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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궤멸적 타격 경고로 막판 압박…일방적 종전선포 가능성도
  • 연합뉴스
  • 등록 2026-03-31 00:5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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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리적 새 정권"과 합의 전망하면서 "안되면 전력·석유 인프라 초토화" 경고
  • 모든 것 파괴하고 "이란 체류 끝낼 것" 예고…지상군 투입 대비 '연막작전'일수도


백악관으로 돌아온 트럼프백악관으로 돌아온 트럼프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이란을 상대로 한 '궤멸적 타격'을 경고한 것은 자신이 제시한 '시한'(4월 6일)을 일주일 앞두고 압박 강도를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란과의 합의가 조기에 도출되지 않을 경우 이란의 모든 발전소와 유정, 석유수출 통로인 하르그 섬, 그리고 담수화 시설을 "폭파하고 완전히 초토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람의 생존과 직결되는 전력과 식수를 끊고, 정권의 돈줄인 석유 생산·수출 시설을 부수겠다는 것으로, 말 그대로 모든 것을 파괴하겠다는 선언이다.


지난 25일 처음으로 '48시간' 시한을 제시하면서 지목했던 공격 대상은 발전소였는데 이번에는 공격 대상을 거의 모든 치명적인 민간 시설로 확대했다. 실제 공격을 감행할 경우 외교적·도덕적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고강도 압박용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현재 중재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진 종전 협상에서 미국의 요구를 최대한 관철하겠다는 목적이 담겼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이란에) 15가지를 요구했고, 우리는 몇가지 다른 것들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표면적으로는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을 더 높게 보는 듯하다.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지적 속에도 상대측과 "진지한 논의"를 통해 "큰 진전"을 이뤘다며 "아마 (합의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자평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어떤 이유로든 곧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그리고 이란이 사실상 봉쇄한 "호르무즈 해협이 즉시 '상업용으로 개방'되지 않는다면" 자신이 경고한 초토화 공격을 감행하겠다고도 으름장을 놨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이란 요구사항 중 최우선 순위인 핵물질 포기,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적인 통항이 남은 일주일 안에 이행돼야 한다는 뜻이다.


관건은 이란의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굴복 또는 타협점을 모색하거나, 치명적 타격을 받을 리스크를 안은 채 강경한 군사대응 노선을 고수하는 선택지를 놓고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메시지에서 주목되는 또 한가지 대목은 일방적인 철군, 즉 종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초토화 작전을 수행한 뒤 '이란 체류'를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이란에 아직 지상군을 파병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란 체류'를 끝낸다는 말은 지난달 28일 시작한 대이란 공습을 매듭짓는다는 취지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이란과의 전쟁 기간을 짧게는 4주, 길게는 6주로 잡았다고 공표한 바 있다. 전쟁은 이미 4주를 지나 5주차에 접어들었다. 전쟁을 더 끌고 가기에는 정치적·군사적·경제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하르그 섬을 비롯한 페르시아만 주요 도서와 이란 핵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까지 약 7천명의 지상군을 배치한 상태지만, 막상 상당한 미군 희생 리스크를 감수한 채 지상군을 투입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 입장으로서도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결국 최종 시한까지 합의가 불발됐다고 판단할 경우 대규모 공습으로 자신이 지목한 시설들을 파괴해 복구가 어려울 정도의 피해를 준 뒤 대이란 작전 승리를 선언하고 작전을 종료할 수 있음을 이번에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이란의 정권이 사실상 교체됐다고 주장하는 점도, '파괴' 외에 아무런 소득 없이 전쟁을 끝냈다는 비난이 쏟아질 가능성에 대비한 것일 수도 있다.


그는 개전 이후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비롯한 정권과 군 수뇌부를 잇따라 제거한 사실과 최고지도자 지위를 세습한 아들 모즈타바도 사실상 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을 정권 교체의 근거로 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우리는 정권교체를 이뤘다"며 현재의 정권을 "완전히 다른 집단"으로 불렀고, 이날도 "새롭고 더 합리적인 정권"으로 표현했다.


물론 초토화 작전을 끝낸 뒤 미군이 대이란 작전을 종료한다고 해서 전쟁이 즉시 종료된다는 보장은 없다. 이스라엘 및 걸프국들과 이란이 공격을 주고받거나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장기화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쟁이 이어질 수 있다. 미군이 공세를 중단하면 이란 측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행사하며 중동 상황의 주도권을 틀어쥘 수 있고, 그 경우 더 심한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언사가 지상군 투입을 위한 시간 벌기 또는 연막 작전이라는 관측도 이란 안팎에서 제기된다. 지난달 미·이스라엘군의 전격적인 기습이 있기 전에도 양측은 핵 협상을 벌이는 와중이었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호르무즈 해협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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