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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입' 강조한 워시…연준 20년 소통 관행 끝나나
  • 연합뉴스
  • 등록 2026-06-16 11:3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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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년전 "내 예측도 완벽하지 않을 테니 굳이 제시하지 않겠다"
  • WSJ "점도표 없앨 가능성도"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말은 너무 많이 하지 말고 생각을 많이 하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케빈 워시 신임 의장이 지난해 한 연설에서 연준에 대해 조언한 말이다.


역대 최대 기업공개(IPO)인 스페이스X 상장이 마무리되고,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에 합의하면서 이제 시장의 관심은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 쏠리고 있다.


연준은 16~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금리정책을 결정한다, 회의 직후 워시 의장은 기자회견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워시 의장의 평소 소신이 '연준은 말을 많이 하면 안 된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기자회견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수십년간 연준이 통화정책에 대해 시장과 공개 소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믿어왔지만, 워시 의장은 정반대의 생각을 17일 기자회견에서부터 입증하기 시작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보도했다.


워시 의장은 10년 넘게 연준의 입은 무거워야 한다고 말해왔다. 연준이 시장과 너무 많은 소통을 하게 되면 오히려 스스로의 발언이 족쇄가 돼 통화정책을 제대로 펴기 어렵다는 게 그 이유다.


따라서 그동안의 '투명성 강화 기조'를 1990년대의 폐쇄적이고 신중했던 시절로 되돌리려 한다.


지금의 적극 소통 기조는 2008~2009년 금융위기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만들었다. 위기 극복을 위한 연준의 정책 결정 배경을 국민에게 일일이 설명하며 향후 방향도 적극 제시했다.


당시 연준 이사였던 워시는 유동성 공급 조치인 연준의 채권 매입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며 2011년 사임했다.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 [AFP/게티이미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워시 의장은 2021~2022년 물가가 급등하던 시기에 연준이 잘못된 예측을 한 것을 '무거운 입'이 필요한 이유로 자주 든다.


당시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일시적 현상"이라고 많이 언급했는데 이 예측은 틀렸고 결국 연준이 뒤늦게 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했다.


연준 인사들이 예측성 발언을 하고 나면 상황이 바뀐 후에도 오랫동안 그 예측을 옹호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고, 예측은 확고한 약속처럼 돼버린다는 것이다.


워시 의장은 1년 전 스테이트 스트리트 콘퍼런스 연설에서 "잘하지 못하는 일은 덜 해야 한다. 당시 연준의 예측은 형편없었다. 내 예측도 완벽하지 않을 테니, 굳이 제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워시는 연준 관련 기사가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아야 한다는 인식도 확고하게 갖고 있다.


그는 2015년부터 중앙은행 총재들은 신문 1면에 나오려 하지 말고 '경제 B12면' 정도에 나와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해에도 금리 관련 기사는 아주 간결하게 6문장 정도로 쓰면 된다고 말했다. 즉 초짜 기자가 '금리가 0.25%포인트 인상, 혹은 인하한다'는 내용만 넣어서 쓰면 된다는 것이다.


워시 의장은 그간 연준을 포함해 각국 중앙은행들 사이에서 관행으로 자리 잡은 점도표 공개도 없앨 가능성이 있다고 WSJ는 내다봤다.


연준은 FOMC 회의가 끝나면 위원들이 향후 미래 시점에 금리가 어느 수준에 있을지를 예상한 점도표를 공개해 왔다.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투명성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만들어졌다. 이 역시 통화정책 결정이 어느 한순간 이뤄지는 게 아니라는 걸 알릴 필요가 있다는 버냉키 전 의장의 아이디어였다.


버냉키 전 의장은 2003년 "모호함은 나름의 용도가 있지만, 주로 포커처럼 비협력적인 게임에서나 쓰인다. 통화정책은 협력적인 게임으로, 핵심은 금융 시장을 우리 편으로 만들고 그들이 우리 대신 일을 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점도표 공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워시 의장이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금까지는 과감하게 칼질하기보다는 온화하고 부드러운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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