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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당도 내로남불… 미투 의원 후보 감싸다가 돌연 손절 제스처
  • 임요희 기자
  • 등록 2026-07-09 17: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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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트너는 2023년 결혼 후 최소 6명의 여성과 음란 문자를 주고받으며 불륜을 저질렀고 가슴에는 나치 친위대를 연상시키는 문신을 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SNS=뉴욕포스트]

최근 미국 정계는 메인(Maine)주의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였던 그레이엄 플래트너(Graham Platner)의 성폭력 의원직·후보직 사퇴 파문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 사건은 단순히 한 정치인의 타락을 넘어, 평소 ‘여성 권익’과 ‘미투(Me Too) 운동’의 수호자를 자처해 온 미국 민주당의 민낯과 위선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던진다.

 

미국 유력지 ‘뉴욕포스트’의 칼럼니스트 미란다 디바인은 이번 사태를 두고 “미투 정당의 추악한 본색이 드러났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런데 이 사건을 들여다보면, 놀랍게도 한국 정치권의 ‘진영 논리’와 ‘내로남불’ 행태가 그대로 오버랩된다.

 

맹목적 지지가 키운 괴물 ‘플래트너’

 

그레이엄 플래트너는 민주당 내 진보 진영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한 정치 신예였다. 버니 샌더스, 엘리자베스 워런 등 민주당 거물급 의원들은 그를 “노동자 계급을 대변할 신선한 정치인”이라며 추켜세웠고, 그는 당당히 당내 경선에서 승리해 공화당의 거물 수산 콜린스 의원과 맞붙을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그의 가면이 벗겨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과거 온라인 커뮤니티(레딧)에서 성폭력 피해자를 조롱하고, 인종차별적·혐오적 발언을 쏟아낸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또 가슴에 나치 친위대(SS)를 연상시키는 문신을 새겼던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었으며 결혼 직후 다른 여성들에게 음란한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아내를 통해 유출되었고, 전 여자친구들로부터 “방에 가두고 팔을 꺾는 등 가학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을 일삼았다”는 폭로가 이어졌다.

 

그리고 지난 6일(현지시간), 과거 교제했던 여성이 “2021년 플래트너가 만취 상태로 집에 무단 침입해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성폭행(강간)을 저질렀다”고 구체적으로 폭로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어졌다. 결국 플래트너는 수요일 밤, 떠밀리듯 후보 사퇴를 발표했다.

 

‘선거 공학’ 앞에 무력해진 정의

 

여기서 가장 뼈아픈 지점은 민주당 지도부와 진보 진영이 그의 위험 신호(Red Flags)를 진작에 알고도 묵인했다는 점이다.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였던 그레이엄 플래트너가 성 비위 사건으로 8일 사퇴 당했다. [주미프레스닷컴]플래트너의 음란 메시지 파문이 처음 일었을 때, 캠프와 당 지도부는 이를 “사생활 영역”이라며 서둘러 덮었다. 나치 문신이나 여성 비하 발언이 터졌을 때도 버니 샌더스나 로 칸나 같은 스타 정치인들은 그와 함께 유세 무대에 올라 지지를 호소했다. 

 

“상원 다수당을 차지하기 위해 이 지역구(메인주)를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선거 공학적 계산이 도덕적 가치와 피해자의 눈물보다 앞섰던 것이다.

 

그러다 결국 ‘강간 폭로’라는 사법적 리스크 수준의 대형 악재가 터지고 여론이 최악으로 치닫자, 그제야 당 지도부는 일제히 지지를 철회하며 그에게 사퇴 압박을 가했다. 

 

누구도 이런 대응이 약자 보호 때문이 아니라, “이대로 가면 선거를 망친다”는 정치적 손익계산서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 편에 관대한 선택적 미투(Me Too)

 

이 사건에서 기시감이 느껴지는 건 우연일까. 우리는 한국 정치사에서도 이와 유사한 패턴을 숱하게 목격해 왔다.

 

민주당은 성 비위 사건이 터질 때마다 피해자를 보호하기보다 “선거를 앞둔 정치공작”이라며 음모론을 펼치거나, 피해자에게 ‘피해호소인’이라는 기괴한 프레임을 씌워 2차 가해를 했다.

 

플래트너 역시 사퇴하는 순간까지 “기득권과 주류 언론이 우리 운동을 무너뜨리려 구조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이어갔다.

 

상대 진영의 도덕적 결함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파면과 처벌을 요구하지만, ‘우리 편’의 결함에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겠지” “공(功)이 과(過)보다 크다”며 감싸안는 등 이중잣대를 들이댔다. 

 

인권과 연대를 외치던 좌파 정당이 권력 유지를 위해 가해자의 든든한 방패막이가 되어주는 미국의 현실은 한국 정치권의 고질적인 ‘진영 중심주의’와 정확히 일치한다.

 

의혹이 불거질 때는 당원들을 동원해 여론전을 펼치다가, 도저히 선거를 치를 수 없을 만큼 민심이 이반되면 그제야 정의로운 척 ‘제명’이나 ‘사퇴 권고’ 카드를 꺼내는 모습 역시 한국 정치권에서 반복되는 풍경이다.

 

미란다 디바인은 이번 사태를 통해 민주당이 내세우는 ‘도덕적 우월주의’가 얼마나 허구적인지 꼬집었다. 권력을 잡기 위해서라면 자신들이 그토록 혐오해 마지않던 ‘권력형 성폭력’ ‘여성 비하’ ‘나치즘’의 그림자마저도 기꺼이 품는 것이 현대 정당들의 씁쓸한 자화상이라고 일침한다.

 

말로는 정의와 인권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권력과 욕망을 좇는 정치권의 위선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다를 바 없다. 결국 이러한 위선을 가려내고 심판하는 것은 유권자들의 냉철한 시선뿐이다.


임요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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