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2부 선수의 메이저급 대회 제패…김민솔 "와, 이게 되네"
올해 2부 투어 4승 올리고 총상금 15억원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서 첫 우승
김민솔 우승 [KL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06년생 김민솔(19)이 '2부 투어 반란'을 일으켰다.
김민솔은 24일 경기도 포천시 포천힐스CC(파72·6천561야드)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총상금 15억원)에서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우승했다.
올해 2부 투어인 드림 투어에서 뛰는 김민솔은 이번 대회 추천 선수로 나와 쟁쟁한 1부 선수들을 제치고 정규 투어 첫 우승 기쁨을 누렸다.
KLPGA 투어에서 추천 선수 우승은 2019년 8월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유해란 이후 올해 김민솔이 6년 만이다.
지금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선수로 성장한 유해란 역시 당시 2부에서 뛰고 있었고, 그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는 악천후로 36홀 대회로 축소됐었다.
우승 김민솔 [KL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78㎝ 장신 김민솔은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했으며 지난해 7월 프로로 전향했다.
2022년 국내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공동 10위, 지난해 KLPGA 투어 교촌 레이디스오픈 준우승 등 프로에서도 성공할 유망주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KLPGA 투어 시드순위전 본선에서 83위에 머물러 프로 데뷔 시즌을 2부에서 시작해야 했다.
총상금 15억원의 '메이저급 대회'인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을 통해 화려하게 1부 투어를 제패한 김민솔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골프를 시작하고 큰 어려움 없이 순탄하게 성장해왔는데, 작년에 처음 골프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느꼈다"며 "저 자신도 부정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았다"고 힘들었던 시기를 돌아봤다.
그는 "부모님께서 '네가 정말 큰 선수가 되려고 지금 이렇게 힘든 것 같다'고 위로해주셔서 많은 도움이 됐다"며 "옆에서 많은 분께서 응원해주신 덕분에 저도 꺾이지 않고 '오히려 성장할 기회'라고 여기면서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민솔은 올해 2부인 드림 투어에서 4승을 거두며 '2부 최강'으로 자리매김했고 추천 선수로 가끔 나온 1부 투어 대회에서도 심심치 않게 선두권을 달린 끝에 이번 대회에서 첫 우승 축포를 드디어 쐈다.
우승 김민솔 [KL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3라운드까지 내내 선두를 놓치지 않았던 그는 이날 15번 홀까지 1타를 잃고 선두권에서 살짝 밀려나 있었지만 16, 17번 홀 연속 버디와 18번 홀(파5) 11m 이글 퍼트를 넣으며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정규 투어에서 처음 챔피언조 경기를 했는데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잘 마무리해 기쁘다"며 "앞선 1부 투어 대회 경험이 오늘 도움이 됐고, 끝까지 욕심내지 않고 차분하게 기다린 것이 좋은 결과가 됐다"고 돌아봤다.
이글 퍼트 상황에 대해 "'와, 이게 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넣으려는 마음으로 치긴 했지만 정말 들어갈 줄 몰랐다"고 설명했다.
김민솔은 이어 "내리막에 S자로 꺾이는 라인이었다"며 "날씨가 덥고, 시간도 오후 대여서 그린이 크게 빠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 짧지 않게 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2부 투어를 '조기 졸업'하고 9월부터 1부에서 활약하게 된 그는 "올해 1부에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멀게 느껴지기도 했다"며 "2부 투어도 좋았지만, 꿈이었던 1부에서 경기하게 돼 너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1부에서 더 많은 경험을 쌓으면서 배우겠다"며 출전하려던 다음 2부 투어 대회는 "오늘 저녁에 바로 (취소) 하겠다"면서 웃었다.
18번 홀 이글 성공 후의 김민솔 [KL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민솔은 "선두와 2타 이상 벌어지지는 않아서 욕심내지 않고 기다리면 기회가 온다고 생각했다"며 "같이 코스를 돈 프로님이 16번 홀에서 '화이팅하고 힘내자'라고 응원해주셔서 더 힘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사실 초반부터 지르고 싶었다"고 웃으며 "2023년부터 후원해주신 두산건설 역시 제가 골프가 안 될 때도 끝까지 믿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