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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첫 국조특위는 왜 낙제점을 받았나
  • 한미일보 정치부 기자
  • 등록 2026-06-24 08:5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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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정선거’ 빠진 명칭, 출발부터 신뢰 흔들려
  • 선관위 방어·증인 불출석·여야 시각차까지 겹쳐
  • 45일 국조 한계 뚜렷…특검 동시 진행이 핵심
국회는 현재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사태 등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미일보는 해당 국정조사를 이하 ‘참정권 침해 진상조사 국조특위’로 표기한다.<편집자 주>

위철환 선관위원장 직무대행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투표용지 부족사태 등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동완 사무총장 직무대리, 위철환 선관위원장 직무대행,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 허철훈 전 사무총장. [사진=연합뉴스]

참정권 침해 진상조사 국조특위 첫 회의가 낙제점을 받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분명하다. 국정조사는 시작됐지만,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은 한 발짝도 전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첫 회의가 낙제점을 받은 이유는 크게 다섯 가지다. 명칭의 한계, 위원장 신뢰 논란, 선관위의 방어적 태도, 증인·자료 제출 논란, 그리고 여야 시각차와 제한된 일정이 드러낸 구조적 한계다.

 

명칭부터 신뢰를 잃은 국정조사

 

첫 번째 문제는 명칭이다. 이번 국조의 정식 명칭에는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이 들어갔지만, 핵심 쟁점인 ‘부정선거’라는 표현은 빠졌다. 국민이 투표소에 갔는데 투표용지가 없었고, 일부 투표소에서는 투표가 중단됐으며, 선관위 내부에서 개표 중단 의견까지 제기됐다면, 이는 단순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아니라 부정선거 여부를 규명해야 할 사안이다.

 

물론 거대 여당의 반대가 있었을 수 있다. 그러나 국정조사의 명칭은 단순한 표지가 아니다. 무엇을 조사할 것인지, 어떤 성격의 사건으로 볼 것인지, 어디까지 책임을 물을 것인지를 정하는 첫 문장이다. 


정식 명칭에서 ‘부정선거’라는 본질적 문제 제기가 빠진 순간, 국조는 출발부터 신뢰의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위원장 인선에 따라붙은 정치적 불신

 

두 번째 문제는 위원장이다. 윤상현 의원이 특위 위원장을 맡은 것은 절차상 결정일 수 있다. 그러나 참정권 박탈 의혹을 끝까지 파헤쳐야 하는 자리에는 절차적 중립성뿐 아니라 정치적 신뢰가 필요하다.

 

윤 위원장 인선은 보수 지지층 내부에서 제기돼온 정치적 불신을 해소하지 못했다. 이번 사태를 부정선거 문제로 인식하는 유권자들이 위원장의 의지와 끝장 규명 가능성을 의심한다면, 국조는 시작부터 신뢰 비용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참정권 침해 진상조사 국조특위가 국회 안의 절차적 기구에 그치지 않고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는 장이 되려면, 위원장 체제부터 강한 신뢰를 확보했어야 했다.

 

책임보다 방어가 앞선 선관위 답변

 

세 번째 문제는 선관위의 태도다. 위철환 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은 국조장에서 재선거 요구를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했다가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했다. 위 직무대행은 이재명 대통령과 사법시험·사법연수원 동기라는 이력과 이른바 ‘밥친구’ 논란까지 받아온 인사다. 


그런 인사가 참정권 박탈 사태를 다루는 국조장에서 재선거 불가 취지의 발언을 당당하게 내놓은 장면은, 반성과 책임을 기대했던 국민에게 또 다른 불신을 안겼다.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의 답변 태도도 신뢰 회복에는 부족했다. 노 전 위원장은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지만, 투표용지 인쇄 기준을 60%에서 50%로 낮춘 결정 과정과 사전 보고 여부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변을 이어갔다. 


국민의 투표권을 좌우한 결정에 대해 최고 책임자가 명확한 기억과 기록으로 답하지 못한다면, 국조는 진상규명이 아니라 책임 회피의 장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선거 다음 날 새벽 중앙선관위 회의록도 이 같은 공백을 드러낸다. 보도에 따르면 6월 4일 새벽 회의에서 사무처는 본투표일 투표용지 인쇄매수가 “50%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보고했다. 투표용지 인쇄 비율은 행정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참정권 보장의 문제다. 


그런데 사후 회의에서 나온 설명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라면, 선거관리 판단 체계 자체가 수사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같은 회의에서 잠실7동 제2투표구 개표를 중앙위원회 논의 전까지 잠시 중단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이 제기된 점도 중요하다. 선관위 내부에서도 사태의 중대성을 인식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개표는 진행됐고, 이후 선관위는 재선거 사유가 아니라는 방향으로 정리했다. 국조는 이 판단의 법적 근거와 의사결정 라인을 확인해야 하지만, 공개 질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불출석·자료 제출 논란이 키운 실효성 의문

 

네 번째 문제는 증인 불출석과 자료 제출 논란이다. 첫 회의부터 중앙선관위원 상당수가 불출석했고, 여야 질타 뒤에야 일부가 뒤늦게 출석했다. 참정권 침해 의혹을 조사하는 자리에 선거관리 책임자들이 제때 나오지 않은 것 자체가 국민 신뢰를 무너뜨렸다.

