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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신풍동 기지, 숨고 움직이는 핵”… 이동식 ICBM 체계로 전환
  • 김영 기자
  • 등록 2025-08-22 15: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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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SIS “신풍동 기지, 화성-15·18형 최대 9기 배치 가능”
  • 고체연료·이동식 발사대 운용… 선제타격 무력화 의도
  • 동아시아 넘어 미국 본토까지 겨냥한 실질적 억지력 확보
이 기사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Beyond Parallel이 2025년 8월 20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분석한 것입니다. 북한 신풍동 기지 사례는 단순한 무기 배치를 넘어, 고정식에서 이동식으로 전환된 핵 전략의 질적 변화를 보여줍니다. 이는 한국과 미국의 기존 억제 체계를 구조적으로 압박하는 새로운 국면을 열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CSIS Beyond Parallel, “Sinpung-dong Missile Operating Base” PDF자료 사진 캡처.

북한이 고정식 미사일 발사체계의 한계를 벗어나 은폐와 기동성을 확보한 이동식 ICBM 체제로 전환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20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중국 국경에서 불과 27km 떨어진 평안북도 신풍동에 이동식 발사대와 ICBM을 갖춘 비밀 미사일 기지를 조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미사일 보관 창고가 아니라 북한 핵 전략의 본질적 전환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풍동 기지는 2004년부터 2014년 사이 건설됐으며, 이후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맞춰 개·보수 작업이 이어진 정황이 위성 사진을 통해 확인됐다. 기지는 지하 입구와 동굴형 시설, 지휘부 및 지원 구조물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최근 촬영된 위성 사진에서는 확장 움직임도 포착됐다.


CSIS는 신풍동 기지에 구체적으로 어떤 미사일이 배치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초기 분석 결과에 따르면 화성-15형 및 화성-18형 ICBM 6~9기, 또는 공개되지 않은 신형 ICBM을 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또한 기지에는 **이동식 발사대(TEL·MEL)**가 배치된 것으로 추정되며, 유사시 발사대와 미사일이 기지를 빠져나와 탄두 저장·수송 부대와 합류한 뒤 사전에 지정된 발사 지점에서 기습 발사를 감행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구조는 곧 북한이 고정식 발사체계의 취약성을 극복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고정식 발사대는 위성 및 정찰 자산에 의해 사전 탐지가 가능하고, 미국이나 한국의 선제타격 대상이 되기 쉬웠다. 


그러나 이동식 발사체계는 은폐와 기동성을 갖추어 ‘탐지 불가, 선제타격 불가’ 상태로 전환된다. 특히 고체연료 기반 ICBM은 연료 주입 과정이 필요하지 않아 발사 준비 시간이 극단적으로 짧고, “카운트다운 없는 기습 발사”가 가능하다. 


이는 단순한 무기 보유 차원을 넘어, 북한이 실질적이고 생존 가능한 핵 억지력을 확보했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


신풍동 기지가 중국 국경과 불과 27km 떨어져 있다는 점도 전략적 의미를 더한다. 이는 미국의 선제공격 가능성을 억제하기 위한 배치로 풀이된다. 기지가 공격받을 경우 피해가 중국으로 확산될 수 있어, 북한은 이를 중국이라는 ‘전략 방패’로 활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보도에서 “CSIS 분석은 북한이 선제공격의 위험을 회피하면서도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 능력을 확장해 왔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한 “이동식 발사체계의 도입은 북한이 단순히 핵무기를 보유하는 단계를 넘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실질적 능력을 강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CSIS는 이번 신풍동 기지를 북한의 ‘전략 미사일 벨트’ 가운데 하나로 규정했다. 회중리·상남리·용림 등 다른 미신고 전략 기지들과 함께 북한의 확장된 핵 억지력과 타격 능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라는 것이다. 현재 북한은 약 15~20개의 탄도미사일 기지를 은닉·운영 중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단 한 번도 외부에 이를 공개한 적이 없으며, 북·미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도 기지 처리 문제는 다뤄진 바 없다.


보고서는 “신풍동 기지와 같은 은닉형 전략 미사일 기지는 동아시아뿐 아니라 미국 본토까지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북한 핵 위협이 양적 보유에서 질적 확장 국면으로 전환됐음을 경고했다.

 

<출처>

CSIS Beyond Parallel, “Sinpung-dong Missile Operating Base” (2025년 8월 20일 발표)

Wall Street Journal, “North Korea Has a Secret Long-Range Missile Base Near Chinese Border, Report Says” (2025년 8월 21일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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