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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 이런 이가 국가안보기관의 수장이었다니…
  • 김일고 前중앙정보부 북한심리전단장
  • 등록 2025-11-10 0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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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총격을 받고 숨진 공무원이 실종 직전까지 탄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연합뉴스.

1995년 개봉 미국영화「크림슨타이드」가 있다. 영화의 명(名)대사 하나가 국가의 최고이익이 안보라고 배워온 내 뇌리와 가슴속엔 오래 맴돌아왔다.


“군인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자이지,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자는 아니다.”


내전으로 러시아를 장악한 구소련 강경파군부지도자가 핵미사일을 가동해 미국본토를 위협하는 3차 대전을 일으키려하자, 러시아 근해를 순항중인 미군핵잠수함 <알라바마>호가 이를 타격하라는 명령을 받았고, 함장이 실행에 옮기려하자 세계평화를 위해 사태를 더 기다려보자는 부함장의 만류를 억누르며 내 뱉은 일언(一言)이다.


많은 이들이 이 명화(名畵)는 보았을 것이고, 함장과 부함장의 격돌을 두고 찬반의 둘로 나뉘어 함께 논란에 가담해왔을 것이다. 양편 모두 일리 있다 할 것이다. 그러나 함장의 일언이 극단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국가의 안보를 지키는 군인이나 안보기관 공직자라면 당연히 함장의 편이어야 한다.


대통령은 국가적 위기에 대해서 좀 더 전략적으로 종합 판단해 대처방향을 결심할 것이지만, 국방부장관이나 국가정보원장이라면 당연히 적을 응징하는 방향에서 이길 수 있는 방책을 제시하고 건의해 실행해야 할 것이다.


느닷없이 왜 이 영화 이야기를 꺼낼까? 11월6일 한 YouTube를 통해 mbc 뉴스외전 정치고수다란 프로에 나온 전직 국가정보원장 박 아무개의 자기 한때 경력의 정체성 상실한 한숨 가득 나오는 발언들을 접해서다.


가볍기 그지없다. 세간에서 ‘국개’라 조롱받는 국회의원이고 정상배가 격에 어울리는 정치꾼으로나 남아있어야 할 인물이 국가안보기관수장이란 임무의 중량감 큰 국정원장이었다니 지난 일이지만 기가 막힌다.


발언내용의 배경과 내막은 다 조사해보지 않아 일일이 시비 걸 일이 아니니 그날의 발언만 두고 생각해 볼일이다.


북한군에 의한 서해 공무원사살 사건에 대해 ‘소위 서해피살사건’이라며 그와 관련한 자신의 혐의로 검찰이 2년 구형한 걸 두고 한 20년이 아니어서 자존심 상해 수육에 쏘맥을 했단다.


대북송금혐의로 특검에서 20년을 구형받았지만 대법원에서 살아왔고, MB때 보해저축은행에서 돈 3천만 원 받았다고 잡아넣으려 했는데 살아왔단다. 기왕이면 20년 때리지 2년이냐, 이번에도 살아올 것이란다. 사법기관의 구형과 선고를 20년이고 2년이고 해볼 테면 해보란다. 어디 애들 장난인가? 가까운 친구끼리 이야기면 몰라도, 많은 공중들이 지켜볼 전파를 매개로 하는 공개적 미디어에 출연하며 할 소리는 아니다. 사법기관의 공무를 비아냥거리는 꼴로 보인다. ‘살아온다’는 소리는 죄가 성립돼 구형을 받아도 정치적으로 재주를 부려 얼마든지 살아올 것이란 소리로 들린다.


서해공무원 피격사건 관련 혐의는 국정원장으로서 수집된 관련 군사첩보를 삭제하라고 지시했다고 감사원이 고발해서인데, 삭제지시를 받았다는 사람도 증거도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국정원의 메인서버에 남아있으니 지시를 하지 않았다는 논리를 편다.


지시의 증거는 더 밝혀질 일이지만, 메인서버에 남아있다고 해서 지시한 일이 없는 게 아니냐는 주장은 우습다. 국정원에서 정보와 자료의 존안은 생명과 같은 것이니 일시적 수장의 지시라도 늦추고 늦추어 본연의 임무를 다하려했을 수도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뜨내기가 정치적 목적으로 함부로 지우란다고 지우겠느냐.


북에 피격당한 서해 어업지도선 공무원이 자기 지역구 목포관할 완도주민이라며 부채가 많아 도박도 했다더라면서 자신들은 자진월북으로 본다고 한다.


