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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현 작가칼럼] 가짜 철거민이라는 기상천외한 위장 전술
  • 박주현 작가
  • 등록 2026-09-07 00: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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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나는 하버드 대학교 교수진보다 전화번호부 맨 앞에 있는 평범한 시민 2000명에게 지배받는 것을 택하겠다.”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지식인 윌리엄 F. 버클리 주니어는 부패하고 오만한 엘리트주의를 조롱하며 이 같은 촌철살인을 남겼었다. 지금의 대한민국 국민들 역시 그의 심정에 완벽하게 동기화되어 있을 것이다. 

엘리트라는 번듯한 껍데기를 쓰고 온갖 불법과 편법으로 사익을 챙기는 자들을 보느니, 차라리 동사무소 주민등록부 맨 앞에 있는 평범한 시민에게 나라를 맡기고 싶은 심정일 테니 말이다.

매일매일이 경이로운 종합 예술이다. 룸싸롱 브로커와 오빠·동생 하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 소상공인을 휘한 청년 지원금까지 싹쓸이한 자칭 청년 정치인, 장모님 지갑을 털어 영끌 대출을 완성한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이번에는 철거민 코스프레로 강남 아파트를 쟁취한 국방부 장관 후보자까지 등장했다.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터지는 이 다채로운 인사 폭죽에서 그저 황홀할 따름이다.

국회에 제출된 그의 묵직한 재산 신고 내역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서류상 신고된 재산만 10억1355만 원. 그중 핵심인 서초구 우면동 아파트의 가액은 12억3800만 원으로 축소 신고되었지만,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실제 시가는 무려 22억 원에 달한다. 

평생 최전방을 돌며 박봉을 쪼갰을 직업 군인이 어떻게 서초구 노른자위 아파트를 품은 수십억 대 강남 자산가가 되었을까 경외심마저 들었건만, 이제야 그 눈부신 치부의 수완이 완벽하게 이해가 간다. 에라이. 가짜 철거민 코스프레라는 기상천외한 위장 전술이 숨어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사연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그를 비판할 때 하더라도 그의 전술적 기동의 ‘신출귀몰’만은 인정해야 한다. 

강신철 후보자가 강원도 화천에서 대대장으로 근무하던 2008년, 그의 서류상 거주지는 돌연 서울 구로구의 한 낡은 주택으로 순간이동을 한다. 공교롭게도 전입 7개월 만에 그 주택은 구치소 이전 부지로 수용되었고, 그는 그토록 원하던 철거민 자격을 획득한 뒤 유유히 화천의 군인 아파트로 재전입했다.

그리고 이 눈부신 철거민 스펙을 앞세워 서초구의 특별분양 아파트를 거머쥐었다. 5억2000만 원이던 분양가가 22억 원으로 320%나 수직 상승했으니, 최전방에서 나라를 지키는 대신 서초구에 위장전입 진지를 구축하여 17억 원의 불로소득을 창출한 그 탁월한 지략이라니. 방위 출신 국방부 장관보다 철거민 출신 국방부 장관이 나은 거라고 자위라도 해야 하는 것일까.

이쯤 되니 진지하게 묻고 싶다. 소위 전문성과 경륜을 갖췄다는 이재명 체제 고위직의 실체가 고작 브로커 청탁, 최저임금 삥땅, 위장전입 투기꾼이라면, 도대체 장관 인사청문회라는 비싼 코미디를 왜 계속해야 하는가.

차라리 전과가 없는 평범한 국민들을 대상으로 제비뽑기를 해서 한 임기씩 장관직을 수행하게 하는 편이 국가 안위에 훨씬 이롭지 않겠는가. 어차피 특수한 한두 부처를 제외하면 지금 후보자들에게도 전문성 따위는 털끝만큼도 찾아볼 수 없다. 실무는 직업 공무원들의 도움을 받되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상식적인 판단만 내린다면, 이름 모를 무명의 소시민이 저들보다 백번 훌륭한 장관이 될 것이다.

당장 내 소셜미디어 친구 목록을 무작위로 스크롤하다 아무나 한 명을 짚어 장관에 앉혀도, 최소한 청렴도나 나라를 위하는 마음 면에서는 지금의 내각 후보자들보다 몇 단계는 위에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상식을 가진 소시민의 사다리 타기가 민주당과 이재명의 제시한 오답들보다 못나기가 어디 쉽겠는가?


◆ 박주현 작가

작곡가, 음악감독, 칼럼니스트, 수필가. 페이스북에서 정치, 시사,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해 수많은 이의 공감을 얻고 있다. 에세이집 ‘폭풍의 바다를 건너다’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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