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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경제, 극심한 인플레로 한계 도달했다
  • 임요희 기자
  • 등록 2026-08-07 16:5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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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통계청에 따르면 현지의 연간 식품 물가 상승률은 112%~113.8%에 달한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이란 경제가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통화 가치 폭락, 국제적 분쟁의 여파로 한계점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포스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단순 잡범이나 사치품 절도가 아닌 치즈, 빵, 고기, 과자 같은 극히 기본적 생필품 및 식료품을 슬쩍하거나 마트 안에서 몰래 먹고 나오는 생계형 절도가 급증하며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이란의 한 대형마트 직원은 “한 여성이 혼잡한 틈을 타 치즈 두 통을 가방에 넣고 그냥 나가는 것을 발견한 적이 있다” “한 남성은 코트 밑에 버터, 케이크, 빵 등을 몰래 숨겨 나가다 CCTV에 적발됐다” “매장 안에서 판매용 포장 케이크를 몰래 먹은 뒤 껍질을 숨기고 나가려다 들킨 사람도 있다”는 등의 증언을 했다.

소셜미디어(SNS)에도 다양한 사례가 올라오고 있다. 최근 이란 북부 바볼사르(Babolsar)의 한 미니마켓 외부 CCTV에서 검은 차도르를 쓴 여성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생필품 상자를 들고 사라지는 영상이 SNS를 타고 유포되었다. 

네티즌들은 비난 대신 “가족 앞에서는 수치를 주지 말아달라” “얼마나 어려웠으면 생필품을 훔쳤겠느냐”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란에 생계형 범죄가 늘어난 핵심 원인은 폭등하는 물가와 통화 가치 하락에 있다. 최근 이란 리알화는 그 가치가 가파르게 떨어져 미 달러당 환율이 150만 리알을 넘어섰으며, 최근 지정학적 충격과 분쟁이 격화되면서 암시장에서 달러당 194만 리알 이상까지 폭등했다.

이란 통계청에 따르면 현지의 연간 식품 물가 상승률은 112%~113.8%에 달한다. 특히 주식인 빵과 곡물 가격이 많이 올라 약 14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유, 치즈 등 유제품과 계란의 경우 평균을 웃도는 116.8% 상승했다.

지난 7월, 이란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우유를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7월 이란의 한 마트. 물건 수급이 되지 않자 빈 가판대를 종이로 가려놨다. [사진=연합뉴스]

사회학자 모스타파 아브로샨은 “빵, 우유, 쌀을 훔치는 사회는 단순한 치안 부재가 아니라 생계와 사회적 정의가 위기를 맞이한 것”이라며 “앞으로 시민 간 통상적인 신뢰가 무너지고 매장의 보안 비용이 증가하며 공공 기관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과거 2019년 휘발유 가격 인상으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던 것처럼, 이번 식량 불안정과 생계 위기가 새로운 대규모 소요 사태의 불씨(Trigger)가 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방송 연설에서 대외적 압박과 경제적 어려움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국가의 힘과 존엄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에게 애국심만 요구하는 것은 대중의 실질적인 고통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임요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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