극우정당이라고 부르는 빨OO 신문 중앙일보야. 내가 극우정당이 무엇인지 알려주마”라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정치학적 정의를 길게 인용하며 자신이 속한 정치적 지향이 학술적 의미의 극우와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민 전 의원은 정치학에서 말하는 ‘극우 정당(far-right party)’이 단순히 “보수성이 매우 강한 정당”을 뜻하는 것이 아니며, 본질적인 핵심 기준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태도’라고 지목했다.
그는 정치학자 카스 무데(Cas Mudde)의 구분을 들어 극우를 두 가지 부류로 나눴다.
첫째는 선거와 다수결이라는 민주주의 틀 자체는 인정하지만 소수자 권리, 법치주의, 권력분립 등 자유민주주의 핵심 요소에 적대적인 ‘급진우파(radical right)’다.
둘째는 민주주의 체제 자체를 완전히 부정하고 권위주의적 통치를 선호하는 ‘극단우파(extreme right)’다.
이어 현대 유럽 정치학에서 극우의 주요 특징으로 꼽는 ‘토착민 우선주의(nativism)’와 ‘권위주의(authoritarianism)’ 개념도 함께 제시했다.
즉, 민족·인종·문화적으로 설정된 ‘우리’만을 진정한 구성원으로 보고 외부 집단을 배제하려는 경향과, 강력한 국가권력 및 질서, 복종을 강조하는 경향이 결합해야 비로소 극우의 형태를 띤다는 설명이다.
이를 바탕으로 민 전 의원은 통상적인 보수 가치와 극우의 차이점을 명확히 갈랐다. 강한 반공, 시장경제 옹호, 작은 정부, 강한 국방, 한미동맹 지지, 전통적 가족 가치, 강한 애국주의 등은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다원주의를 인정하는 이상 ‘통상적인 보수 또는 우파’ 범주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극우로 분류되려면 선거 자체 폐지 주장, 특정 민족·인종 대상 시민권 부여 거부, 독재가 민주주의보다 낫다는 태도, 의회·사법부를 없애고 지도자에게 절대권력을 몰아주자는 등의 요소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민 전 의원은 한국 정당의 정체성을 따지려면 좌우 스펙트럼상 배열에 그칠 것이 아니라, 각 정당의 강령과 정책을 이러한 학술 기준에 정확히 대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엄밀한 학술적 분류 기준을 적용할 경우, 현재 언론이 남발하는 ‘극우’라는 정치적 딱지와 실제 정당들의 본모습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임요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