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국조특위 국힘 간사, 부정선거 음모론 취급” 불신 드러내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국회의원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의 국민의힘 측 간사를 맡은 서범수 의원이 과거 부정선거를 인정하지 않는 발언을 한 사실을 지적하며 국정조사 추진 방향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민 전 의원은 2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서범수 의원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국민의힘 행안위원 가운데 부정선거를 믿는 사람은 한 명도 없으니 동료 의원을 음해하지 말라’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읍소했던 사람”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선관위 구조개편을 위한 개헌 논의와 별개로, 6·3 참정권 박탈 사건의 형사책임 규명을 위해서는 특검과 기존 법원 내 전담재판부 설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상징한 이미지. [사진=한미일보 그래픽]목차
① 목격자 증인 없는 국조는 ‘앙꼬 없는 찐빵’
② 국조가 밝혀야 할 6·3 선거관리 전모
③ 개헌은 장기 과제, 내란전담재판부법 준용해야
이재명은 지난 19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외부 감시와 견제가 필요하다며 원포인트 개헌 가능성을 꺼냈다. 여야가 합의한다면 선관위에 관한 원포인트 개헌을 추진하고, 필요하다면 “대통령이 발의하는 한이 있더라도” 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선관위가 헌법상 독립기관으로 규정돼 있어 법률만으로 감시·통제 장치를 만들 경우 위헌 결정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이재명의 설명이다. 선관위 위원 구성과 위원장 선출 방식, 외부 감사와 책임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려면 개헌 논의가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선관위의 장기적인 구조개편과 6·3 지방선거 참정권 박탈 사건의 형사책임 규명은 별개의 문제다.
선관위 조직을 개편하는 데 개헌이 필요할 수 있다고 해서 이번 사건을 수사할 특검과 기소 사건을 심리할 전담재판부 설치까지 개헌을 기다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국회가 이미 내란·외환·반란 사건에 대해 개헌 없이 기존 법원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복수의 전담재판부를 설치하는 특례법을 제정한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개헌은 구조개편, 특검은 책임 규명
국정조사는 투표용지 인쇄 기준을 누가 60%에서 50%로 낮췄는지, 부족 가능성을 언제 인지했는지, 투표용지를 어떻게 운반했는지, 투표가 끝나기 전에 개표가 시작됐는지 등을 조사할 수 있다.
와이파이 사용을 증언한 선관위 직원과 투표용지 운반자, 투표하지 못한 유권자, 개표 과정을 지켜본 참관인을 증인으로 불러 선서 증언을 받는 것도 국정조사의 역할이다.
하지만 국조특위에는 압수수색과 디지털 포렌식, 통신기록 확보, 피의자 조사와 기소 권한이 없다. 증인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하거나 선관위와 장비업체가 자료 제출을 거부할 경우 이를 강제로 확보할 수단도 제한적이다.
따라서 국정조사에서 직무유기, 허위보고, 증거인멸 등의 범죄 혐의가 확인되면 즉시 특검 수사로 이어져야 한다.
이재명이 개헌까지 거론할 정도로 선관위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했다면 개헌 없이 당장 가능한 특검부터 반대할 이유가 없다. 개헌은 향후 선관위의 감시·견제 구조를 바꾸기 위한 제도개혁이고, 특검은 이미 발생한 사건의 책임을 묻기 위한 수사 절차다.
내란전담재판부법이라는 입법 선례
2026년 1월 시행된 “내란·외환·반란 범죄 등의 형사절차에 관한 특례법”은 법원 밖에 별도의 특별재판소를 만든 법이 아니다.
이 법은 내란·외환·반란 사건의 영장을 담당할 법관을 별도로 두고,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에 각각 2개 이상의 전담재판부를 설치하도록 했다. 각 재판부는 판사 3명의 대등재판부로 구성된다.
재판부 구성도 국회나 정당이 특정 판사를 고르는 방식이 아니다. 해당 법원 판사회의가 구성 기준을 마련하고, 사무분담위원회가 구체적인 사무분담안을 작성한 뒤 판사회의 의결을 거쳐 법원장이 판사를 보임하도록 했다.
국회는 전담재판부를 설치할 법적 근거와 구성 원칙만 정하고, 실제 판사 선정은 기존 법원의 내부 절차에 맡긴 것이다.
이 입법 구조를 ‘6·3 참정권 박탈 사건’에 준용할 수 있다.
가칭 ‘6·3 지방선거 국민 참정권 박탈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및 형사절차 특례법’을 제정해 특검과 영장전담법관, 참정권 침해 사건 전담재판부, 제보자 보호와 증거보전 절차를 함께 규정하는 방식이다.
법원 밖에 특별재판소를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법원 안에 전담재판부를 두는 방식이라면, 개헌이 전담재판부 설치의 선행조건이라고 볼 이유는 없다.
내란전담재판부법의 합헌성을 둘러싼 논란이 존재하더라도, 현행 헌법 체계 안에서 기존 법원 내부 전담재판부를 법률로 설치한 입법 선례가 이미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특검 수사 범위를 법률에 명시해야
상설특검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번 사건은 전국 선관위의 지휘체계와 선거장비, 투표용지·투표함 관리까지 수사 범위가 넓다. 따라서 수사 대상과 자료보전 의무를 구체적으로 규정한 개별 특검법이 더 적절하다.
