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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나 사태에 대한 입장] ③작가는 ‘시대의 소금’이다
  • 박필규 칼럼니스트
  • 등록 2026-03-31 15:5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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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적 양심은 사회가 흔들릴 때 먼저 움직인다
  • 침묵이 강요될수록 작가의 펜은 날카로워진다

인류는 오래전부터 작가를 ‘시대의 소금’이라 불러왔다. 

작가는 시대의 아픔과 갈등을 진단하고 처방하는 창조적 전략가다. 


작가는 사회의 모순과 균열을 감각적으로 감지하고, 때로는 희생을 감수하면서 다수의 고통을 언어로 승화시켜 해결하려는 공익의 전사(戰士)다. 작가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기록하고 해석하며 때로는 부딪힘 없이 진실을 전하기 위해 상상의 도구를 사용하는 예능인이다. 

 

표현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

 

그래서 작가는 소설가나 시인만이 아니라 다양한 칼럼니스트, 에세이스트, 논평가처럼 질문을 던지고 담론을 만들어내는 모든 이들이다.

 

작가의 자리는 사회가 흔들릴 때 가장 먼저 양심이 반응하는 곳이다. 


권력이 무거워질수록, 침묵이 강요될수록, 작가의 펜은 더욱 선명해진다. 작가의 글은 누구의 비위를 맞추거나 자기를 과시하지 않는다. 자기와의 처절한 싸움을 거쳐 보이지 않는 상처를 드러내고, 불편한 질문을 던지며, 위정자가 외면한 진실을 바라보게 만든다. 그래서 인류는 오래전부터 작가를 ‘시대의 소금’이라 불러왔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소금에 재를 뿌리는 이상한 장면을 보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사회에서 정작 그 자유를 실천하는 작가에게는 보이지 않는 족쇄가 채워지고 있다. 더욱이 역사 해석의 다양성과 학술적 논쟁마저 ‘허위사실 유포’라는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되고 있다. 표현의 자유는 헌법에 갇혀 있고, 우리 사회가 스스로 성찰할 수 있는 공간을 좁히고 있다. 

 

작가가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야 다수의 편견과 오해를 바로잡고, 공인의 이기주의를 질타할 수 있으며, 독선적 권력을 꾸짖는 사회 참여가 가능해진다. 작가의 비판적 현실 참여가 박수를 받고 보장될 때 사회는 스스로 문제와 갈등을 교정할 수 있다. 

 

족쇄에 의한 침묵은 진정한 평화 아냐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작년 12월 국회 통과, 공포 후 6개월 뒤 시행될 예정이다. 정보통신망법은 ‘투명성’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비판적 글쓰기를 위축시키는 감시 장치로 작동할 것이다. 

 

법이 공동체를 보호하는 울타리가 아니라 시대의 목소리를 가두는 벽이 된다면 현상 세계와 현생 문명을 동물 농장으로 추락시키고 갈등과 위험을 누적시켜 폭발하게 만든다. 족쇄에 의한 침묵은 평화가 아니라, 문제를 손바닥으로 감추는 추한 장막일 뿐이다.

 

표현의 자유가 작가의 양식을 제공하는 토양이라면, 작가의 현실 참여는 토양 위에 뿌려지는 씨앗이다. 

 

토양을 관리하는 농부가 특정한 자유의 씨앗을 거부하여 단일 품종만 자란다면 토양의 면역력이 떨어지듯, 비판적 글쓰기를 막는다면 공동체가 건강하게 숨을 쉴 수 있는 공공의 자산을 잃게 된다. 어떤 법적 장치든 표현의 자유를 좁히면 시대정신은 흐려지고 사회의 자정 능력도 약해진다. 

 

김규나 작가 사태를 계기로 우리는 작가가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하고 작가의 현실 참여의 글에 박수를 보내고 응원해야 한다. 그 자유를 지키는 일은 작가의 결기이면서 우리 모두의 시대적 사명과 책무다. 

 

박필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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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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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6-03-31 17:37:09

    작가의 세계를 대변하는 명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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