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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90만 배럴 놓치고 ‘승용차 5일제’… ‘뒷북 행정’에 뿔난 민심
  • 한미일보 사회부 기자
  • 등록 2026-03-25 17: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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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축 있다더니 못 썼다”…에너지 대응 체계 구조적 허점 드러나
  • 위기 때마다 반복되는 통제 정책…시장보다 행정이 먼저 움직인다

5부제 시행 점검 중인 군포시청. 중동 사태에 따른 에너지 절약 조치로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가 강화 시행된 첫날인 25일 전국 공공기관은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 제도를 이행했다. [사진=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긴장 고조로 에너지 수급 불안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정부가 ‘승용차 5일제’를 도입하면서 수요 억제에 나섰다. 

 

그러나 정작 시장에서는 “또 뒷북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공급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소비를 줄이겠다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논란의 출발점은 ‘원유 90만 배럴’이다. 

 

울산에 저장돼 있던 국제공동비축 물량에 대해 정부가 우선구매권을 갖고 있었음에도, 이를 제때 행사하지 못하면서 해당 물량이 해외로 빠져나갔다. 결과적으로 위기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었던 전략 물량이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문제는 이 사건이 단순한 행정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는 점이다. 정부는 평소 “충분한 비축량”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실제 위기 상황에서 그 비축이 작동하지 않았다면, 이는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다. 비축은 존재했지만, 사용할 수 없는 비축이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꺼낸 카드가 ‘승용차 5일제’다. 차량 운행을 제한해 연료 소비를 줄이겠다는 조치다. 과거 석유 파동 시기에도 등장했던 방식으로, 위기 대응의 가장 전형적인 행정 수단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 조치를 두고 “공급 실패를 소비 통제로 덮으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이번 대응 흐름은 일정한 패턴을 보인다.

 

공급 확보 실패 → 가격 상승 → 수요 억제 정책 → 국민 부담 전가.

 

정책의 방향이 시장 대응이 아니라 통제 중심으로 이동하는 구조다. 특히 원유 수급 불안이 예상됐던 상황에서 사전 대응보다 사후 조치가 먼저 나온 점은 정부의 위기 관리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더 큰 문제는 신뢰다. 

 

정부는 그동안 “에너지 비축은 충분하다”고 반복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그 말이 현실과 얼마나 괴리되어 있는지를 드러냈다. 비축 규모가 아니라, 비축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가 핵심이라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에너지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위기 초기에 확보한 물량은 단순한 양이 아니라 대응 여유를 의미한다. 이번에 놓친 90만 배럴은 단순히 몇 시간 분의 소비량이 아니라, 초기 대응의 시간을 잃어버린 사건이다.

 

그 결과 정부는 다시 소비 통제라는 가장 손쉬운 카드로 돌아왔다. 

 

그러나 시장은 이미 알고 있다. 공급을 놓친 상태에서의 통제 정책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에너지 수급 문제가 아니다.

 

“위기 대응 체계가 실제로 작동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리고 그 답은, 지금까지의 흐름만 보면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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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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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6-03-26 08:06:24

    공작관님은 90만배럴이 중공으로 갔는데 최종목적지는 북중간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북한일것 이라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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