‘카더라;를 자진월북 추정의 근거로 내세운 셈이다. 경솔하지 않은가.


국정원장 출신이라면 한 건이라도 외부로부터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이 침해되는 경우를 막아야 한다. 안보와 공안 부문 종사자들은 일말의 비정상적인 조짐에서도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대처해야 한다. 과도해도 말이다.


자신은 방관자이듯이 그 공무원이 월북이었다면 국방부가 책임져야 한단다, 국정원은 책일 질 일이 아니었나 당시의 국정원장은 관외자란 말이냐


북한의 외교통 김영남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영결식이 11월5일 있었던 것과 관련해 조문특사로 가겠다고 했단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6.15공동선언을 성사시킬 당시 북측 특사로 베이징에서 4.8합의서 작성했다며 친분을 과시한다, 김영남이 훤칠하고 미남이고 소프트하단다


그런 인연이니 특사로 가도 받아줄 것이고, 그를 계기로 경색된 남북관계에 돌파구도 마련할 것이란다.


당시엔 그랬었어도 국정원장을 지냈던 자신이 지금도 과연 적당하다 할 것이냐. 이제껏 정보기관이 북한과의 새 관계를 트는 상황조성과 막후교섭을 담당해왔던 것은 사실이다. 여러 가지 비선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남북관계 진전의 전면에 나서라는 건 아니다.


남북관계를 원해서의 일이라면 어떻게든 주무부처인 통일부가 나서야 한다. 자신이 개인적으로 북한지도층과 친분이 있다고 하는 자랑은 스스로 그들의 비선조직임을 인정하는 게 아닌지 모르는가? 역시 북한에 커넥션을 가지는 스파이인 모양이다란 소릴 들어도 싼 일이다.


국방부는 정규전과 때로는 특수부대를 통한 비정규전을 수행한다. 국정원은 당연히 전·평시 구분 없이 이른바 첩보전 정보전 등의 비정규전을 수행한다. 남북대화 진행상황 속에서도 그런 방면의 소득을 거두려한다. 전· 평시 막론하고 자유와 민주가 제한되는 상황 속에서 자유와 민주를 보존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게 안보기관들이다. 그런 안보기관들의 활동은 결코 민주적이거나 평화적일 수만은 없는 것이다. 늘 적을 염두에 두는 기관들이다. 


이념도 체제도 상관없이 통일만 되면 된다며 평화만 내 세우는 대북정책을 주장해온 정파의 정치인이었으면 됐을 박 아무개는 그런 자리의 수장을 맡지 말아야 했다. 맡았었다면 그에 합당하게 처신해야 한다는 말이다.


문재인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을 할 당시에 김정은이 자신에게 인민예술가의 칭호를 주려했단다. 그게 무슨 자랑이냐 아니면 여담으로라도 할 소리냐? 북한에서의 인민예술가란 게 진정 인민의 문화적 정서 함양에 공이 큰 이들이냐? 유일 세습독제체재를 유지하기 위한 김일성 일가 우상화의 선전도구일 뿐이 아니냐? 그걸 대한민국 공중의 이기인 전파매체에서 할 소리인가? 선거운동 정치 개그를 하려 나온 것인가?


박 아무개 씨는 집권당 더불어민주당의 고참 국회의원이시다. 국정원 원장도 해본 인물이다. 알거 모를 거 다 아는 이다.


국정원이 자유민주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를 지키는 기관이지만. 그 활동은 별개의 차원임도 아실 것이다. 모르겠거든 다시 한 번 공부하시고 격에 맞게 진중하게 처신하시길 바란다. 


김일고(金一鼓) 前중앙정보부 북한심리전단장·특전사 소령 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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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3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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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oomok2025-11-11 18:12:21

    대한민국의 정치꾼은 사기 아니면 모해 왜곡 허위 가짜들 천국이다. 이런 세상을 심판할 권리와 힘을 가진 것은 국민 뿐이다. 썩어빠진 인간들의 살아남기 전략전술의 정치무대다. 모두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느 한 쪽은 그렇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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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hysung2025-11-11 15:52:18

    매국 반역질에 대해 정조준 사살이 답이다.  지나친 온정주의와 몇 년 뒤 국가 혈세 보상질로 간쳡놈들만 육서어해온게 지금 이 나라다.  결국은 모두의 무덤을 파는 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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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ngyc712025-11-10 17:14:39

    가담한자들 법 최고형으로 다스려야 하는데 2년구형이 뭐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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