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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연찬회 후 첫 성과…장동혁, 당협 직선제 단계 도입
  • 한미일보 정치부 기자
  • 등록 2026-08-31 18:3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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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고당협부터 당원이 직접 선출…당무감사 하위 당협으로 확대
  • 전면 재선출 갈등, 단계적 시행으로 합의…최고위 만장일치 의결
  • 장동혁은 직선제 원칙 확보, 중진은 조직 안정…내분 넘어 제도 개혁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8일 경기 고양시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 폐회식에서 정점식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찬회에서 단합을 다짐한 국민의힘은 31일 당협위원장 직선제 단계 도입에 합의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당협위원장 당원 직선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전국 당협위원장을 한꺼번에 다시 뽑는 방안은 채택하지 않았지만, 사고당협부터 당원이 위원장을 직접 선출하고 당무감사 결과에 따라 적용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당협위원장 직선제를 둘러싸고 충돌했던 당 지도부와 현역 의원들이 단계적 시행에 합의하면서 국민의힘은 당내 갈등을 일단락하고 대여 투쟁에 전력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의원 연찬회에서 확인된 ‘원팀·총력전’ 기조가 직선제 실시라는 구체적인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31일 이 같은 내용의 당협위원장 선출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정희용 사무총장이 절충안을 제안하고 장동혁 대표가 보충 설명했으며 참석자 가운데 이견을 제기한 사람은 없었다.

정 사무총장은 최고위 직후 “당협위원장 정기 선출 방식과 관련해 당원 직선제 전면 도입을 검토했으나 최근 의원총회 등 당내 의견을 반영해 점진적·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정기 선출은 기존 방식을 준용하되 사고당협 공모와 당무감사를 통해 당원 참여 기회를 대폭 늘리겠다”며 “향후 당규 개정을 통해 직선제 도입을 명문화하고 당심과 민심이 다양하게 반영되는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사고당협부터 직선제…당원 선택권 첫발

국민의힘은 우선 현재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사고당협 34곳의 조직위원장을 즉시 공개 모집한다.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신청자들의 자격을 심사한 뒤 적격 후보가 2명 이상이면 당원투표를 원칙으로 조직위원장을 선출한다.

현재 전국 254개 당협 가운데 사고당협은 34곳이다. 당협위원장이 당원권 정지 상태인 지역 3곳과 직무 정지 지역 1곳도 향후 징계 확정 여부 등에 따라 직선제 적용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기존 당협위원장이 있는 216곳은 오는 9월 15일까지 종전 방식대로 당협 운영위원회에서 위원장을 선출한다. 선출 절차가 끝날 때까지는 지역조직의 공백을 막기 위해 현 당협위원장을 유임한다.

이번 결정의 핵심은 전국 동시 재선출이 무산됐다는 데 있지 않다. 당원이 당협위원장을 직접 선택하는 절차가 실제로 시작된다는 데 있다.

그동안 당협위원장은 중앙당 조강특위가 조직위원장을 선정한 뒤 지역 운영위원회의 추인을 거치는 방식으로 선출됐다. 현역 의원이나 기존 당협위원장이 운영위원회를 장악한 경우 별다른 경쟁 없이 연임할 수 있어 신진 인사의 진입을 막고 지역조직의 기득권을 고착화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사고당협부터 시작되는 직선제는 소수 운영위원에게 집중됐던 선출권을 지역 당원에게 돌려주는 첫걸음이다.

당원 평가 50%…기존 당협도 심판받는다

직선제 적용 범위는 사고당협 34곳에 그치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올해 말 기존 당협을 대상으로 정기 당무감사를 실시하면서 당협위원장에 대한 당원 평가를 50% 의무 반영하기로 했다.

당무감사에서 하위 평가를 받아 교체 대상으로 선정된 당협은 조강특위 심사를 거쳐 새 위원장을 선출한다. 이때도 적격 후보가 2명 이상이면 당원 직선제를 적용한다. 사고당협 직선제가 1단계라면 당무감사 하위 당협에 대한 재선출이 2단계인 셈이다.

공모와 당무감사 과정에서는 해당 행위자에게 감점도 적용한다. 해당 행위의 범위와 감점 폭, 당원 평가의 조사 방식과 표본 구성 등은 후속 당규 개정 과정에서 구체화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번 결정을 사고당협에만 직선제를 적용한 일회성 절충으로 볼 수는 없다. 사고당협에서 제도를 시작한 뒤 당무감사를 통해 적용 대상을 늘리고 직선제 원칙을 당규에 명문화하는 단계적 도입안이다.