 

여기에 증인 출석을 둘러싼 사전 모임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단순 불출석이 아니라 사전 조율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도 커졌다. 국조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증인은 출석하고, 자료는 제출되며, 책임자는 기록으로 답해야 한다. 그러나 첫 회의에서 국민이 본 것은 그 반대였다.

 

자료 제출 태도 역시 문제다. 국조위원들이 요구한 핵심 자료에 대해 선관위가 자료가 없다고 하거나 사실상 제출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정조사는 시작부터 한계에 부딪힌다. 


회의록 원본, 상황일지, 현장 보고 기록, 개표 강행 판단 자료가 없거나 제출되지 않는다면 국회는 무엇으로 진상을 규명할 것인지 의문이 제기된다.

 

수치와 시점의 정정도 선관위 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게 만든다. 선관위는 국조 업무보고 과정에서 투표용지 부족 최초 인지 시점과 추가 교부 투표소 수를 기존 발표와 달리 정정했다. 


기초 수치와 시간이 바뀐다면 선관위의 사후 발표는 결론이 아니라 조사 대상이 된다.

 

여야 시각차와 제한된 일정의 한계

 

다섯 번째 문제는 여야 국조위원들의 엇갈린 시각과 제한된 일정의 한계다. 첫 회의에서 여야는 선관위의 부실한 선거관리와 불성실한 태도를 함께 질타했다. 그러나 문제의 성격 규정과 해법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여당은 선관위 구조 개혁과 제도 개선에 무게를 둔 반면, 야당은 위철환 직무대행 사퇴 요구와 특검 필요성을 앞세웠다.

 

이 차이는 단순한 정치적 입장 차이에 그치지 않는다. 여당이 제도 개혁론을 앞세울수록 책임 규명은 뒤로 밀릴 수 있고, 야당이 특검론을 제기하더라도 국조 내부에서 합의되지 않으면 강제수사로 이어지기 어렵다. 


이번 사안은 선관위 제도 개혁만으로 정리될 문제가 아니다. 먼저 밝혀야 할 것은 누가 투표용지 인쇄 기준을 낮췄고, 누가 위험을 검토했으며, 현장 보고가 어느 단계에서 지연·누락됐는지다.

 

일정 자체도 한계를 보여준다. 참정권 침해 진상조사 국조특위는 8월 1일까지 45일간 활동한다. 7월 1일 2차 기관보고, 7월 8일 현장조사, 7월 14일 1차 청문회, 7월 22일 2차 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국정조사는 공개 검증 절차로서 의미가 있지만, 이 일정만으로 핵심 증거를 신속히 보전하고 책임 라인을 강제로 추적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첫 참정권 침해 진상조사 국조특위는 진상규명의 출발점이 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관위원 불출석, 자료 제출 논란, 핵심 기록 공백, 책임 회피성 답변, 여야 시각차가 이어지면서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을 위해 한 발짝도 전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조와 특검 동시 진행 관철 요구 커져

 

이 때문에 국정조사와 특검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는 요구가 힘을 얻고 있다. 국정조사는 공개 질의와 자료 제출 요구를 통해 쟁점을 드러내는 절차다. 반면 특검은 압수수색, 포렌식, 관련자 진술 확보, 증거보전 등 강제수사를 통해 책임 라인을 추적할 수 있다. 두 절차는 대체 관계라기보다 역할이 다른 병행 절차에 가깝다.

 

특검이 필요하다는 주장의 핵심은 수사 대상의 성격에 있다. 


이번 사안은 단순히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행정 착오 여부에 그치지 않는다. 투표용지 인쇄 기준 변경 과정, 위험 검토 여부, 현장 보고 체계, 추가 투표용지 교부 과정, 투표함 보관·이송·개표 절차, 개표 강행 판단의 법적 근거가 모두 확인 대상이다. 


이 과정에서 사후 해명과 실제 기록 사이에 차이가 드러날 경우 허위보고, 직무유기, 증거 은폐 여부까지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공개 검증은 국조가 맡고, 강제수사는 특검이 맡는 병행 구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신속한 특검론은 정쟁 차원의 요구가 아니라, 참정권 침해 의혹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적 요구로 확산되는 흐름이다. 


기록이 없으면 책임도 없다. 책임이 없으면 재발 방지도 어렵다. 첫 국조특위가 보여준 것은 바로 그 한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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