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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의 한미칼럼] ‘검찰 3적’이라는 위험한 프레임
  • 김영 기자
  • 등록 2026-03-25 12: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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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앙일보가 만든 질문, 전직 총장이 답한 정치적 언어
  • 구속을 기준으로 검찰을 재단하는 순간 법치는 무너진다
  • 도이치모터스의 본질은 입증…논쟁의 출발부터 잘못됐다

오는 10월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을 위한 법안의 국회 입법 절차가 지난 21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완료됐다. 이로써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검찰청을 대신해 기소와 중대범죄 수사를 각각 따로 맡는 새 형사사법 기구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기존 검찰의 특별사법경찰관리에 대한 지휘·감독권은 폐지됐고, '권한남용 금지' 조항이 신설됐다. 아울러 검사의 징계 사유로 '파면'을 명시함으로써 탄핵 절차 없이도 검사의 파면을 가능케 했다. 사진은 2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중앙일보는 25일  “김건희만 구속했어도 검찰은 살았다”는 취지의 기사에서 전직 검찰총장 3인의 발언을 전면에 배치했다. 


이들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거론하며 “그때 구속했어야 했다”, “그 선택 하나로 검찰이 무너졌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기사는 이를 통해 검찰의 몰락 원인을 특정 판단의 실패로 정리한다.

 

그러나 이 보도는 중요한 질문 하나를 건너뛴 채 출발한다. 


형사 사건에서 핵심은 구속이 아니라 입증이다. 범죄 혐의가 소명되지 않으면 구속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중앙일보는 “왜 입증하지 못했는가”가 아니라 “왜 구속하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을 전면에 내세운다.

 

이 질문이 모든 논쟁을 왜곡한다.

 

형사 절차에서 구속은 결과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조건이 충족될 때만 가능한 제한적 수단이다.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을 때에만 허용된다. 


따라서 수사의 본질은 언제나 ‘입증’이다. 구속 여부는 그 다음 문제다.

 

그러나 중앙일보는 이 순서를 뒤집었다. 


입증의 문제를 구속의 문제로 바꿨다. 그리고 이 잘못 설정된 질문 위에 전직 총장들의 발언을 쌓아 올렸다. 


결국 독자는 하나의 결론으로 유도된다. “그때 구속했어야 했다.”

 

이 지점에서 전직 총장들의 발언이 등장한다. 


그러나 그 발언들은 독립적인 판단이라기보다, 이미 설정된 질문 구조에 대한 응답에 가깝다. 질문이 정치적이면, 답도 정치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본질은 이미 정리돼 있다. 


공모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고, 사건은 일단 종결됐다. 이 판단이 타당했는지 여부는 비판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비판의 출발점은 “왜 입증하지 못했는가”여야 한다.

 

그럼에도 논쟁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왜 구속하지 않았는가.” 이 질문은 법적 판단을 정치적 결과로 치환한다. 입증이 아니라 상징을 요구하는 질문이다.

 

‘검찰 3적’이라는 표현은 이 잘못된 질문 위에서 탄생한 결과물이다. 


법적 판단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기대된 결과를 만들어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검찰을 비난하는 구조다.

 

그래서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을 흔든 것은 정말 그들의 판단이었는가. 아니면 중앙일보가 설정한 이 질문 구조 자체가 문제였던 것은 아닌가.

 

진정한 ‘검찰 3적’을 찾으려면, 발언의 내용이 아니라 프레임의 출발점을 봐야 한다. 


법의 기준을 지우고 정치적 결과를 요구하는 질문, 바로 그 질문이 검찰을 흔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법은 느리고 불편하다. 그러나 그 불편함을 견디지 못하고 정치적 속도를 요구하는 순간, 법치는 무너진다. 그리고 그 시작은 언제나 질문의 왜곡에서 출발한다.

 

이번 중앙일보 보도는 그 전형적인 사례다. 


검찰을 비판하는 기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법을 정치로 끌어내리는 질문을 던졌다. 그 질문 위에서 어떤 답이 나오든, 결론은 이미 정해져 있었던 셈이다.



중앙일보가 지목한 전직 검찰총장의 발언


김오수·이원석·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김건희 사건(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만 잘 처리했어도 검찰이 이렇게까지 망가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들이 ‘검찰 3적(敵)’이란 거친 말까지 들리더라.

(전 검찰총장 K) 

 

김건희를 구속했어야 한다.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그것만 했어도 검찰이 지금 이렇게 안 됐다. 이원석이 김건희를 구속하고 물러났으면 본인도, 검찰도 다 살았다.

(전 검찰총장 I) 

 

검사들의 마인드를 완전히 망가뜨린 건 윤석열 전 대통령이 갖고 있었던 ‘삼국지식(式) 의리 개념’이다. 친구들끼리나 지킬 의리를, 냉정한 공무를 해야 할 검사들이 중시하면서 망가졌다.

(전 검찰총장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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