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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 “보고 싶어 눈물”…김승원·양수진 20년 인연, ‘생명 다루는 임상’까지
  • 김영 기자
  • 등록 2026-09-05 21:3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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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4년 첫 인연→형사사건 변호→신약 인허가 부탁… 양씨는 “영원한 멘토”
  • 식약처장 연락 뒤 113억 투자·승인 하루 전 양씨에 1억… 생명윤리 쟁점
  • 영장전담 송경호·정인재 모두 김승원과 인연… 檢은 정 판사 배제 의혹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던 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제넨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은 단순한 ‘국회의원의 민원 전달’ 논란을 넘어섰다. 김 후보자와 브로커로 지목된 양수진씨의 인연은 2004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변호인과 의뢰인 관계를 거쳐 김 후보자가 국회의원이 된 뒤에는 신약 인허가와 투자, 선거, 후원금이 등장하는 대화로 이어졌다.

김 후보자가 식약처장에게 신속 처리를 요청한 전후로 수십억원대 투자와 자금 거래가 집중됐고, 검찰 수사 과정에서는 김 후보자와 인연이 있는 판사들의 영장심사 문제까지 불거졌다.

무엇보다 이 사건에서 다뤄진 것은 일반 사업 인허가가 아니다. 아직 안전성과 유효성이 최종 확인되지 않은 시험약을 사람에게 투여할 수 있도록 하는 임상시험계획 승인이다. 심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은 기업의 이해관계를 넘어 시험대상자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다.

공개된 자료만으로 김 후보자의 금품 수수나 영장 개입을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양씨가 과연 불특정 민원인이었는지, 김 후보자는 어떤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임을 알고 있었는지, 검찰은 왜 이들의 관계를 민감하게 바라봤는지는 인사청문회에서 규명돼야 할 핵심 쟁점이다.

“2004년 판사님일 때 처음”…18년 뒤 “보고 싶어 눈물”

양씨는 2022년 자신의 SNS에 김 후보자와 정인재 판사가 함께 찍힌 사진을 올리면서 김 후보자를 “2004년 판사님일 때 처음 뵀다”며 ‘나의 영원한 멘토’라고 소개했다. 당시 김 후보자는 이미 가정을 꾸린 기혼자였다. 두 사람이 어떤 계기로 처음 만났고 당시 관계가 어떤 성격이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인연은 이어졌다. 판사직을 떠나 변호사로 활동하던 김 후보자는 양씨가 운영했던 청담동 유흥주점 관련 형사사건의 변호를 맡았다. 판사 시절 시작됐다는 관계가 이후 변호인과 의뢰인 관계로 이어진 것이다.

김 후보자가 국회의원이 된 2021년부터 두 사람의 관계는 공적 권한의 영역과 교차한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공개한 2021년 9월14일 녹취에서 양씨는 제넨셀 사업을 설명하면서 “자금화가 되면 내년 오빠 선거할 때 좋기도 하고”라는 취지로 말했다. ‘내년’인 2022년에는 김 후보자 자신의 총선은 없었고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있었다. 양씨가 말한 ‘선거’가 무엇을 의미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10월에는 대화가 보다 구체적으로 변했다. 제넨셀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 2·3상 시험계획을 신청한 뒤 식약처의 보완 요구를 받고 있었다. 강모 제넨셀 창업자는 양씨에게 승인 지연을 우려하는 취지로 연락했고 양씨는 김 후보자에게 식약처 심사를 신속하게 진행해 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했다.

김 후보자는 이 과정에서 승인이 나면 수천억원대 경제적 이익이 생길 수 있고 그만큼 로비도 치열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자신에게 전달된 사안이 단순 생활민원이 아니라 막대한 투자와 기업가치가 걸린 신약 인허가 문제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던 정황이다.

식약처장 연락→113억 투자거래→양씨 1억→임상 승인

사건에서 가장 주목되는 구간은 2021년 10월이다.

김 후보자는 10월12일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제넨셀과 담당 부서까지 특정하며 실무자들이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 처장은 자료 보완이 진행 중이라며 실무진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 측은 이 연락 때문에 승인이 앞당겨졌다는 주장을 부인한다. 제넨셀이 최종 보완자료를 제출했고 당시 코로나19 치료제에 적용되던 신속심사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처리됐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 사이 이어진 자금 흐름은 별도의 검증 대상이다.

