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간호사관학교 폐교와 부활의 역사에서 배울 점은 무엇인가. 대전 유성구 자운대 연병장에서 열린 간호사관학교 입학식. [사진=연합뉴스] 국방부가 ‘국군사관학교’ 창설 추진을 공식화한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3군 총동창회장단이 국방부를 찾아 기존 사관학교 체제의 보존과 실질적인 교육 제도 개선을 요구하며 공식 면담을 가졌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안규백 장관은 “현재 사관학교 체제를 유지한 가운데 교육개혁을 추진하는 방안도 하나의 안으로 놓고 검토하겠다”고 약속을 했으나, 면담 직후 국방부 대변인은 ‘현 체제 유지 불가 및 국군사관학교 창설 강행’ 방침을 강조했다.
총동창회는 이에 대해 “국방부 장관은 육·해·공사 총동창회장단을 우롱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국군사관학교’ 강행과 폐교 저지를 위한 3군 총동창회장단의 힘겨루기
3군 총동창회장단은 정책 변경을 끌어 내기 위해 군별 의견을 모으고 설득 논리를 준비해서 대화에 나섰으나, 국방부는 이를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이 아닌 단순한 ‘의견 수렴’ 절차로만 치부하며 독선적 불통 행정을 고수하고 있다.
오는 26일 예정된 ‘국군사관학교 창설 공청회’ 역시 결론이 이미 정해진 듣는 시늉만 내겠다는 요식행위가 될 게 뻔하다.
최종 정책 결정 권한이 없는 장관과의 대화 시도 자체가 전략적 부재로 보인다. 특정인과 면담이 된다면 계엄 관련 사과 의도를 먼저 내비쳤다고 한다. 이는 등 뒤에 협상의 칼을 감추지 못하고 우리의 패를 상대에게 전부 노출하여 주도권을 뺏기는 결과를 낳았다.
전쟁에서 적(敵)이 목을 조이면 (목을 풀려고 하면 더 조이기에) 급소를 노려야 한다는 기본 전략도 간과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군사관학교’ 강행 독선을 저지하는 3대 대응 전략
하나, 공세적 여론전과 심리전: 국민적 합의가 없는 강행은 정권 붕괴의 빌미
이미 ‘사관학교 통합’이라는 결론을 정해두고 공권력을 동원해 밀어붙이는 세력에게 온건한 대화와 매달리는 설득은 통하지 않는다. 이들은 공청회와 정책 설명회와 대화마저 ‘사관학교 통합’ 정당성 확보를 위한 형식적 절차로만 이용할 뿐이다.
따라서 이들을 말과 보고서로 설득하려는 환상을 버리고, 정책 강행이 오히려 국방력 파괴이자 정치적 부담이며 정권 붕괴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는 객관적 논리를 앞세워 강행하면 잃는 게 많다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
이재명의 ‘육사는 쿠데타 집단’ 발언으로 국방부가 거창한 명분으로 1년 이상 밀어붙이기를 한 것도 사기극임이 드러났다.
민심은 ‘그렇게 쿠데타가 무서우면 군을 해체하라’는 역설적 조롱을 하고 있다. 육사를 쿠데타 집단으로 매도하고 사관학교 생도에게 정치적 연좌제 적용은 명예훼손이자 허위사실 유포다. 이를 고발하여 여론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비공개 원탁 테이블의 밀실 행정 문제를 파헤쳐 직권남용으로 법적 고발을 단행하는 동시에, 통합이 초래할 막대한 예산 낭비와 교육 부실화와 안보 공백의 실체적 데이터를 언론에 제공하여 다수 국민의 통합 반대 여론을 형성해야 한다.
“목을 조이면 상대의 급소를 찬다”는 절박한 각오로, 정책 추진 과정의 절차적 위법성과 현장 혼란을 입체적이고 공세적으로 제기하고, 강행으로 잃게 되는 유무형 요소가 국가와 국민에게 치명적인 이유를 부각하여 민심 이반으로 국방부 스스로 정책을 폐기하게 만들어야 한다.
여론에 민감한 현 정권은 정치적 부담을 느끼면 장관 꼬리 자르기를 하고 정책을 중단할 것이다.
둘, 법률전: 사관학교 통합의 위헌과 불법 요소 발굴로 입법 저지
국방부의 일방적인 ‘B안’ 입법에 맞서, 위헌 및 위법성을 철저히 파고드는 법리적 대응과 국회 차원의 입법 저지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각 군 사관학교 설치법’ 및 관련 국방부령 개정 시도에 대응하여, 사관학교의 독자적 지위와 교육 자율성을 보장하는 법적 조항들을 분석하고 이에 위배되는 조항을 도출해야 한다.
과거 국방부가 행정조직 개편이나 교육기관 통폐합을 시도할 때 법제처 심사 과정이나 국회 상임위원회 단계에서 절차적 흠결을 지적해 제동을 걸었던 선례를 준용하여, ‘B안’ 입법 중단 가처분 신청 및 헌법소원 등 사법적 구제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
동시에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손편지나 문자를 보내어 통합의 부당성을 알리고 입법 청문회 개최를 요구하고, 국정감사 등을 통해 밀실 행정의 실상을 낱낱이 공개하여 정부와 여당의 독선적 입법 만행을 차단해야 한다.
셋, 역사전: 간호사관학교 폐교와 부활의 역사에서 배워야
국방부는 지난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국방예산 절감과 군 구조개혁이라는 명목으로 국군간호사관학교의 폐교 및 통폐합 방침을 전격 발표했다. 군 당국은 보안을 유지한 채 일방적으로 구조조정 로드맵을 밀어붙였고, 이로 인해 2000년(44기)과 2001년(45기) 두 차례에 걸쳐 신입생도 모집을 중단하는 기수 공백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맞서 예비역 간호장교들과 동문회, 보건·의료계·여성단체는 중앙일간지 광고 게재와 대국민 호소문 발표 등 강력한 집단 반발 운동을 전개했다.
이들은 국방부의 일방 행정에 맞서 법적 대응과 여론전을 동시에 펼친 끝에 정책 백지화를 끌어냈고, 결국 2002년부터 생도 선발을 재개하며 국군간호사관학교를 극적으로 부활시키는 역사적 선례를 남겼다.
지금의 ‘국군사관학교 창설’ 저지 투쟁 역시 과거의 성공 방정식을 거울삼아, 이미 정답을 정해놓고 강행하는 위정자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법적 수단과 여론 압박을 동시에 병행하여 현 정부의 ‘국군사관학교 창설’ 강행을 무력화해야 한다. 죽어야 산다는 자세로 안보 파괴 만행을 저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