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이란이 사실상 봉쇄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 관리를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이 하도록 하겠다면서 한국에 대한 불만을 강조하는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부활절 오찬 행사 중에 호르무즈 해협의 문제가 심각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얘기하고 있었다.
그는 "문제는 해협 어딘가에 기관총을 든 테러리스트가 한 명 있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그들은 '아, 완전히 안전하지는 않아.'라고 말할 것이다."라고 지적하고, "그러니, 그들이 하게 내버려 두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프랑스가 하도록 내버려 두자. 그들은 그 해협에서 많은 석유를 얻는다. 유럽 국가들이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두자. 그런데, 우리한테 도움이 되지 않았던 한국이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두자."라며 한국을 언급했다.
그는 "한국은, 그거 알아, 우리는 핵 무력(nuclear force) 바로 옆의 험지에 4만5천명의 군인을 두고 있는데도 말이지"라고 덧붙였다.
'핵 무력'은 북한을 지칭한 것이고, 4만5천명의 주한미군 숫자는 1950년부터 2026년까지 매년 파병된 주한미군 수의 전체 평균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필요할 때 도움을 받지 못했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탈퇴할 것을 "강력히 검토"한다고 밝힌 와중에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일본이 하게 두자. 그들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석유 90%를 가져온다. 중국이 하게 두자. 그들이 하게 두자"고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도대체 무엇을 위해 하는 건가요?"라고 물었다.
백악관은 해당 생중계 영상을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삭제한 상태지만, 다른 방송사들의 생중계 영상이 기록을 남아있어 확인은 가능하다.
다른 나라들과 달리 한국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미국의 도움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점을 설명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한미동맹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다소 민감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나토에 집중했던 비판의 방향을 동북아시아 3국으로 돌리는 듯한 모습도 이전과는 달리는 모습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란 분쟁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다가서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가 이제 한국, 일본, 중국으로 향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북한의 핵 리스크를 거론한 점은 최근 주한미군이 한국 정부와 빚어온 갈등과 관련해서 한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지역에서 석유를 구입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나라들에게 미국의 석유를 구매하라는 옵션을 첫번째 선택지로 제시한 바 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과 전쟁을 벌이면서도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한국과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 교역국들을 상대로 '과잉 생산 및 생산역량', '강제노동에 의한 생산품 수입' 등을 문제 삼아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는 향후 더 높은 관세 부과가 있을 것을 예고하고 있다.
물론 부활절 오찬 행사가 당초 비공개였던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을 좀 더 편하게 했을 수도 있다. 백악관이 영상을 게시했다가 삭제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말고도 여러 나라를 줄줄이 거론한 상황이라 한국에 대한 불만이 실제적 조치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NNP=홍성구 대표기자 / 본지 특약 NNP info@newsandpo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