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직후 헌법재판소에 불을 지르자는 취지의 글을 온라인에 올린 혐의로 기소된 30대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법.수원고법 전경 [연합뉴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4부(김희석 부장판사)는 협박 및 협박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하고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18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이튿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헌제(헌재의 오기) 가능하면 들어가지 말고 불 지르면 좋은데"라는 제목으로 "불 지르는 게 가장 안정할 듯"이라는 내용의 게시글을 작성하는 등 7회에 걸쳐 헌재를 방화하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또 "방어 수단 챙겨가라 경찰이 폭력 쓰면 망치로 때려죽여"라는 제목으로 "정당방위다. 래커로 눈 공격해도 경찰 무력화 가능"이라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리는 등 10회에 걸쳐 집회·시위 관리 담당 경찰공무원을 살해하거나 폭행할 것을 종용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게시글 내용에 피해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위해를 가하겠다는 대상이 명확히 기재돼 있지 않다"며 "불특정 다수를 향한 해악 고지가 피해자 개인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만큼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지난해 3월 18일자로 형법에 공중협박죄가 신설된 사실 자체가 기존 협박죄로는 이와 같은 사건을 처벌할 수 없음을 방증한다"며 "이를 협박죄로 처벌하면 개인의 의사결정 자유를 보호하는 협박죄가 공공질서 유지용으로 변질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1심 재판부 역시 A씨의 글이 조롱이나 분노 표출에 가깝고, 피해자들에게 직접 전달될 수 있는 우편 등의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