기존 당협위원장들은 당장의 전면 재선출은 피했지만 당원의 직접 평가에서는 벗어날 수 없게 됐다. 당원 평가가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지역 당원과 유리된 당협위원장은 당무감사에서 교체 대상으로 분류될 수 있다.

전면 시행은 명분…직선제 실시가 본질

장 대표의 당초 구상은 8월 말 임기가 끝나는 전국 254개 당협위원장을 일괄적으로 다시 선출하는 것이었다. 현역 의원을 포함한 모든 당협위원장이 책임당원의 평가를 받도록 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현역 의원들은 의원총회에서 전국 동시 재선출에 집단적으로 반대했다. 지방선거를 치른 지 석 달 만에 254개 당협을 다시 선거 체제로 전환하면 조직 분열이 커질 수 있다는 논리였다. 반면 다음 전국단위 선거까지 시간이 남은 지금이 지역조직을 정비할 적기라는 반론도 나왔다.

지도부는 지난 24일 최고위 의결을 보류하고 추가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장 대표도 26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직선제를 추진하겠다는 원칙은 유지하면서도 “시기와 속도에 여러 우려가 있는 만큼 합리적 기준을 찾아야 한다”며 조정 가능성을 열어놨다.

전국 동시 재선출은 직선제 도입을 끌어내기 위한 최대치의 협상안이었다고 볼 수 있다. 장 대표는 전면 시행의 시기와 범위를 조정하는 대신 사고당협 직선제, 당원 평가 50%, 하위 당협 직선제와 당규 명문화라는 제도적 기반을 확보했다.

직선제의 성패를 판단할 기준은 254곳을 동시에 다시 뽑았느냐가 아니다. 당협위원장을 당원이 직접 선택하는 제도를 실제로 시작하고 지속 가능한 규칙으로 만들었느냐에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결정은 직선제의 좌초가 아니라 실시다.

장동혁은 제도, 중진은 시간 얻었다

중진과 현역 의원들은 일괄 재선출을 피하면서 당장의 조직 혼란을 막고 지역조직을 정비할 시간을 확보했다. 대신 사고당협 직선제와 당원 평가 50%, 당무감사 하위 당협의 직선제 적용을 받아들였다.

장 대표는 제도를 얻었고 중진들은 시간을 얻었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승패가 아니라 각자의 핵심 요구를 반영한 합의다.

이로써 중진들이 직선제 자체를 다시 반대할 명분도 크게 약해졌다. 전국 동시 재선출에 따른 혼란이라는 우려가 반영됐고, 원내 의견을 대변해 온 정점식 원내대표가 참여한 최고위도 절충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제 당원 평가와 단계적 직선제에 다시 반대한다면 신중론보다 기존 당협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반발로 비칠 수 있다.

이번 합의는 국민의힘이 대여 총력전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내놓은 첫 내부 성과로 평가할 만하다. 최근 의원 연찬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의 단합을 주문했고, 장 대표와 정 원내대표도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 ‘원팀’을 강조했다. 그 직후 당내 최대 갈등 사안이던 직선제 문제가 최고위 만장일치로 정리됐다.

단순히 내분을 덮어둔 임시 봉합도 아니다. 사고당협 직선제와 당원 평가 50%라는 제도 변화가 남았다. 현역 의원들의 조직 안정 요구를 받아들이면서도 당원에게 당협위원장 선택권을 돌려주는 개혁의 방향을 지켰다.

국민의힘은 이제 직선제를 둘러싼 내부 권력투쟁에서 벗어나 정부·여당과의 대치에 전력을 집중할 조건을 마련했다. 직선제 합의는 대여 총력전 체제가 내놓은 첫 내부 성과다.

그러나 이번 합의의 최종 평가는 직선제 자체가 아니라 대여 총력전의 결과로 내려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이 국회와 민생·사법·안보 현안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이번 단합도 일시적인 봉합에 그칠 수 있다. 반대로 하나의 전선에서 분명한 결과를 보여준다면 당협 직선제 합의는 국민의힘이 내분을 끝내고 다시 싸우는 정당으로 전환한 출발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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