특검 수사 대상에는 다음 사항이 포함돼야 한다.
• 투표용지 인쇄 기준을 60%에서 50%로 낮춘 결정 과정
• 투표용지 부족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보고·조치하지 않은 행위
• 무번호 및 추가 투표용지의 인쇄·운반·사용 과정
• 투표함 봉인·이송·보관·개함 과정
• 사전투표 통신망 장애와 무선 접속 여부
• 본인확인기와 통합선거인명부 접속기록
• 전산 수치 수정과 허위·축소 보고 여부
• 관련 자료 삭제와 증거인멸
• 국정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위증과 수사방해 혐의
• 관련 사건 수사 중 확인된 의혹에 대한 수사
국조특위가 확보한 목격자의 선서 증언과 문서, 영상, 전산자료는 특검에 즉시 이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증거보전이 가장 먼저다
특별법에는 수사 착수 전부터 증거가 사라지지 않도록 보전 의무를 명시해야 한다.
본인확인기와 통합선거인명부 서버 로그, 유·무선 통신기록, 유지보수업체 원격접속 내역, 전자결재 문서와 수정 이력, 내부 대화방과 문자, 투표용지 인쇄·불출·반납 장부, 투표함 이송·접수·개함 기록, CCTV와 경찰 채증영상의 삭제·폐기를 금지해야 한다.
특검은 삭제되거나 수정된 자료가 있다면 포렌식을 통해 복구하고 누가 언제 어떤 권한으로 자료에 접근했는지 밝혀야 한다.
내란 형사절차 특례법이 제보자에 대한 파면·해임·징계 등 불이익 조치를 금지한 것처럼 6·3 사건의 내부고발자에게도 같은 보호 장치를 둬야 한다. 현직 선관위 직원이 조직 내부의 지시와 기록을 증언하려면 전보·징계·해고 위험부터 차단해야 한다.
전담재판부 적용 범위도 명확히 해야
특별법이 특정 피고인에게 불리한 재판부를 사후에 만든다는 논란을 피하려면 적용 범위를 분명하게 해야 한다.
전담재판부는 원칙적으로 특별법 시행 이후 특검이 공소를 제기한 사건부터 적용하도록 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미 일반 검찰이 기소해 재판 중인 사건까지 새 재판부로 옮기면 재판부 변경과 사건배당을 둘러싼 논란이 커질 수 있다.
재판부는 국회나 정당이 판사를 추천하는 방식이 아니라 판사회의와 사무분담위원회 등 법원 내부의 객관적 절차에 따라 구성해야 한다. 국회는 전담재판부 설치와 집중심리 원칙만 법률로 정하고 실제 판사 선정에 개입하지 않아야 한다.
형사재판과 재선거 판단은 구분해야
특검과 전담재판부가 설치된다고 재선거가 자동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특검은 선관위 관계자와 관련 기관의 범죄 혐의를 수사하고, 전담재판부는 기소된 피고인의 형사책임을 판단한다. 선거 자체의 효력과 재선거 여부는 공직선거법상 선거소청과 선거소송 절차에서 판단해야 한다.
두 절차는 구분하되 증거는 연결돼야 한다. 특검 수사에서 투표하지 못한 유권자의 규모와 선거관리 규정 위반, 투표지·투표함 관리상의 하자가 확인되면 관련 자료를 진행 중인 선거쟁송에 제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형사책임이 인정된다고 반드시 선거 전체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입증이 어렵다고 관련자의 직무유기나 허위보고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개헌론으로 특검을 미뤄서는 안 된다
선관위의 헌법상 지위와 외부 통제 구조를 바꾸는 개헌 논의는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개헌안 마련과 국회 의결, 국민투표까지는 상당한 정치적 합의와 시간이 필요하다.
그동안 전산기록은 삭제되고 CCTV 보존기간은 지나며 목격자의 기억은 희미해질 수 있다. 개헌 논의가 이번 사건의 증거 확보와 형사책임 규명을 늦추는 구실이 돼서는 안 된다.
내란 사건에는 국가적으로 중대한 범죄라는 이유로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설치했다. 그렇다면 국가기관의 선거관리 실패로 국민이 투표하지 못한 사건에도 같은 원칙을 적용할 수 있다.
국조특위는 목격자와 책임자를 증인석에 세워 사실을 밝히고, 그 결과를 토대로 개별 특검법 제정을 권고해야 한다. 국회는 내란전담재판부법의 구조를 준용해 기존 법원 안에 참정권 침해 사건 전담재판부를 설치해야 한다.
개헌은 선관위의 미래를 바꾸기 위한 장기 과제다. 특검과 전담재판부는 이미 발생한 참정권 박탈 사건의 책임을 묻기 위한 현재의 과제다.
개헌까지 기다릴 이유는 없다. 내란전담재판부법의 구조를 준용하면 현행 헌법 체계 안에서도 특검과 참정권 침해 사건 전담재판부를 입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