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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가전업계…삼성 '선택과 집중'·LG '외연확장' 돌파구
  • 연합뉴스
  • 등록 2026-05-03 10: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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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요는 줄어드는데 중국 업체 거센 추격…전쟁발 리스크도 심화
  • 삼성, 프리미엄·고성장 사업 집중…LG, 글로벌·미래사업 강화


서울의 한 매장에 나란히 전시된 삼성전자와 중국 TCL TV서울의 한 매장에 나란히 전시된 삼성전자와 중국 TCL TV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때 한국 수출을 떠받치던 가전과 TV 산업이 글로벌 수요 둔화와 중국 업체들의 매서운 추격 속에 전례 없는 구조적 위기에 맞닥뜨렸다.


점차 깊어지는 부진의 늪에서 벗어날 전략으로 국내 가전 양강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기 다른 생존법을 택했다. 삼성전자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가전 생산라인을 닫는 등 '선택과 집중' 기조의 사업 재편을 통한 근본적 체질 개선에, LG전자는 글로벌 사업 구조 다변화와 로봇 등 신사업 투자 확대를 통해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TV·가전 사업을 맡은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사업부는 지난해 합산 연간 2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에는 5천억원의 흑자를 거뒀으나 3분기 1천억원, 4분기 6천억원의 적자를 각각 내면서다.


올해 1분기는 2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비교적 선방했지만, 전년 동기(3천억원)보다는 후퇴했다. 앞으로도 중동전쟁 발 고유가·고환율 기조와 물류비,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리스크에 더해 수요 저하,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 등으로 당분간 실적 개선은 녹록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VD·DA 사업부가 올해도 수천억원대의 영업적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업부별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지만, DA 사업부는 TV를 맡고 있는 VD 사업부와 비교해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프리미엄·대형 TV 판매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데 반해 가전에서는 에어컨 수요 회복에도 원가 상승과 관세 영향으로 실적 개선 폭이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빌트인 가전과 냉난방 공조시스템LG전자 빌트인 가전과 냉난방 공조시스템 [LG전자 제공]

LG전자에서 TV 등 디스플레이 기반 제품 사업을 맡은 MS사업본부는 지난해 영업손실 7천509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가전을 맡은 HS사업본부는 영업이익 1조2천793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이들 사업부는 올해 1분기에는 실적이 개선됐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수요 회복이 둔화할 수 있고, 고환율 지속과 반도체·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이어지는 데다 경쟁도 심화하고 있어서다.


특히 TV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작년 출하량 기준 글로벌 TV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합산 점유율은 25%로 삼성전자(15%)·LG전자(9%)의 합산 점유율(24%)을 2년 연속 추월했다.


삼성전자는 단일 기업 점유율에서는 세계 시장 1위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12월 기준으로는 중국 TCL(16%)에 밀려 2위(13%)로 내려갔다. 특히 내년 4월에는 일본 소니와 TCL의 합작회사가 출범하면서 합산 20%대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삼성전자가 오랫동안 지켜 온 연간 TV 시장 선두 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 2026년형 TV 신제품 미디어 브리핑삼성전자 2026년형 TV 신제품 미디어 브리핑 [연합뉴스 자료사진]

심화하는 가전·TV 위기에 삼성전자는 수익성이 부족한 식기세척기·전자레인지 등 일부 가전 생산 라인을 정리하고 외주 생산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럽의 TV 생산 거점인 슬로바키아 공장은 이달 중 가동을 중단하고 설립 24년 만에 폐쇄할 예정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삼성전자가 연내 중국에서 가전·TV 판매 사업을 철수할 예정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대신 '비스포크' 시리즈 세탁기와 냉장고, 에어컨 등 프리미엄 제품군에 역량을 모은다. 동시에 냉난방공조(HVAC), 기업 간 거래(B2B) 등 성장성이 높은 사업에 집중한다.


LG전자는 사업 외연 확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선진 시장 위주였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남반구 중심 신흥 시장인 '글로벌 사우스'로 다변화해 프리미엄부터 중저가 시장을 아우르는 제품군까지 확대해 점유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특히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에서는 2030년까지 매출 2배 성장이라는 도전적 목표를 세우고 현지화 전략에 박차를 가한다.


LG 클로이드와 주먹인사 하는 LG전자 류재철 CEOLG 클로이드와 주먹인사 하는 LG전자 류재철 CEO [LG전자 제공]

로봇을 비롯한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나선다. LG전자는 지난 1월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에서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LG 클로이드'와 로봇의 관절·근육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 액추에이터용 브랜드 '악시움'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2028년 홈 로봇 상용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전략은 접근법은 다르지만, 수익 구조 안정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라는 공통 목표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한다"며 "두 기업의 전략 실행력에 따라 한국 가전 산업의 향방도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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