김 후보자의 식약처장 연락 7일 뒤인 10월19일 세종메디칼은 강씨가 보유한 제넨셀 주식 66만주를 약 63억원에 사들이고 제넨셀이 발행한 전환사채(CB) 50억원을 인수했다. 총 113억원 규모의 투자거래로, 임상 승인 7일 전이었다.

10월24일에는 양씨가 김 후보자에게 26일께 승인이 날 것이라는 취지와 함께 김 후보자에게 힘을 보태야 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검찰 공소장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그리고 승인 하루 전인 10월25일 강씨는 양씨에게 1억원을 무이자로 빌려줬다. 검찰은 이를 임상 승인 알선의 대가 성격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공소사실에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날인 26일 식약처는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2·3상 시험계획을 승인했다.

승인 뒤에도 돈 문제는 이어졌다. 양씨는 12월9일 강씨에게 승인 과정에서 힘쓴 김 후보자에게 500만원의 정치후원금을 내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후원금은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12월13일에는 제넨셀 자금으로 양씨가 운영하던 구스타의 CB 6억원어치를 인수했다. 검찰은 이를 임상 승인 알선 대가와 관련한 범죄수익을 콤부차 공동사업으로 가장한 것으로 판단해 강씨와 양씨의 공소사실에 포함했다. 두 사람의 법적 책임은 재판에서 다퉈지고 있다.

결국 10월12일 김 후보자의 식약처장 연락→19일 113억원 투자거래→25일 양씨에 대한 1억원 무이자 대여→26일 임상 승인→12월13일 양씨 회사 CB 6억원 인수라는 시간적 배열이 형성된다.

다만 113억원 투자거래 자체가 불법이거나 김 후보자의 연락과 대가관계에 있었다는 증거는 현재 공개되지 않았다. 시간적 선후관계와 형사적 인과관계는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사람에게 시험약 투여하는 임상…‘공익 민원’으로만 볼 수 있나

여기서 사건의 본질적인 문제가 나온다.

2021년 10월26일 식약처가 내린 것은 치료제를 시중에 판매하도록 허용하는 품목허가가 아니라 임상시험계획 승인이다. 효능과 안전성이 최종적으로 입증됐다는 의미가 아니라, 바로 그것을 검증하기 위해 시험약을 실제 사람에게 투여하는 단계로 넘어가도록 국가가 허용하는 절차다.

의약품 임상시험의 기본 원칙은 명확하다. 과학적·사회적 이익에 앞서 시험대상자의 권리와 안전, 복지를 고려해야 하고 예상되는 위험을 감수할 만큼 임상시험의 필요성과 이익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정치인이 특정 기업의 임상시험을 ‘신속하게 처리해 달라’고 식약처장에게 요청한 문제는 단순한 기업 민원 전달 여부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특히 김 후보자 스스로 승인 시 수천억원의 이익이 발생할 수 있고 ‘치열한 로비’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면 질문은 더욱 무거워진다.

사람의 신체와 생명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의 독립성과 생명윤리를 정치적 민원 처리의 대상으로 삼아도 되는가.

김 후보자의 요청이 실제 승인에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식약처 실무심사가 외부 압력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진행됐는지, 김 후보자의 연락이 내부에서 어떻게 전달되고 처리됐는지를 청문회에서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우연히 마주쳤다”더니…“동생, 보고 싶어서 눈물이 나네”

2022년 2월9일 녹취는 두 사람의 관계를 또 다른 각도에서 보여준다.

김 후보자는 양씨에게 “동생, 보고 싶어서 눈에서 눈물이 나네 그냥”이라고 말했다. 양씨가 “오빠, 지금 달려갈게. 어디야”라고 묻자 김 후보자는 여의도라고 답했다. 하남에 있던 양씨가 한 시간 뒤라도 가겠다고 하자 김 후보자는 “기다릴게”라고 했다.

같은 날 두 번째 통화에서는 김 후보자가 “20∼30분밖에 못 보면 아쉽잖아”라고 했고 양씨는 “물건을 잔뜩 챙겨서 가고 있으니까”라고 답했다. ‘물건’의 실체는 현재 확인되지 않았으며 이를 금품으로 단정할 근거도 없다.

그날 김 후보자와 양씨, 정인재 판사는 함께 사진을 찍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애초 “공개된 사적 모임에서 정 판사와 양씨를 우연히 마주쳤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공개된 녹취는 적어도 양씨와의 만남이 사전에 조율됐음을 보여준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는 김 후보자가 양씨와 함께 있던 자리로 정 판사를 불러낸 정황의 문자도 확보된 것으로 보도됐다.

