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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松山] 용혜인 장관 후보자 지명… 성평등이라는 이름으로 국가는 어디까지 들어올 것인가?
  • 松山 작가
  • 등록 2026-08-30 15: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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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신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용혜인의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우려하는 이유는 그의 나이나 정치 경력 때문이 아니다. 그가 지금까지 주장해 온 페미니즘 정책을 이제는 국회의원이 아니라 행정부 장관으로서 실제 정책으로 집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은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주장하고 법안을 발의할 수 있다. 그러나 장관은 다르다. 예산과 조직을 움직이고 정책을 만들며 국민의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행정권을 행사한다. 바로 이 차이 때문에 용혜인이 어떤 국가관과 성평등관을 가지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용혜인의 정치적 이력을 보면 이번 지명이 뜻밖의 선택은 아니다. 그는 페미니즘을 정치적으로 적극 표방해 왔으며 생활동반자법, 비동의간음죄, 성별임금격차 해소, 성·재생산권, 성평등 전담부처 강화 등을 주장해 왔다. 

따라서 문제는 그가 페미니스트냐 아니냐가 아니다. 그가 말하는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국가권력을 어디까지 확대하려 하는가가 핵심이다.

자유주의 보수우파는 남녀의 법적 평등을 당연히 지지한다. 성별에 따른 부당한 차별은 없어야 하고 성범죄 피해자 역시 철저하게 보호해야 한다. 그러나 기회의 평등과 결과의 평등은 다르다. 성별임금격차 같은 통계적 차이를 곧바로 구조적 차별로 규정하고 국가가 이를 교정하려 한다면 정부는 차별을 막는 심판에서 사회의 결과를 설계하는 행위자로 타락한다.

비동의간음죄 역시 피해자 보호라는 취지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형법은 사람을 범죄자로 만들고 자유를 박탈하는 국가의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동의를 어떻게 확인할 것인지, 진술이 엇갈리면 무엇으로 입증할 것인지, 무죄추정과 입증책임은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가 먼저 검토되어야 한다. 선의로 만들어진 형벌도 구성요건이 모호하면 개인의 자유를 위협한다.

생활동반자법도 마찬가지다. 성인이 누구와 함께 살 것인지는 자유다. 그러나 그것과 국가가 동거관계에 혼인에 준하는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세금·복지·사회보험 등 광범위한 제도가 연결된다면 기존 혼인제도와의 관계, 비용과 책임까지 따져야 한다. 개인의 다양한 삶을 허용하는 것과 국가가 가족의 개념을 다시 만드는 것은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더 우려되는 것은 페미니즘이 국가의 공식적인 가치관처럼 작동하는 경우다. 민주사회에는 페미니스트도 있고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 전통적 가족을 선택할 자유도, 다른 삶을 선택할 자유도 있다. 국가는 어느 한쪽의 가치관을 국민에게 가르치는 기관이어서는 안 된다.

혐오표현 규제도 자유주의의 관점에서는 경계해야 한다. 폭력과 협박은 처벌하면 된다. 그러나 불쾌하고 거친 의견까지 국가가 ‘혐오’라는 이름으로 규제하기 시작한다면 누가 혐오를 정의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남는다. 표현의 자유는 듣기 좋은 말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권리가 아니다.

그래서 용혜인 장관 후보자에게 물어야 할 것은 “당신은 페미니스트인가?”가 아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개인의 자유를 어디까지 제한할 것인가?”이다.

용혜인이 국회의원으로서 페미니즘을 주장하는 것은 그의 정치적 자유다. 그러나 장관이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특정 정치운동이나 이념의 대표자가 아니라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국민 모두에게 행정권을 행사하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검증해야 할 것은 그의 나이나 정치적 이미지가 아니다. 성평등이라는 명분 아래 국가가 개인의 삶과 가족, 기업과 표현의 자유에 어디까지 개입해도 된다고 생각하는가? 바로 용혜인 후보자의 국가관을 물어야 한다.


◆ 松山(송산) 정광제  

시사 칼럼니스트이자 시인, 역사·철학 연구자. 이승만학당 이사와 철학포럼 리케이온 대표를 역임했다. 현재 한국근현대사연구회 연구고문이자 자유주의작가회의 사무총장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시집 ‘하다못해 가슴에라도’외 3권이 있으며 공역 ‘후크고지의 영웅들’과 인문서 ‘신화가 된 조선’ ‘다다미 위의 인문학’ ‘자유주의자의 그람시 읽기’ ‘문학의 세계와 사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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