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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北은 통일 지우고, 정부는 9·19 복원… 남북정책의 엇갈린 현실
  • 한미일보 정치부 기자
  • 등록 2026-05-26 13: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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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총련 강령서 ‘통일’ 표현 삭제… 북한 두 국가론 해외조직까지 반영
  • 통일부는 9·19 군사합의 복원 방침 재확인… 비행금지구역 복원은 지지부진
  • 북한은 적대국가론 고착, 정부는 신뢰 회복 전제한 과거 합의 복원 추진

일본 도쿄의 조총련 중앙본부 건물 [사진=연합뉴스]

북한은 ‘통일’을 지우고 있다. 재일 친북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은 4년 만에 연 전체대회에서 강령과 주요 과업에서 통일 관련 표현을 삭제했다. 

 

반면 한국 정부는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단계적으로 복원하겠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북한은 남북관계를 동족 관계가 아니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고착화하고 있는데, 한국 정부는 여전히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전제로 한 과거 남북 합의 복원을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조총련은 지난 23~24일 일본 도쿄 조선문화회관에서 제26차 전체대회를 열었지만, 과거 반복됐던 통일 관련 표현은 이번 보고에서 사라졌다. 2022년 제25차 전체대회 당시 ‘자주통일운동’이 주요 과업으로 언급됐던 것과 비교하면 노선 변화는 뚜렷하다.

 

조총련 강령서 사라진 ‘통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23년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라고 규정했다. 


이후 북한은 대남 기구와 선전 체계에서 통일 관련 표현을 지우고, 남측을 별도 국가이자 적대 대상으로 규정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재편해 왔다.

 

이번 조총련 전체대회는 그 변화가 해외 공민단체의 강령과 활동 노선까지 내려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조총련은 오랫동안 북한의 대남 통일전선 전략과 재일동포 조직화를 연결하는 창구 역할을 해왔다. 그런 조총련이 통일 대신 권익옹호와 민족성 고수를 전면에 세운 것은 북한식 ‘두 국가론’이 해외 동포사회 운영에도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민단과의 협력 표현이 빠진 점도 같은 맥락이다. 


4년 전 조총련은 민단을 비롯한 각 계층 동포들과의 단합사업을 언급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관련 표현이 사라졌다. 남북을 하나의 민족 내부 관계로 보는 기존 통일전선 문법이 후퇴한 것이다.

 

정부는 9·19 복원 입장 재확인

 

같은 날 통일부는 9·19 군사합의 복원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9·19 합의 복원 협의가 전면 중단됐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구체적인 복원 조치를 유관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엔사와의 협의 중단 여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8월 광복절 경축사에서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단계적으로 복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올해 2월 9·19 합의 가운데 비행금지구역 설정부터 복원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발표 이후 석 달이 넘도록 가시적 조치는 나오지 않고 있다.

 

비행금지구역은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항공기와 무인기 등의 군사 활동을 제한하는 조치다. 

 

긴장 완화 효과가 있는 반면, 북한의 무인기·미사일·포병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우리 군의 감시·정찰 운용과 한미연합 대비태세에 제약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엇갈린 남북정책의 현실

 

문제는 9·19 군사합의 복원이 전제하는 남북관계의 문법과 북한이 현재 채택한 대남 노선 사이의 간극이다. 

 

9·19 군사합의는 남북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 적대행위를 중지한다는 전제 위에 서 있다. 

 

상대가 합의 이행의 당사자라는 최소한의 신뢰가 있어야 작동할 수 있는 구조다. 그러나 북한은 지금 남측을 통일의 상대가 아니라 적대국가로 규정하고 있다. 

 

조총련 강령에서 통일 관련 표현이 사라진 것은 이 노선이 수사에 그치지 않고 제도와 조직, 해외 동포사회 운영까지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9·19 합의 복원을 계속 추진한다면, ‘북한이 이미 바꾼 남북관계의 문법을 얼마나 현실적으로 반영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피하기 어렵다.

 

조총련 강령에서 사라진 ‘통일’과 통일부가 재확인한 ‘9·19 복원’은 별개의 뉴스가 아니다. 

 

하나는 북한이 남북관계의 기본 문법을 바꿨다는 신호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이 그 변화 앞에서 어떤 현실 인식을 갖고 있는지를 묻는 장면이다. 

 

평화는 필요하지만, 평화를 위한 조치가 작동하려면 상대의 전략 변화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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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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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6-05-26 21:57:02

    두국가론을 고착화한다면 만약 북한정권이 붕괴되어도 우리가 못들어간다는게 되는것 아닐까? 왜냐면 정동영이가 북조선을 인정해야한다는데 결국 남의 나라가 되는거니까  못들어가네 맞네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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