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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현 작가칼럼] “왜 말 못 하나 … 경기도 재정 파탄의 진짜 원인을”
  • 박주현 작가
  • 등록 2026-08-05 20:4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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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텅 빈 금고 앞에서 비상벨을 누르면서도, 정작 그 금고를 거덜 낸 장본인인 ‘이재명’의 이름 석 자는 절대 입에 올리지 못하는 전임 김동연과 현직 추미애의 묵언수행이 눈물겹다.

추미애가 짐짓 비장한 표정으로 마이크를 잡고 “이 시간부로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한다”고 외쳤다. 국가의 축소판이라는 경기도의 곳간이 바닥났다는 이 심각한 선고 앞에서, 상식적인 시민들은 도리어 솟구치는 헛웃음을 참아내야만 했다. 

범인이 누구인지 온 국민이 다 아는데, 정작 삿대질을 하는 자들만 범인의 이름을 투명 인간 취급하는 완벽한 블랙코미디였기 때문이다.

작금의 경기도 재정을 탈탈 털어 껍데기만 남겨놓은 이재명 시절의 정책과 그 결과를 아주 건조하게 팩트로만 복기해 보자.

중앙정부가 재정 부담을 우려해 코로나 재난지원금 소득 하위 80% 선별 지급을 결정했을 때, 이재명은 자신의 정치적 선명성을 돋보이게 하겠다며 도의 예산을 헐어 100% 보편 지급을 밀어붙였다. 수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지자체 혈세가 단발성 매표 행위의 불쏘시개로 허공에 증발했다.

‘청년기본소득’이라는 이름으로 무차별적인 현금을 살포하고, ‘지역화폐’ 발행액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며 10%에 달하는 캐시백 인센티브를 도비와 시군비로 땜질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청년기본소득으로 풀린 푼돈은 온라인 불법 도박 자금이나 사행성 게임의 판돈으로 유입되는 부작용을 낳았다. 지역화폐 역시 조폭과 사기꾼들이 수천 명의 유령 회원을 동원해 이른바 ‘깡'’을 저질러 수십억 원의 세금을 편취해도 활기만 돌면 된다던 그 아니었나.

여기에 방점을 찍은 것이 이른바 ‘경기 극저신용대출’이다. 신용이 낮은 이들에게 심사도 없이 세금으로 대출을 퍼주었지만, 그 결과는 기하급수적인 연체와 참혹한 미회수율이었다. 애초에 받을 생각조차 없었던, 대출의 탈을 쓴 악성 무상 복지였다. 도민의 고혈을 사실상 매몰 비용으로 탕진해 버린 것이다.

이 화려한 돈 잔치를 벌이고 범죄의 판돈을 대주기 위해, 그는 미래 세대의 비상금인 ‘지역개발기금’을 마른수건 쥐어짜듯 끌어다 썼다. 겉으로는 채무 제로를 외치며 탁월한 행정가 행세를 했지만, 실상은 지자체 내부의 기금을 헐어 쓰는 ‘내부 차입’의 폭증이었고, 후임자가 고스란히 짊어져야 할 완벽한 재정 분식회계의 늪이었다.

불과 9년 전인 2017년 7월, 당시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도정 사상 최초로 ‘채무 제로’를 선언했다. 취임 당시 3조2000억 원에 달하던 악성 부채와 내부 차입금을 뼈를 깎는 지출 구조조정으로 갚아내고, 텅 비어 있던 미래 세대의 비상금인 지역개발기금을 온전히 채워 넣었다. 필자 주 [연합뉴스 자료사진] 

자신의 대선 가도를 위한 융단으로 경기도의 금고를 헐어 쓴 포퓰리즘 잔치. 그 무자비한 빚잔치의 폐허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것이 이재명 다음으로 부임한 전직 지사 김동연이다. 경제 관료 출신인 그가 텅 빈 장부와 폭증한 내부 부채를 보며 얼마나 속이 타들어 갔겠는가. 

그럼에도 맹주의 흠결을 지적하면 즉각 ‘수박’으로 몰려 척살당하는 살벌한 진영의 룰 때문에, 그는 차마 앓는 소리 한번 내지 못하고 지금껏 묵묵히 폭탄 돌리기를 견뎌왔다.

그런데 이제 와 추미애가 요란하게 ‘재정 비상’의 사이렌을 울린다. 곳간이 비었다고 핏대를 세우면서도, 정작 그 문을 열어젖히고 돈 잔치를 벌인 맹주의 이름은 철저히 생략한다. 

노무현 시절 보여줬던 익히 아는 그 성격에 “대체 어떤 인간이 재정을 이따위로 거덜 내고 도망갔느냐”며 시원하게 쌍욕이라도 박고 싶었을 텐데, 수령의 심기를 거스를 수 없으니 그 입술을 얼마나 꽉 깨물고 참았겠는가. 

원인 제공자는 덮어둔 채 애먼 허공에 대고 비상사태만 읊조리는 그녀의 그 눈물겨운 인내심과 혀의 통제력에 진심 어린 경탄을 보낸다.

대한민국이 겪을 재정 상황의 미리보기라는 게 섬뜩하지만, 표를 돈으로 사는 얄팍한 매표 정치가 낳은 필연적 결말이다. 권력자는 지자체의 금고를 헐어 자신의 정치적 몸값을 부풀린 뒤 유유히 청와대로 엑시트(Exit)했고, 남겨진 자들은 범인의 이름표를 숨긴 채 텅 빈 금고 앞에서 남 탓만 늘어놓고 있다.

나라 곳곳이 무너져가는 와중에도, 중국인을 중국인이라 부르지 못하는 언론이나, 이재명의 실책을 이재명의 짓이라 부르지 못하는 추미애나, 호부호형을 하지 못해 입을 틀어막은 홍길동이 되기는 전 국민이 매한가지다. 


◆ 박주현 작가

작곡가, 음악감독, 칼럼니스트, 수필가. 페이스북에서 정치, 시사,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해 수많은 이의 공감을 얻고 있다. 에세이집 ‘폭풍의 바다를 건너다’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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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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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6-08-06 06:07:30

    상황이 이런 데도 계속 더불어근저당만 밀어대는 경기도민의 정체가 희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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