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로 출연한 조진웅. [연합뉴스] 영화배우 조진웅의 소년범 전력을 처음 보도해 소년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기자들이 수사가 시작된 지 5개월 만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사건은 지난해 12월, 배우 조진웅이 고교 시절(1994년경) 차량 절도 및 성폭행 관련 범죄에 연루되어 소년보호처분을 받았다는 의혹이 보도되던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탄탄한 연기력으로 사랑받던 배우의 중범죄 의혹에 대중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것도 흔한 폭행 사고가 아닌 일진, 절도, 성범죄 의혹이 포함되었기에 대중의 실망감은 더 컸다. 무엇보다 성인이 된 후의 폭행 및 음주운전 전력까지 드러나면서 사태는 돌이킬 수 없게 됐다. 조진웅은 즉각 은퇴를 선언했다.
이 사건을 두고 사회적 여론은 ‘30년 전의 과오’일 뿐이라는 동정론과 ‘과오도 나름’이라는 비판론으로 첨예하게 대립했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소년 시절의 잘못을 언제까지 책임져야 하는가”라며, 30년 전 과오를 이유로 공적 활동을 전면 중단하게 하는 것은 과하다는 취지로 옹호했다.
김경호 변호사도 조진웅의 소년범 전력을 최초 보도한 디스패치 기자를 소년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며, 30년 전 고등학생의 과오를 파헤치는 것은 ‘잊힐 권리’ 침해이자 갱생을 막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중범죄 전력이 있는 인물이 정의로운 역할을 맡았던 것에 큰 배반을 느낀 대중은 30년이 지났더라도 피해자는 여전히 고통 속에 살고 있음을 환기시켰다.
또 조진웅을 용서하게 되면 학폭(학교폭력) 이력의 연예인에게도 전부 면죄부를 주어야 한다며 형평성 논리로 맞섰다. 무엇보다 대중은 조진웅이 성인이 된 후의 범죄 이력에 주목했다.
결론적으로 조진웅은 은퇴했고 경찰은 지난 5월11일 해당 기자의 소년법 위반 및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불송치를 결정했다.
소년법 제70조는 소년 보호사건과 관계있는 기관은 사건 내용에 대해 재판, 수사 또는 군사상 필요한 경우 외 어떤 조회에도 응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위반 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 처분을 받게 된다.
기자들이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은 소년법 제70조의 대상이 ‘기관’이기 때문이다. 법원, 검찰, 경찰, 보호관찰소 같은 공공기관이 소년범의 기록을 외부로 유출하거나 함부로 조회해 주면 안 된다는 뜻이지 디스패치 같은 민간 언론사까지 입을 닫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또한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가 성립하려면 해당 인물을 비방할 목적이 있어야 하고, 공공의 이익을 해쳐야 한다.
유명 연예인이나 공인은 늘 대중의 관심을 받는다. 그들의 과거 이력에 대중이 궁금증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는 속담도 있듯 버젓이 피해를 당한 사람이 있는데 말이 안 날 수가 없다. 그러면 기자는 대중의 알 권리를 위해 사실 여부 파악에 나서게 된다. 그게 정말로 헛소문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헛소문은 아니었다.
물론 소년법에는 기사나 방송에서 소년범의 신원을 유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68조(보도 금지) 조항이 따로 있긴 하다.
하지만 이 조항은 현재 조사나 심리 중에 있는 소년(미성년자)의 비밀을 보호하기 위한 법일뿐 조진웅처럼 이미 성인이 된 인물의 아주 오래전 과거 전력까지 보호 대상으로 삼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조진웅 스스로 “미성년 시절 잘못된 행동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기사 내용은 결코 허위가 아니었다.
기자가 소년범의 비밀을 지켜야 하는 공공기관이 아니고, 대중의 알 권리와 관련된 공인의 유효한 사실 보도였다는 점, 그리고 성인이 된 인물의 과거사 보도를 처벌할 명확한 법 규정이 없다는 점 때문에 경찰은 5개월 만에 무혐의(불송치) 결정을 내린 것이다.
임요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