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은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옷값 구입 의혹과 관련해 보완수사에 나설지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청이 폐지되려면 아직 여덟 달가량 남았지만, 검찰은 벌써 고위공직자가 연루된 ‘권력 수사’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서 일찌감치 손을 떼는 분위기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옷값 구입 의혹 과 관련해 보완수사에 나설지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검찰은, 경찰이 지난달 29일 기존 불송치 결론을 유지하자 재수사 요청을 통해 김 여사의 소명을 직접 들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경찰은 김 여사를 단 한 차례도 소환하지 않았다.
검찰은 경찰이 재수사 요청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30일 이내에 사건 송치를 요구할 수 있다. 송치 요구를 하지 않으면 사건은 무혐의 종결된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검찰개혁이 추진되면서 검찰 내부에서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직접 수사하기보다 경찰로 보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관련 이재명 대통령 고발 사건 △김민석 국무총리 재산 신고 누락 의혹 고발사건 △조은석 내란특검 특별검사와 민중기 김건희 특검 특별검사 고발 사건을 경찰로 넘겼다.
한 반부패사건 담당 검사는 “예전 같으면 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나 강선우 의원 사건도 검찰이 수사했겠지만 검찰 자체를 색안경을 끼고 보는 상황에서 수사 의욕을 잃었다”고 말했다.
2021년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직접 수사 범위는 부패·경제범죄로 줄어들었지만, 검찰은 ‘검사의 수사 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에 따라 정치자금법, 공직선거법 등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 등을 대상으로 한 권력 수사는 가능한 상황이다.
검찰 안팎에선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소시효가 6개월인 공직선거법 사건이 경찰 수사 과정에서 묻힐 우려도 나온다.
검찰 측에서는 “10월이면 검찰청이 사라진다. 시효가 임박한 사건을 경찰이 모두 맡을 경우 수사 부실로 인해 향후 재판에서 유죄 입증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정숙 여사의 옷값 청와대 특별활동비 사용 의혹 고발인인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은 “검찰청 폐지를 앞둔 시점이라도 법의 공정성을 위해 검찰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촉구했다.
임요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