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over” 발언은 이란과의 MOU 관리 체제 종료 선언이자, 1차 타격을 정당화하고 2차 타격을 여는 정치적 신호로 해석된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over” 발언은 미·이란 충돌의 성격을 다시 보게 만든다. 이 발언은 겉으로는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관리 체제가 끝났다는 뜻으로 들린다.
그러나 발언이 나온 시간표를 보면 의미는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미국의 1차 타격 뒤, 2차 추가 타격이 공식화되기 전 나온 말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over”는 MOU 종료 선언인 동시에 추가 군사 행동을 정치적으로 열어준 신호로 읽어야 한다.
‘over’ 발언 시점을 통한 해석
우선 표면적 의미는 외교적 종료 선언이다. 로이터는 트럼프가 7월8일 튀르키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전 이란과의 MOU가 끝난 것이냐는 질문에 “내 생각엔 끝났다. 그들과 상대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6월17일 체결된 MOU를 영구적 종전 합의로 발전시키려던 흐름이 사실상 멈췄다는 신호였다. 로이터도 이번 충돌이 해당 MOU를 영구 합의로 전환하려던 기대에 타격을 줬다고 전했다.
그러나 “over”의 성격은 시간표 속에서 더 분명해진다. 트럼프의 발언은 미국의 1차 타격 이전에 나온 것이 아니라, 1차 타격 뒤 2차 추가 타격이 공식화되기 전에 나왔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7월7일 이란에 대한 타격을 시작했고, 이튿날 80개 이상 표적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 공격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상선 3척 공격에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그 다음 나온 것이 트럼프의 “over” 발언이었다.
로이터는 미국이 트럼프의 이 발언 몇 시간 뒤 이란에 대한 추가 타격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CENTCOM은 2차 추가 타격의 목적을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를 위협하는 이란의 능력을 추가로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over”는 단순한 사후 해명이 아니었다. 1차 타격을 정치적으로 정당화하고, 2차 타격의 수위를 열어준 신호로 읽어야 한다.
미국의 1·2차 타격은 이란 정권 전체가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를 위협하는 혁명수비대 해상·미사일 능력 약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사진=연합뉴스]
미군의 표적이 갖는 의미
1차 타격의 표적은 비교적 구체적이었다. 미국은 이란의 방공망, 지휘통제 시설, 해안 레이더, 대함미사일 능력, 혁명수비대 소형정 등 호르무즈 해협 주변 군사능력을 겨냥했다.
이는 이란 전체 지도부나 수도권 지휘부를 겨냥한 전면전형 공격이라기보다, 국제 상거래를 위협할 수 있는 호르무즈 도발 능력을 제거하려는 제한적 응징 작전에 가까웠다.
2차 타격의 의미도 이 연장선에서 봐야 한다. 구체적 표적 목록은 1차 타격처럼 완전히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작전 방향은 분명했다.
외신은 2차 타격이 이란 남부 해안 여러 도시를 흔들었고 일부 지역 정전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반다르아바스, 코나락, 차바하르, 이란샤르 등 이란 남부 해안·항만·군사시설이 있는 지역에서 폭발과 피해가 보고됐다.
이는 이란 정권 전체를 무너뜨리는 작전이라기보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해상 통제·대함미사일·항만 운용 능력을 추가로 약화시키는 작전선의 연장으로 봐야 한다.
따라서 트럼프의 “over”는 “이란과의 모든 접촉 종료”라기보다 “기존 MOU 방식으로는 더 이상 이란의 호르무즈 도발을 관리하지 않겠다”는 신호에 가깝다. 외교적으로는 MOU 관리 체제의 종료 선언이고, 군사적으로는 혁명수비대의 호르무즈 도발 능력을 겨냥한 경고였던 셈이다.
이란의 제한적 대응
이란의 대응도 전면전 재개 신호로 단정하기 어렵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의 공습 이후 바레인과 쿠웨이트의 미군 관련 시설을 겨냥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의 발표와 현지 확인 규모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로이터는 이란이 바레인과 쿠웨이트의 미군 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고 전하면서도, 이 부분을 이란 측 발표로 처리했다. 별도 분석 기사에서도 이란 혁명수비대가 바레인·쿠웨이트의 85개 군사시설을 겨냥했다고 주장했지만, 공격 영향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정리했다.
이 차이는 중요하다. 이란의 ‘85곳 공격’은 실제 명중·피해 확인이라기보다 목표목록 또는 전과 발표로 봐야 한다. 반면 쿠웨이트와 바레인 측에서 확인된 것은 방공망 가동과 일부 발사체 요격 수준이다. 현재까지 미국 측이 미군기지의 대규모 피격이나 미군 피해를 공식 확인한 것은 아니다.
이란은 대내외적으로 보복의 체면을 세웠고, 걸프 현지 당국은 실제 방공 교전 규모를 제한적으로 확인한 셈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란이 보복 대상을 어디로 정했느냐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상선 공격을 명분으로 혁명수비대의 해상·미사일 능력을 타격했다. 이에 대해 이란이 다시 호르무즈 통과 유조선이나 민간 상선을 공격했다면 국제 에너지 시장 전체를 상대로 한 확전 신호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이란은 페르시아만 미군 관련 시설을 겨냥했다고 주장하는 선에서 대응했다. 이는 미국에 대한 보복 의지를 보이되, 호르무즈 봉쇄나 민간 해운망 추가 공격이라는 전면전성 선택은 피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메네이 장례와 후계 구도 불확실성은 이란이 전면전보다 통제된 보복과 위기관리를 택할 가능성을 키우는 변수로 해석된다. [사진=연합뉴스] 하메네이 장례와 후계 불확실성
이란 내부 상황도 전면전 가능성을 낮게 보는 근거다. 로이터 등 외신은 하메네이 장례 절차와 후계 구도 불확실성이 이번 사태의 중요한 변수라고 전했다.
권력 승계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 지도부가 곧바로 전면전을 감수하기보다, 보복의 체면을 세우면서 위기를 관리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미국의 타격은 이란 지도부에 역설적 정치 공간을 제공했을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공습이 호르무즈 유조선 공격 주범으로 의심되는 혁명수비대 거점과 해상 전력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이란 지도부는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침략에 보복했다”고 선언하며 체제 결속을 도모할 수 있고, 내부적으로는 호르무즈 긴장을 키운 혁명수비대의 독자 행동을 조정할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
미국의 타격이 이란 지도부를 압박한 동시에, 새 지도부가 위기관리자로 나설 수 있는 정치적 공간도 만든 셈이다.
결국 트럼프의 “over”는 MOU 관리 체제 종료 선언이자, 1차 타격을 정당화하고 2차 타격을 여는 정치적 신호였다.
다만 군사적 표적은 이란 전체가 아니라 혁명수비대의 호르무즈 도발 능력에 집중됐다. 이란의 보복도 민간 유조선 추가 공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하메네이 장례와 후계 불확실성까지 감안하면, 양측은 확전 문턱까지 갔지만 아직 전면전의 문을 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