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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필규 안보칼럼] 경계의 본질을 잊은 군 개혁은 안보 파괴다
  • 박필규 편집위원
  • 등록 2026-04-10 20: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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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P 병력 감축은 경계 공백 초래, 망국의 길

GOP에서 근무 중인 병사들. [사진=육군]

최근 북한이 자행하고 있는 접경지대 장벽 설치는 단순한 방어용 성벽 쌓기가 아니다. 이는 우리 군의 눈을 가리고, 은폐된 장벽 뒤에서 기습적인 도발 거점을 구축하려는 치밀한 계산이 깔린 ‘요새화 전략’이다. 

 

적이 담장을 높인다면 우리는 그 담장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더 높은 사다리와 정밀한 타격 수단을 갖춰야 하는 법이다. 그러나 작금의 군 내부에서 논의되는 GOP 병력 감축은 먼저 보고(先見), 먼저 결심해야 하는 경계의 본질을 망각한 위험천만한 발상이다.

 

경계 약화시켜 승리한 전사(戰史)는 없었다

 

적을 마주 보는 접적 지대에서 경계를 소홀히 하거나 경계에 실패하고 승리한 전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경계는 전투의 시작이자 끝이다. 경계는 안보의 ‘각막’이자 ‘신경망’이며, 국가와 국민의 생존을 보장하는 ‘안보의 유전암호’이자 ‘생존의 마지노선’이다. 아무리 입체적인 무기체계를 갖췄더라도 적의 침입을 먼저 포착하지 못한다면 그 무기들은 고철 덩어리에 불과하다. 

 

이스라엘의 사례는 우리에게 뼈아픈 경계 교훈을 준다.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화 경계 시스템을 자랑하던 이스라엘조차 접경지대 경계를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2023년 10월7일, 헤즈볼라와 하마스의 교란 및 기습에 허점을 노출했다. 

 

이는 첨단 장비도 인간의 직관적 판단과 현장 병력의 즉각적인 대응을 결코 완전히 대체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 장비 중심의 허술한 경계는 적에게 우리 영토의 은밀한 침투로와 침략 기동로를 열어주는 자해 행위다.

 

경계 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인공지능 중심의 경계는 눈을 빌리더라도 즉각 조치가 어렵다. 과학화 장비는 어디까지나 경계의 보조 수단일 뿐, 최종적으로 적을 확인하고 저지하는 주력은 감각과 판단력을 지닌 현장의 병력이다. 센서가 울려도 투입될 경계 ‘병력’이 없다면 적은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의 방어선을 유린할 것이다. 

 

과거 우리 군의 ‘노크 귀순’이나 ‘대기 귀순’ 사례는 현장 경계 인력의 밀도가 무너졌을 때 어떤 안보 구멍이 생기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만약 그때 그 사건이 귀순이 아니라 무장 공비의 침투였다면 전방 부대는 궤멸했을 것이다. 

 

지금도 부족한 경계 병력을 더 줄이는 것은 적에게 은밀 침투를 허용하는 실책이며, 이는 단순한 작전 실패가 아니라 국가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짓이다. 대한민국을 교전국으로 보는 적이 군사분계선 담장 뒤에서 비대칭 도발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GOP 인력을 줄이는 논의는 적에게 “언제든 침투하라”는 초대장을 보내는 것과 다름 없다. 


변덕스런 적에겐 평화 구걸보다 자력 생존이 답 

 

이란 전쟁은 압도적 무력이 적의 순교적 결속력을 무력화함을 증명했다. 향후 미·중 패권 경쟁이 한반도로 집중될 엄중한 상황에서 GOP 병력 감축은 안보 자살 행위다.

 


GOP 병력 감축에 따른 안보 공백을 막으려면 성급한 인원 조정 대신 AI·드론·양자 통신 등 첨단 기술의 단계적 검증과 경계 전담 여단 창설을 통한 숙련된 예비역 베테랑 재고용, 그리고 접경지대 민·군 상생 복합타운 기반의 거점 대응 체계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동시에 초소형 위성과 드론을 활용한 공세적 감시 체계를 완비하고, 전방 부대의 장비와 탄약 상태에 대한 불시 점검 및 초급 간부의 ‘선조치 후보고’ 권한을 강화해 현장 대응력을 극대화하며, 무엇보다 군을 정쟁의 도구로 삼는 정치적 징계와 소모전을 중단하고, 오직 실전적 대비에만 매진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국가 생존의 유일한 길이다.

 

안보는 강력한 억제에서 나오며, 그 억제력은 적이 도발하는 순간 북한 정권 자체가 종말을 고할 것이라는 공포를 심어줄 때 비로소 완성된다. 인구 절벽을 핑계로 병력을 줄이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여성 6개월 징병제를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한 치의 틈도 허용하지 않는 압도적인 경계 태세만이 대한민국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

 

변덕스러운 적에겐 평화를 구걸하기보다 스스로 승리의 길을 찾는 게 생존에 유리하다. 국방부에 훈수를 두는 안보라인은 경계의 공백은 곧 망국의 길임을 명심하라. 경계와 안보에는 2등이 없으며, 오직 ‘승리’만이 진정한 평화를 보장한다. 지금 당장 안보라인은 경계 철학을 배우고 군은 경계의 끈을 다시 조여 매길 바란다. 

 




◆ 박필규 위원

 

한미일보 편집위원

육군사관학교 40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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