김 후보자는 같은 해 7월 양씨의 SNS 게시물에도 댓글을 남겼다. 두 사람의 직접 연락이 정확히 언제까지 이어졌는지는 현재 공개자료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영장전담판사 둘 모두 김승원과 법조 인연

제넨셀 사건에 대한 검찰의 강제수사는 2023년 1월12일 서울서부지검이 식약처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본격적으로 외부에 드러났다.

이후 양씨와 강씨의 구속영장 심사 과정에서도 눈에 띄는 상황이 나타났다.

당시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판사는 송경호·정인재 부장판사 두 명이었다. 두 판사 모두 김 후보자와 법조계 인연이 있었다.

양씨의 첫 구속영장을 기각한 송 판사는 김 후보자와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1996년 제38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28기를 함께 수료한 동기다. 현재까지 두 사람이 사적으로 가까웠거나 송 판사의 영장 판단에 김 후보자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 판사와의 관계는 보다 구체적이다. 김 후보자와 정 판사는 2002년 전주지법 같은 민사재판부에서 함께 근무했고 2022년에는 양씨까지 포함한 3인 사진도 남겼다. 정 판사는 2023년 12월 제넨셀 강씨의 1차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강씨는 이후 다른 판사가 심사한 재청구 영장에서 구속됐다.

당시 영장전담판사가 두 명뿐이었다는 점에서 사건이 송·정 판사에게 배당된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핵심은 ‘검찰이 정 판사의 경우 별도로 영장심사의 공정성을 우려했는지 여부’다.

한동훈은 당시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이 법원행정처 차장을 직접 찾아 정 판사를 제넨셀 관련 영장심사에서 배제해 달라는 취지의 친전을 전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사실이 있는지를 대검과 대법원에 공개 질의했다. 그 이유로 검찰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3인 사진과 김 후보자가 정 판사를 술자리로 부른 문자 등을 거론했다.

이 방문과 배제 요청이 실제 있었는지는 공식 확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사실이라면 이례적이다. 대검 고위 간부가 법원행정처 차장을 찾아 영장전담판사의 배제를 요구했다면 당시 수사팀이 김 후보자·양씨·정 판사의 관계를 영장심사의 공정성 문제로까지 인식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정 판사의 영장 기각이 김 후보자와의 친분 때문에 이뤄졌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검찰이 왜 정 판사의 배제를 요구했는지, 법원은 이를 어떻게 판단했는지’가 규명돼야 할 의혹의 본체다.

‘공익 민원’만으로 설명되는가

검찰 수사는 결국 김 후보자 자신에게까지 이어졌다. 김 후보자는 2024년 8월 알선뇌물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고 같은 해 12월 기소유예 처분됐다. 김 후보자는 혐의가 없는데도 기소유예한 것은 부당하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김 후보자가 양씨로부터 금품을 받았다거나 제넨셀의 임상 승인 또는 구속영장 심사에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양수진씨가 어느 날 갑자기 의원실을 찾아온 일반 민원인이 아니었다는 점도 분명하다. 2004년 판사 시절 시작됐다는 인연은 형사사건 변호로 이어졌고, 김 후보자가 국회의원이 된 뒤에는 제넨셀 사업과 인허가, 투자, 선거와 후원금을 언급하는 대화 속에 다시 등장했다. 2022년에는 “보고 싶어서 눈물이 난다”는 통화와 판사가 동석한 자리까지 있었다.

김 후보자가 식약처장에게 신속한 처리를 요청한 전후로는 ‘113억원 투자거래, 양씨에 대한 1억원 무이자 대여, 임상 승인, 양씨 회사 CB 6억원 인수’가 시간차를 두고 이어졌다.

그 임상은 단순한 기업 행정절차도 아니었다. 사람에게 아직 검증 중인 시험약을 투여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따라서 이번 청문회에서 물어야 할 것은 단순히 “민원을 전달했느냐”가 아니다.

“양수진은 김승원에게 정확히 어떤 사람이었나. 김 후보자는 제넨셀에 걸린 경제적 이해관계를 어디까지 알고 있었나. 사람의 생명과 안전이 걸린 임상시험의 신속 처리를 왜 식약처장에게 직접 요청했나. 검찰은 왜 김 후보자와 정 판사의 관계를 영장심사의 공정성 문제로까지 바라봤나.”

‘20년 인연’의 실체와 공적 권한, 돈 그리고 생명윤리가 만나는 지점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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