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청와대 국무회의 발언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X(구 트위터) 글이 다주택자 중과세를 둘러싼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이 글은 중과세 정책이 이미 예고된 일정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일부 언론 보도의 프레임을 비판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다주택 보유, 임대사업, 정책 비판, 언론 보도를 하나의 도덕적 범주로 묶는 표현도 함께 등장했다.
이러한 규정은 사실에 근거한 것일까. 본 팩트체크는 해당 글에 담긴 핵심 주장들을 항목별로 나눠 사실 여부와 인과관계를 검증한다.
정부를 부당하게 공격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X(구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다주택 보유와 이를 비판하지 않는 언론을 향해 “망국적 투기” “불로소득” “나라가 망해도 좋다는 태도”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집값과 임대료 상승으로 인한 결혼 포기·출산 감소의 원인을 투기 세력에 두고, 일부 언론이 이들을 두둔하며 정부를 부당하게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다주택자 중과세의 정책 일정이 이미 예고돼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날벼락’ 프레임을 반박한다.
그러나 동시에 다주택 보유, 임대사업, 정책 비판, 언론 보도를 하나의 도덕적 범주로 묶어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은 사실에 근거한 것일까. 하나하나 검증해 보자.
망국적 투기 발언의 진실
① 다주택 보유가 ‘망국적 투기’인가
다주택 보유는 하나의 상태일 뿐, 그 자체로 투기 행위를 의미하지 않는다.
다주택자는 투기 목적 보유자, 임대 수익 목적의 임대사업자, 상속·증여 등으로 다주택이 된 경우 등으로 구분된다.
특히 임대사업자는 전·월세 공급을 담당하며 임대차보호법과 세법, 각종 규제의 적용을 받는다. 모든 다주택자를 ‘투기꾼’으로 일반화할 수 있다는 사실적 근거는 없다.
② 결혼 포기와 출산 감소의 책임이 임대사업자에게 있는가
출산율 하락과 결혼 감소는 고용 불안, 소득 정체, 교육비 부담, 수도권 집중, 주거 비용 상승 등 복합 요인의 결과로 분석돼 왔다.
주거 비용이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나, 이를 특정 집단의 도덕적 문제나 행위 책임으로 귀속시킨 인과관계는 입증돼 있지 않다.
③ 임대소득은 모두 ‘불로소득’인가
불로소득은 일반적으로 노동이나 투자 리스크 없이 발생하는 소득을 의미한다.
임대소득은 초기 투자, 대출 부담, 유지·보수 비용, 공실 위험 등을 동반한다. 모든 임대소득을 불로소득으로 규정하는 것은 경제학적 정의와 일치하지 않는다.
④ 언론이 다주택자 편을 들며 정부를 ‘부당하게 공격’하고 있는가
일부 언론이 세 부담 증가와 시장 충격을 중심으로 정책을 비판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정책 효과에 대한 문제 제기이지, 특정 집단을 도덕적으로 옹호하거나 투기를 두둔했다는 사실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언론의 보도 내용을 넘어 보도의 동기와 의도를 단정할 수 있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는다.
⑤ ‘위기 요인은 우리 스스로 만들었다’는 표현은 정확한가
부동산 세제 설계와 중과세 유예의 반복은 정책 권한을 가진 정부와 정치권의 선택이었다. 이를 ‘우리 모두의 책임’으로 포괄할 경우, 정책 결정 주체의 책임은 집단 속으로 희석된다.
정책에 대한 비판까지 ‘악’의 범주로 규정해선 안 돼
이재명 대통령의 X 글은 다주택자 중과세가 오래전 입법됐고 4년간 유예됐으며 종료 시점이 예고돼 있었다는 정책 일정에 관한 사실 일부는 정확히 제시한다.
그러나 그 사실 위에 ‘망국적 투기’ ‘불로소득’ ‘나라가 망해도 좋다는 집단’이라는 강한 도덕적 규정을 덧씌우면서, 정책 비판과 사회 현상을 선·악 구도로 단순화했다.
팩트체크의 기준에서 중요한 것은 사실의 정확성뿐 아니라 사실에서 결론으로 이동하는 과정의 정합성이다.
정책 일정이 예고돼 있었다는 사실이 곧바로 정책 비판의 부당성이나 특정 집단의 도덕적 결함을 입증하지는 않는다.
설명의 언어가 규정의 언어로 바뀌는 순간, 정책 논쟁은 토론이 아니라 심판의 형태를 띠게 된다.
정책이 옳을 수 있다. 그러나 정책에 대한 이견과 비판까지 ‘망국’이나 ‘악’의 범주로 규정할 수는 없다.
이 지점이 바로, 이번 X 글에서 팩트와 평가가 교차하며 경계가 흐려진 핵심 지점이다.
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