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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약화에…미국 연준 내주 올해 첫 금리인하 전망
  • 연합뉴스
  • 등록 2025-09-12 10:5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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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약화에…미국 연준 내주 올해 첫 금리인하 전망


지표상 넉달째 고용 둔화…0.25%포인트 인하 가능성 94%


연내 추가 인하 전망도


법무부, '해임 이사 FOMC 참석 못하게 해달라' 항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오는 16~17일(현지시간) 예정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금융 시장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재개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11일 오후 7시 현재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25bp(1bp=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93.9%로 반영하고 있다. 50bp 인하 가능성은 6.1%로 반영했다. 금리 동결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로이터 통신은 8~11일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응답한 107명 중 105명이 이달 25bp 인하를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조사 때(61%)보다 올라갔다.


모건스탠리의 미국 경제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가펜은 "연준에는 노동 수요 둔화가 더 지속적인 것처럼 보이는 4개월치 증거가 있다"며 "간단히 말하면 현재 인플레이션은 무시하고 노동 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정책을 완화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연준은 4년 반 만에 금리 인하를 재개한 뒤 12월까지 75bp를 내렸다. 그러나 올해 들어 5회 연속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포함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한 뒤 결정하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고수해왔다.


그러나 연준이 "기다릴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판단한 중요한 근거 중 하나였던 '양호한 노동 시장'이 빠른 속도로 약화하고 있다는 지표가 잇따라 나왔다.


8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2만2천명 증가, 전문가 전망치(7만5천명)를 크게 밑돌았다. 또한 7월 일자리가 기존 발표치 '7만3천명 증가'에서 '7만9천명 증가'로 조금 높아졌지만, 6월 일자리는 '1만4천명 증가'에서 '1만3천명 감소'로 수정됐다. 일자리 감소는 2020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앞서 지난달 1일 발표된 7월 일자리 증가는 전월 대비 7만3천명에 그쳤다. 동시에 5~6월 증가 폭이 기존 발표치 29만1천명에서 3만3천명으로 25만8천명이나 축소돼 수정됐다.


노동 시장이 급랭하고 있다는 지표가 넉 달 연속 지속된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발표된 실업보험 지표도 다르지 않았다. 9월 첫째 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26만3천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망치 23만5천건을 대폭 웃돈다. 2021년 10월 넷째 주(26만8천건) 이후 가장 많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관세 영향이 서서히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준이 중시하는 7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작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예상치에는 부합했지만 2월(2.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랐다.


연준이 '2% 물가상승률' 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할 때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를 지표로 삼는다.


미 노동부가 11일 발표한 8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해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예상치에도 부합했다. 작년 동월 대비로는 3.1% 상승했다.


다만 8월 CPI는 전월 대비 0.4% 올랐다. 시장 예상치(0.3%)도 웃돌고 상승 폭도 7월(0.2%)보다 커졌다. 0.4% 상승은 1월(0.5%) 이후 최대치다. 작년 동월 대비로는 2.9% 올라 상승 폭이 7월(2.7%)보다 확대됐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에서 국가경제위원회(NEC) 부국장을 지낸 대니얼 호눙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그다지 크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노동 시장이 약화하고 있다는 보다 강력한 증거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9월 금리 인하가 거의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경제 자문인 조 라보르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1월에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만큼 노동 시장이 강하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장관이 말했듯 금리를 훨씬 더 크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연준에 쏠린 눈 연준에 쏠린 눈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재 시장 전망은 9월에 이어 추가 금리 인하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오는 12월까지 기준금리가 75bp 인하될 확률은 81.2%로 반영됐다. 이달에 25bp 인하를 가정하면 연내 50bp 추가 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셈이다.


한편 미 법무부는 리사 쿡 연준 이사가 다음주 FOMC 회의에 참석할 수 없도록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 결정이 이행될 수 있게 해달라며 항소 법원에 요청했다.


앞서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의 지아 콥 판사가 지난 9일 쿡 이사가 당분간 연준 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결한 데 대해 항소를 제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이유로 헌법 2조와 연준법이 부여한 권한에 따라 쿡 이사를 이사직에서 즉각 해임한다고 발표했다.


쿡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 조치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리사 쿡 연준 이사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리사 쿡 연준 이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 사임한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의 후임으로 지명한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장이 이번 FOMC 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연방 상원 은행위원회가 인준안을 가결 처리한 가운데 상원 본회의가 이르면 15일 인준안을 처리할 경우 16~17일 열리는 FOMC 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금리 인하를 지속해서 압박하는 한편 연준 이사진을 측근으로 채우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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